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겨울 여행
어제 저녁 7-9시 사이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열렸다. 꼭 보고 싶은 마음에 줄리어드 학교에서 대학 시절 사랑하던 보들레르 시 "여행에의 초대"를 소프라노 목소리로 듣고 그 외 다른 몇몇 곡을 들으며 황홀한 시간을 보내다 1호선 지하철을 타고 50th st. 에 내려 라디오 시티 뮤직 홀 근처로 걸어갔다. 맨해튼 거리거리는 황금빛과 하얀색으로 장식된 나무가 반짝반짝 빛나고 UBS에도 장난감 병정 크리스마스 장식이 보이고 난 쉽게 홀리데이 시즌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트리 점등식을 라이브로 볼 줄 알았지. 착각엔 커트라인이 없는 게 문제야. 미리 볼 수 없을 줄 알았다면 가지 않고 줄리어드 학교에서 그대로 남아 피아노 공연이나 볼 텐데. 바로 근처에 황금빛 프로메테우스 동상이 있고 거기서 이벤트를 열 텐데 눈 앞에 있으나 군중이 너무 많고 경찰이 도로도로 진입을 막아버려 한 발자국 움직이기가 지구를 든 것처럼 어려운 일. 정말 파란색 날개를 등에 달고 하늘로 날고 싶었다. U2의 노래도 생각이 났지. 오래전 자주 들었는데. 그 노래를 사랑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만난 지 오래되어 가.
사방이 막혀 움직이지 않은 순간 내 눈에 <21 Club> 레스토랑 크리스마스 장식이 비쳐 마음이 얼마나 쓸쓸하던지. 뉴욕 레스토랑 위크 시 아들과 함께 방문했는데 얼마나 차갑게 우리를 대우하던지. 아들은 그날 성공을 해야겠단 생각을 했는지 몰라. 근사한 정장을 입은 명성 높은 분이라면 정중한 대우를 받았을 텐데 우린 명성 높은 레스토랑이라 한 번 가 보고 싶어서 미리 예약하고 방문했는데 직원이 너무 차갑게 굴어서 평생 기억에 남을 정도. 반대로 음식 맛은 정말 좋더라. 빵과 치즈 맛도 좋고.
보고 싶은 라커 펠러 센터 트리 점등식은 못 보고 시간만 흐르고 5번가에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다 그랜드 센트럴 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아, 슬퍼.
대신 미드타운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봤지. 꿩 대신 닭이나.
홀리데이 시즌 맨해튼 거리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으로 빛나고 사람들은 쇼핑을 하러 가고 링컨 센터에서는 "헨젤과 그레텔"과 "마술피리" 오페라를 하고 뉴욕 시립 발레단은 해마다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을 하고 뉴욕 필하모닉은 헨델의 "메시아" 공연을 하고 카네기 홀에서는 비인 소년 합창단 공연이 열리고, 링컨 센터에서 서커스가 열리고, 콜럼버스 서클과 브라이언트 파크와 유니온 스퀘어와 그랜드 센트럴 역 등에서 홀리데이 마켓이 열리고 가족과 연인에게 줄 선물을 사려고 사람들은 북적북적하고 라커 펠러 센터와 브라이언트 파크와 센트럴파크 하얀 빙상에서 아이스 스케이팅을 타고.
홀리데이 시즌 5번가 삭스 핍스 앤 백화점과 버그도르프 굿맨, 헤럴드 스퀘어 메이시스 백화점 쇼윈도와 어퍼 이스트 사이드 블루밍데일즈 백화점과 콜럼버스 서클 쇼윈도는 나이트 관광을 할 정도로 명성 높고 아름다워 해마다 꼭 보러 가곤 한다.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도 정말 아름답고.
가난한 자에게는 참 쓸쓸한 홀리데이 시즌. 가난한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을 뉴욕에서 집필했지. 유니온 스퀘어에서 가까운 피츠 태번 레스토랑이 오헨리 작가의 단골. 거기서 아름다운 소설이 탄생했지. 아들과 함께 가끔 방문하곤 했는데 그곳에 간지 꽤 오래되어가.
무얼 하며 가을을 보냈지. 오페라 한 편도 안 보고 11월도 지나가고 정말 슬퍼.
작년에도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을 보러 갔는데 경찰이 진입을 막아 볼 수 없었지. 새해 이브 타임스퀘어에서 열리는 볼 드롭 이벤트도 아직 안 봤는데 명성 높은 이벤트 보기는 힘든가 봐.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타임 스퀘어 새해 이브 행사를 보러 온 여행객도 많고 타임 스퀘어 이벤트가 잘 보이는 호텔 룸 값은 어마어마하다고 해.
오랜만에 파바로티 목소리로 "아베마리아"를 들어보자꾸나.
11월 마지막 날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