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1 토요일
새해 첫날 사람들은 무얼 했을까
난 첫날부터 늦잠을 자고 말았다. 대개 새벽 5시에 깨어나 책을 읽곤 하는데 눈 뜨니 7시가 지나 놀랐다. 새해 이브 난방이 안 되어 오들오들 떨고 새해 첫날 아침도 추웠다. 추위 정말 무섭다. 럭셔리한 공간은 아니더라도 최소 난방이 되면 좋겠다.
새해 첫날이니 일출을 보러 가면 좋겠는데 하루 종일 흐리고 비가 온다는 예보. 그래서 갈 생각도 없었다. 아무래도 겨울 새벽 공기는 더 춥기도 하다. 평소 하던 운동도 안 하고 브런치를 먹고 맨해튼에 갔다.
며칠 전 북카페에 방문해 새해 첫날도 오픈한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놀랐던지. 그래도 첫날은 손님이 별로 없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꽤 많았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북카페만큼 멋진 공간이 어디에 있을까. 보스턴도 반스 앤 노블 서점이 있긴 하나 북카페는 열지 않는다. 뉴욕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북카페가 좋다. 미드타운 5번가도 교통이 편리하나 공간이 좁다.
오랜만에 미술 잡지 펴서 읽는데 우연히 프로빈스타운 아트 매거진을 발견했다. 수년 전 우리 가족이 방문했던 케이프 코드에 있는 프로빈스타운. 예술가들과 작가들이 사랑했던 장소. 교통이 불편하고 교통비가 비싸 자꾸 미뤘던 여행지였다. 섬에 머물면서 일출과 일몰도 봤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게 하루 일정이라 불가능했다. 작은 섬에 갤러리가 얼마나 많던지. 문화가 참 다르다. 그때 방문했던 갤러리도 참 좋았다. 또 서점도 많다. 유진 오닐, 에드워드 호퍼, 한스 호프만 등이 머물렀던 장소. 게이들도 무척 많다.
우리 가족의 행복한 추억이 머문 여행지인데 다시 방문할 수 있을까. 보스턴에서 초고속 페리 타고 방문해 죽는 줄 알았지. 미국 부자라면 비행기 타고 방문했을 텐데. 언제 부자가 되어 돈 걱정 안 하고 마음 편히 살아볼까.
프로빈스타운은 세계적인 여행지라서 관광객들도 무척 많지만 레스토랑 식사비 가격은 비싸고 맛은 보통. 물론 여행지라서 레스토랑 전망은 죽여준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멋진 추억을 만든다는 점에서는 특별하다. 전망 좋은 레스토랑 식사비는 말할 것도 없이 더 비싸고 손님도 많아서 미리 예약하면 좋겠지.
레스토랑은 한국이 좋다. 왜냐면 한국은 식사비가 저렴하고 맛은 훌륭하다. 연말연시라서 맨해튼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러 오라고 자꾸 연락이 오지만 식사비가 비싸니 눈을 감는다.
북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책을 펴고 읽다 좀 피곤하니 책을 덮고 밖으로 나와 공원에서 산책하며 겨울 장미를 보았다. 그러다 스트랜드 서점에도 방문하고. 뉴욕 서점은 새해 첫날에도 손님이 많았다. 멀리 여행 간 사람들도 있을 텐데...
새해 첫날 뉴욕 식물원에 다시 방문하려고 미리 티켓을 예매했는데 식물원 대신 북카페에 갔다. 새해 이브도 북카페가 열고 새해 첫날도 연다고 하니 놀랐다. 나도 북카페에서 책과 여행을 떠나려고 했는데 전날도 마음과 달리 아파트 난방이 되지 않아 나의 에너지 흐름이 아주 낮아 북카페에 가지 못했다.
새해 첫날도 뉴욕 식물원에 다녀오면 북카페에 갈 에너지가 없을 거 같아서 취소를 했다. 교통 시간이 문제가 되지 않으면 두 곳 모두 방문하면 좋을 텐데 브롱스와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는 너무 멀다. 그리고 난 맨해튼이 아닌 플러싱에 산다. 매일 지하철 타고 맨해튼에 가는 것도 열정 없이 힘든 일.
뉴욕은 새해 첫날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에서 새해맞이 북극곰 수영대회를 연다. 올해도 했나. 난 가지 않았다. 플러싱에서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까지 편도 약 2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꽤 멀다. 그래서 겨울 바다도 보고 싶은데 자꾸 미루고 있다.
또 하나 특별한 이벤트가 열린다. 이스트 빌리지에서 시 프로젝트(The Poetry Project)가 열린다. 뉴욕 문화가 참 특별하다. 꽤 오래전 처음으로 방문해 충격을 받았던 이벤트. 어린 자녀를 데리고 와서 함께 시 낭독 행사를 보는 가족도 있었다. 올해 48주년
새해 첫날부터 아프다니!
신은 올해 내게 어떤 운명의 문을 열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