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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소장 Nov 08. 2023

토지 20권 완독 기념 내 생각

그냥 내 생각 


드디어 저 토지 완독했다는 소식부터 올립니다.


그래서 오늘 토지의 마지막 이야기라는



사실 한달 전쯤 완독을 하고 마무리 글을 써야지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샤워를 하다가 


문득,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왜 글을 쓰고 있지?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지?






(지금 조선왕 가상일기를 쓰고 있고 그 글을 쓰게 된 


배경에는 토지가 있다는 tmi 올려봅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리라는 생각






제가 역사를 공부하게 된 이유입니다.



그 동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자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의 정점을 이루었던게



"세월호 사건" 이었던 것 같아요. 



옳다 그르다에 파생되는 여러 정치적인 이유를 떠나서



사람들의 생각이 왜 이렇게 다르지? 


뭐가 진실이지? 어디부터 왜곡되어있는거지?


내가 믿었던 것들이 사실이 아니었던 건가? 


 왜 이렇게 목숨걸고 자기 논리를 주장하는거지?


그 논리가 맞다는 확신이 있는건가? 



등등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더라구요.



마침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한 때라서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진실을 알게 될거야.


뭐가 옳고 그른지 알게 되겠지






그렇게 시작한 역사공부는 끝도 없더라구요. 사실을 아는 것 만으로 진실에 다가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러던 중 만난 작품이 토지였습니다.







토지? 아 그거 알지? 그런데 무슨 내용이지?






토지를 읽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반응을 보였어요.



저도 고백하자면 그런 반응을 보인 1인이었습니다.



토지? 박경리? 들어봤는데? 뭔가 대단한 작가였는데?



이 정도까지밖에 몰랐었죠. 



처음 놀랐던 건 분량이었습니다.



20권이라구요? 헉!!! 



두 번째로 놀랐던 건 박경리작가였습니다.



26년이나 걸리셨다구요??????



보통 작품이 아니구나 이걸 내가 읽을 수 있을까?



말만 들어도 도망가고싶은 이 작품을 


3년 전에 만났더라면 절대 시도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3년동안 여러 작품들을 통필사 또는 


부분 필사하면서 어느 정도 책읽는 것에 자신감이 생긴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일단 해보자고 도전을 했습니다. 



읽으면서 블로그도 써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양이 많으니 5부니까 1부씩 리뷰해야겠다 맘먹고


시작을 했죠.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면서


리뷰는 거의 패턴없이 진행되어 부끄럽네요.



이 마지막 글도 정리가 안될거 같은 예감이구요.



그래도 대충 토지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이전 포스팅들 


가져와 보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windy258/223088360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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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windy258/223126827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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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옥쌤역사콘텐츠 연구소 옥소장입니다. 오늘은 토지 2부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지난번에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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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windy258/223161425647





        [추천도서] 박경리 토지 3부 [9권~12권] 부분필사, 3.1운동 이후 근현대역사

안녕하세요. 질문하고 상상하는 역사인문학 (옥쌤역사 콘텐츠 연구소) 옥소장입니다. 오늘은 토지 3부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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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windy258/223202753896





        [추천도서] 토지 4부 (13권~15권) 부분필사

안녕하세요^^ 옥쌤역사콘텐츠 연구소 옥소장입니다. 오늘은 드디어 토지 4부를 가져왔습니다. 우선 1차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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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5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네요.



필사 노트를 보니 딱 1년이 걸렸더라구요. 


노트 한권을 필사했구요.



그리고 한달이 지났습니다. 



토지 20권을 내려놓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할 수는 없는 거구나.






토지에 나오는 700 여 명의 인물들에게는


각각의 사연이 있고  입장이 있고 생각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건은 하나라도 


그 안에 수만가지 일들이 파생되죠.



그걸 하나하나 표현해 낸 작품이 토지입니다.



박경리 작가님이 인물 설정을 하실때


평사리 농민들이 가장 좋았다고 해요.



복잡하지도 않고 주어진 상황에 성실하고 


땅을 지키며 사는 농민들 


(땅 주인들이 싸우고 난리죠. 주인공도 서희구요.)



그 중에서도 나쁜 놈 욕심많은 놈들이 있긴하지만


그건 일제 강점기 상황에 자리하나 얻은 놈들이고



기본적으로 본능에 충실한 악역으로 등장하는 


임이네와 임이는 어쩌면 불쌍하기도 합니다.



예쁘고 식탐이 많고 얄밉지만 마을 전체를 뒤흔들 만큼의 이간질을 하거나 하지는 않죠.


(용이와 홍이의 개인적인 불행을 주긴 합니다.)



생각해보니 개인적인 불행뿐이 아니긴 하네요.



스포를 살짝 하자면 욕심많은 임이가 나중에 토지 전체의 악역인 김두수의 스파이가 되어 길상이를 고발하기도 하거든요.



