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랑거리는 감정의 요동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by 윈디박

''이제 태양이 기울어서 일렁이는 물결에 우리가 어떻게 비치는지 보여준다. 순간적으로 무서워진다. 나는 아까 이 집에 도착했을 때처럼 집시 아이 같은 내가 아니라, 지금처럼 깨끗하게 씻고 옷을 살아입고 뒤에서 아주머니가 지키고 서 있는 내가 보일 때까지 기다린다. 그런 다음 머그잔을 물에 담갔다가 입으로 가져온다. 물은 정말 시원하고 깨끗하다.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다."

- 클레어 키건 '맡겨진 소녀' 중에서 -


난 90쪽이 안되는 이 놀라운 작품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된 이유는 작품의 길이가 아니라 오랜 여운을 남기는 '정서의 깊이'때문이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 끝내 참았던 찰랑거리는 감정의 요동을 피할 재간이 없다. 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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