2021. 12. 13 월요일
추운 겨울 몇 번 마법에 걸려 잠시 현실을 잊었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를 들으니 얼마나 좋던지. 음악이 좋아. 베토벤 협주곡이 무척 어렵다고 하는데 충분히 준비된 무대였다.
모세 홀에서 열린 공연을 보기 위해 연주가 지도 교수님과 친구들과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찾아왔다. 요즘 음악을 무척 사랑하는 쉐릴 할머니를 만나지 못해 섭섭하다. 혹시 하늘나라로 여행 떠난 건 아니겠지. 수첩에 깨알 같은 글씨로 스케줄을 적고 매일 맨해튼에서 즐겁게 문화생활하던 분인데.
석사 과정 학생이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도 연주했다. 두 자녀 어릴 적 모차르트 곡 레슨 받던 때가 떠올랐다. 참 힘든 레슨 준비. 매일 연습해도 레슨 받으러 가면 부족함이 느껴지니 얼마나 부담되는가. 긴긴 세월 레슨 받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음악 전공을 선택하지 않았다. 빈 대학 교수님은 바이올린 전공시키라고 말씀하셨고 우리 가족에게 빈으로 유학 오라고 권하셨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뉴욕으로 떠난다고 하니 무서운 도시라고 걱정 많이 하셨다.
월요일 아침 날 황홀하게 하는 새벽 하늘빛. 무겁고 복잡한 삶을 잠시 잊었다. 매일매일 다른 새벽하늘. 찬란했다. 그 아름다운 하늘을 나 혼자 바라보았다. 새벽에 깨어나 책을 읽다 창밖에 비친 하늘이 너무 예뻐 책을 덮고 밖으로 나갔다. 읽어야 할 책이 밀려서 무척 바쁘지만 찰나를 놓치면 볼 수 없는 풍경이니 달려갔지. 새벽하늘 보고 동네에서 산책을 했다. 추운 겨울에 핀 장미꽃과 국화꽃들 얼마나 사랑스러워.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비법을 배워야겠다.
줄리아드 학교에 가는 길 어린 왕자 집필했던 생떽쥐베리가 살던 아파트가 있는 콜럼버스 서클을 경유했다. 매년 홀리데이 시즌 마켓도 열리는데 난 예쁜 별들을 더 좋아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을 보면 마음도 반짝반짝 빛나면 좋겠다.
삶이 무척이나 복잡하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며 잠시 무거움을 잊는다.
산책하며
음악 들으며
책 읽으며
하루가 지나갔다.
텅 빈 하루를 꽉 채우며 산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