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4 화요일
만물이 꽁꽁 얼어붙은 날 마음도 꽁꽁 얼어붙을 거 같은 날 아침에도 아들과 함께 운동하고 이야기 나누고 집에 돌아와 식사하고 지하철 타고 맨해튼 아지트에 가서 핫 커피 한 잔 마시며 마음을 달랬다. 플러싱 집에서 맨해튼 왕복 교통 시간은 최소 3-4시간.
아지트에서 노래 들으며 커피 한 잔 마시고 지하철 타고 플라자 호텔 앞에 내려 센트럴 파크에 갔다. 날씨가 좋으면 걸었을 텐데 너무 추워 지하철을 이용했다. 뉴욕의 겨울은 춥다고 악명 높으나 올겨울은 다른 해에 비해 춥지 않았는데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굉장히 춥게 느껴졌다.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 7도.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나. 센트럴 파크에 가니 기분이 금세 좋아졌다. 실은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도 힘들 만큼 추운데도.
강아지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도, 연인끼리 산책하는 사람도, 혼자서 고독을 씹으며 걷는 사람 등도 보였지만 평소와 달리 거리 음악가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센트럴 파크 명소 더 몰에 가면 늘 색소폰 연주를 듣는데 들을 수 없었지만 베데스다 테라스 안에서는 모자와 목도리를 쓰고 한 손에는 장갑을 끼고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잔잔한 기타 소리가 마음을 울렸다. 기타 연주만 들으면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 클래식 기타반에서 활동해서 그런가. 함께 동아리반에서 활동했던 친구들은 무얼 하고 지낼까. 선배들도 그립기도 하다.
가끔은 웨딩 사진 촬영을 하는 베데스다 테라스는 평소보다 조용했다. 멋진 아리아도 가끔씩 들려오는데 추운 날이라 성악가 그림자도 안 보이고 내 머릿속에서는 아베마리아가 울렸다.
호수에 도착하니 귀여운 청둥오리가 이리저리 헤엄치고 다녀 내 마음을 즐겁게 했다. 호수에 반사된 겨울나무도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몇 장 담았다. 강추위에도 겨울 장미는 화사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는 비결이 뭘까 궁금하다.
저녁 식사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려고 공원을 빠져나오는데 연분홍빛과 연한 파랑 빛 노을이 비쳐 내게 작별 인사를 했다. 가로등 빛과 노을빛이 한층 더 공원을 아름답게 할 때 난 플라자 호텔 근처 지하철역에서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 가는 지하철에 탑승하고 다시 환승하고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려 타고 집에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