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첼시 갤러리. 장미. 여명. 책과 함께

by 김지수

2022. 1. 12 수요일


여전히 춥지만 전날만큼 춥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들과 함께 운동하고 맨해튼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 예쁜 장미꽃들. 얼마나 예쁜지. 내 마음을 행복하게 해 준 장미가 든 화병을 누가 만들었나 궁금해 화원 안을 들여다보았다. 놀랍게 평범한 중년 남자였다. 멋진 드레스 입은 아가씨가 만든 줄 알았는데 나의 착오였다. 역시 겉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


어린 왕자에도 나온 대사 "가장 중요한 건 보이지 않아"


생텍쥐베리가 살던 시대도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 마음에 예쁜 장미꽃을 그려준 화원 남자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IMG_9922.jpg 딸이 좋아하는 새와 붉은 열매



내가 하지 않으면 얻을 게 없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고민이 술렁술렁 춤을 춘다. 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며 복잡한 마음을 훌훌 턴다.



IMG_9924.jpg 새해 처음으로 첼시 갤러리 방문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가는 지하철에 탑승하고 첼시에 내려 시내버스에 탑승하려는데 20분을 기다리란다. 할 수 없이 걸었다. 나의 목적지는 첼시 가고시안 갤러리. 수 백개의 갤러리들이 밀집되어 있으나 한꺼번에 모두 볼 수 없으니 몇 곳만 보려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가고시안 갤러리에 도착하니 예약 방문객만 받는다고. 나처럼 예약하지 않은 사람들은 갤러리 밖에서 안을 쳐다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오미크론 때문인가. 갑자기 갤러리 정책이 바뀐 게 뭐람.




예쁜 꽃을 보면 샤갈이 생각난다.




모처럼 첼시에 갔으니 갤러리를 방문하긴 했다. 몇몇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가 낯선 작가들의 세계로 들어갔다. 추운 겨울날 갤러리 오피스에서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도 꽤 있고 반대로 방문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문을 닫는 곳이 많지만 언제나 무료로 전시회를 볼 수 있으니 좋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갤러리들은 모두 문이 닫혀 아쉬웠지만 몇몇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보고 첼시 하이 라인에서 산책도 했다. 겨울 인기 많은 하이 라인 파크는 눈으로만 보고 사진도 담지 많고 서둘러 허드슨 야드 지하철역으로 가서 플러싱에 가는 7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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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가고시안 갤러리 문이 닫혀 밖에서 작품을 바라보았다.



새벽하늘도 보고 예쁜 장미꽃도 보고 첼시 갤러리도 보고 운동도 했다. 저녁 식사 후 아마존에서 책 2권을 주문했다. 책을 주문할 때는 기쁜 마음이다. 책을 읽는 즐거움도 크다. 책과 그림과 꽃과 하늘이 나의 우울을 걷어내고 내 영혼을 맑게 해 주었나.




매일 새벽 하늘빛도 다르다. /뉴욕 플러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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