시대가 시대인지라 밀정이 많이 등장합니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아주 큰일하는 밀정이 아니어도 동네에 있는 주민 1 역할 정도가 밀고를 하기도 하는 각박한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신념을 지키며 농사를 하는 사람으로 살기에는 시대가 암울하죠. 신념따위 버리고 친일하며 농사보다는 장사를 선택한 사람이 더 잘사는 시대가 됩니다.



독립을 위해 재산을 버리고 목숨을 걸던 명문가 자제들은 대부분 죽거나 좌절하고, 그 나마 어느 정도 선을 지키며 망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서희같은 집안이 살아남았죠. 서희가 친일을 한 것도 아니고 길상이는 독립운동을 했지만 그 선을 지키기 위해 운도 필요하고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 당시 교육받은 지식인층 , 급진적으로 독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던 사람들은 거의 죽습니다.



어쩌면 갈등은 거기서 부터가 아니었을까요? 



5부에 등장하는 인물중에 강두매가 있습니다. 


서희의 아버지 최치수를 통해 신분 상승을 꿈꾸던 노비 귀녀는 최치수를 살해하고 죽게 되는데, 


원래 계획은 임이네 남편 칠성이를 통해 아이를 가지고


최치수의 아이라고 하려다가 들통이 난거죠.


(1부가 막장 스토리라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귀녀는 아이를 낳자마자 죽게 되고 


그 아이를 데려다 기른것이 귀녀를 짝사랑하던 강포수인데 강포수랑도 관계가 있어서 아무래도 귀녀와 강포수 사이에 만들어진 아이가 아닐까 싶어요. 



찐한 출생의 비밀을 지녔지만 두메는 모릅니다.



마을에서 쫓겨나 용정으로 간 두메는 힘들게 살죠.



두메는 힘들게 살지만 똑똑해서 주위 도움을 받아


무관학교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공산주의자로 변하죠.



자본을 가진 이들을 경멸하는데 왜냐하면 당시에 자본을 가진 자들이라는 건 친일을 해서 부자가 되거나,


가지고 있던 토지가 워낙에 많았거나인데 


서희 같은 경우에도 땅을 되찾지만 슬금슬금


독립자금으로 쓰면서 막대한 부는못이루거든요.



또는 예전에 양반이었다면서 목이 뻣뻣한 계층이 있는데


특히, 이상현 (작가랍시고 술만 마시고 삶을 허비하는) 같은 사람들은 저주 합니다. 



아주 싹 갈아엎어서 자본을 빼앗고 다시 나누어야 한다는 급진적인 생각을 하는 캐릭터로 나오죠.



그런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갈등도 나오고, 


















토지 5권은 (16,17,18,19,20)으로 구성되는데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마무리짓는 느낌입니다.



일제강점기 말기라서 잔인한 시간이기도 하죠.



징병에 끌려가는 마을 사람들, 학도지원병,


여자들은 간호지원병이라 속이고 마구 끌고 갑니다.


내용을 아는 사람들은 기를 쓰고 막으려 하죠.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사람들은 서로의 이해관계로 갈라지고,



토지라는 제목을 지은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힘든 사람들은 늘 힘들었고, 


토지를 가진자와 일하는 자의 차이는 분명 있었지만,


신분이 높은자가 또라이면 너무 억울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 마을을 중심으로 함께 살아가던 사람들은 


농사를 지으며 서로 도울 수 밖에 없었죠.



어느 정도 예의는 갖추고 나름의 질서가 있었지만


사회가 변하면서 각박해지고 이기적이지 않으면 잘 살아낼 수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 문제요.



임이네 처럼 남편이 살인을 저질러서 쫓겨나면 


살길이 막막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마을 인심이 각박하진 않았습니다. 



토지를 통해 생명의 자연적인 질서가 


사라지고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이야기의 마무리는 광복이지만, 


일제 강점기 동안의 갈등이 한국전쟁으로 폭발하고


여전히 우리는 분단이 되어있죠.








토지를 읽으며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역사가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써놓은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누군가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이야기를 듣는것이


역사를 아는 것이 아니구나.



여러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선택했던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역사가 되는 것이고,



나 역시 결론이 아닌 과정 속에 있는거구나.



토지는 그 어떤 역사책보다도 울림이 있는 책입니다.



그저 보여주고 있죠.



역사 속에 놓여진 700여명의 인물들의 삶을 


그들의 생각들과 의문들과 선택들을요.



저도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상황 속 사람들의 선택을 그리고


그걸 읽는 독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요.



모두의 인생 주인공은 자신이잖아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의 역사의 주인이 


저인것 처럼요. 



모두가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침 샤워하다가 잡은 블로그 글 


이렇게 마무리 지어볼까합니다.



박경리 작가님의 척추가 글쓰기 였던 것처럼


나의 삶의 단 하나의 것을 찾기를 바라면서요.






       


        토지 20(5부 5권)저자박경리출판다산책방발매2023.06.07.



<블로그에 쓴 글 가져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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