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뉴욕 화재

새해 처음으로 메트 뮤지엄 방문

by 김지수

2022. 1. 10 월요일


9일 오전 뉴욕에서 화재가 발생해 17명이 사망했고 60명 이상이 다쳤다고 기사가 떴다. 30년 만에 뉴욕 역사에 남는 대형화재라고. 9.11 만큼 공포의 도가니였다고 전한다. 120채 규모의 1972년 완공된 낡고 노후된 아파트라고 하는데 우리가 사는 아파트는 1940년대 완공되었다. 걱정이 태산이다. 뉴욕에는 아주 오래된 아파트가 많다.


뉴욕에 오기 전 뉴욕 상황을 잘 몰랐다. 아니 하나도 몰랐다.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뉴욕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주 환경이 안 좋다. 렌트비는 하늘 같은데 거주 환경은 거꾸로 지옥이다.


한국 아파트 문화와 음식 문화는 얼마나 좋은가. 뉴욕 귀족들은 영화보다 더 화려하고 멋진 삶을 누리지만 서민들은 눈물과 고통을 먹고 산다. 그야말로 잠만 자는 좁은 공간에서 사는 이민자들도 많은 뉴욕 맨해튼. 뉴욕 삶이 힘들다고 하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른 사람들이 많다. 가난은 추상적인 단어라 실제 경험해 봐야 아는가 보다.


뉴욕 추위가 참 무서운데 올해 비교적 따뜻하다 며칠 전 갑자기 추워졌다. 너무 추우니 전기 난방기를 오래 켰나. 화재처럼 무서운 게 없다. 한겨울 모두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화재가 일어나기 전 식사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텐데...





내일 일을 모른다. 나도 그런다. 그래서 하루하루 즐겁게 살려고 노력한다.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은 할 수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삶을 살려고 생각하고 노력 중이다. 대학 1학년 때였던가. 철학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칠판에 '멋진 삶이 무엇인가?'라고 적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항상 멋진 삶이 무언가에 대해 고민하며 살아왔다.





삶은 항상 뜻대로 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 운명이 우리 가족을 뉴욕에 데리고 왔지만 운명이 또 어디로 데려갈지 누가 알겠는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무진장 많다. 기도하고 신의 뜻을 기다린다. 작은 내가 무얼 하겠는가.







맨해튼이 아닌 플러싱에 사니 추운 겨울이라 외출하기 겁나지만 참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플라자 호텔 근처 도로에서 빨간색 벤틀리 자동차 문을 열고 들어가는 젊은 아가씨를 보았다. 외모는 20대처럼 보였다. 능력이 많은가. 아님 부잣집 따님일까. 잠시 후 명품 매장이 즐비한 메디슨 애비뉴에서 시내버스 타고 메트 뮤지엄 근처에 내렸다.


뮤지엄은 평소와 달리 너무 추워 방문객들이 별로 없어 오래 기다리지 않고 기부금 약간만 내고 전시회를 관람했다. 디즈니 특별전이 열려서 잠시 구경하며 플로리다에 여행 갔던 추억이 생각났다. 유럽 여행을 한 후라 플로리다 디즈니 관광지는 그다지 나의 호기심을 유발하지 않았다. 그때 월트 디즈니 돌핀 호텔에서 머물렀는데 하룻밤 자고 나니 신문에 2008년 경제 위기 기사가 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정말 믿어지지 않는 뉴스였다. 그 후로 갈수록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메트 뮤지엄에서 잠시 머물다 근처 센트럴 파크 저수지에 가보았다. 며칠 전 하얀 눈 내린 날 방문했는데 하얀 눈이 거의 다 녹아가고 있는데 그때와는 딴 풍경을 보여주었다. 그날 풍경은 잊을 수 없이 멋졌는데 너무 추워 오래 머물지 못했다. 추운 날에도 조깅을 하는 뉴요커들이 있었다. 아무리 추워도 매일 운동하는 뉴요커들도 꽤 많은 듯.


아들과 나도 아침에 파란 하늘 보며 운동을 했다. 건강만큼 소중한 게 없다.



센트럴 파크 저수지 노을이 질 때





사진

뉴욕 메트 뮤지엄과 센트럴 파크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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