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쓸까

추석 연휴 시작되는 금요일, 토요일

by 윈디

금요일. 알렉산더 테크닉 수업이 있었다.

4회 차로 2학기 수업이 개설된 금요일

총 3명이 왔다.

3명이 아니라 1명이 온다고 해도 1시간 전에 나가서 문을 열고 청소를 하고 맞이를 한다.

현지영샘은 더 어려지고 건강하고 밝아진 모습으로 왔다.

수업을 참 잘해서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말씀드렸다.

수업이 끝나고 냉장고에 있던 막걸리를 들고 왔다.

입주민 민원 공문을 받으면 참 기분이 며칠은 좋지 않다.

그렇게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기계보다 못하다.

영화 안나카레니나,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다.

안나 카레니나의 남편 카레린(주드로)의 삶의 가치관을 표현한 연두꽃 전체 배경이 인상적이었다.

그 꽃밭 배경에 고풍스러운 의자에 앉아 책을 펼치고 있는 모습.

자신을 그토록 절제하고 지켜내며 신의 사랑을 지켜내려는 모습.

책을 읽어야겠다.

읽은 것처럼만 생각했던 안나 카레니나.

나는 도스토옙스키보다 톨스토이를 더 좋아한다고 말하곤 했지만

이 책도 읽지 않았던 것이다.

민후가 친구생일파티로 책방에 오지 못한다고 했다.

송이에게 얼른 연락을 해서 추석 지나고 보자고 했다.

연속 2주 돌아가면서 사정이 생겨 책방이 종료되는 시점까지의 8주간의 토요일이 6주간의 토요일로 자동으로 줄었다. 이 6주간의 토요일도 온 우주가 도와야 한다.

사람들의 앞날을 누가 알겠는가.


토요일. 송이와 민후의 약속이 취소되고 동건네와 함께 하려던 피자토크도 취소했다.

어디에서든 한 사람이 지탱하게 해주는 인생역경이었지만 이번에는 한 가족이다. 감사하다.

그래서 아무 약속 없는 토요일 구보씨는 코로나인지 목소리도 변하고 목도 아프고 힘들다고 한다.

이발을 한 사진을 자랑하듯 보낸다. 이렇게 이발을 안 하는 사람도 있을까?

이발을 재촉하면 뭐 하러 특별한 일정도 없는데 이발을 하냐고. 귀엽다. 이제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2시간여 부동산검색을 했더니 몸이 아팠다.

나의 최소한의 건강관리 목욕. 또 북한산온천엘 갔다.

더 건강했던 30대 매일 스포츠센터를 들려 사우나를 하고 출근했던 나의 너무 이른 열정에 대해 가끔 웃음 짓는다. 토닥토닥해준다. 장했다. 이쁘다. 나 자신에 대한 나의 평가.

영화 매트릭스와 맘마미아를 봤다.

주막보리밥집의 비빔밥을 반을 남겨 포장하고 나머지를 다 먹었다.

양이 작지 않은데 양이 많은 식당밥이 내게는 어렵다.

꿋꿋하게 포장을 요청한다. 내 방식대로의 삶. 나는 당연한데 유별나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힘든 내 삶.

미안하다.

금요일 2병 가져온 느린마을 1병이 남았다.

먹다 남은 건 화분에 부어주면 녹색이 더 빛난다.

다들 술을 좋아한다.


지나간 시간들이 너무 쏜살같다.

네이버 마이박스와 구글포토를 둘러봤다.

그 수많은 시간들이 쌓여 있었다.

찾으려던 2019년 중정에서의 북토크 사진이 쓸만한 게 없었지만

이젠 그렇게 지나온 내 삶을 천천히 정리해주고 싶다.

나에게 선물을 해야 할 때이다.


매일 뭔가를 쓴다는 거.

일정한 주제 없이 '일단 오늘 한 줄 쓰겠습니다'를 지속하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쓴다는 일의 어려움보다는 이렇게 하는 습관을 잊지 않는 것이.

16화를 기록하는 동안 지나가버린 이틀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금요일, 토요일 이틀을 떠올리며 한 회로 남긴다.


이런 기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의미 없더라도

'일단 오늘 한 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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