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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Jan 23. 2018

10.5기- 이커머스3.0 과도기의 준비(2017)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를 활용하고 데이터로 추천하려면?


이커머스 3.0 시대로의 전환

이커머스 1.0은 PC를 통해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던 시대였다면, 이커머스 2.0은 모바일을 통한 결제와 UX 편의성을 필두로 이커머스의 확장을 가져온 시기였다. 그리고 이제 이커머스 3.0은 조금 다른 형태로 다가오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유통그룹 김연희 대표는 2017년 12월 진행된 2018 유통산업전망 세미나에서 “고객보다 앞서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알려주는 게 ‘이커머스 3.0’이며, 이러한 시대에는 고객의 데이터를 갖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살아남 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에서 이런 이커머스와 데이터 분석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는 회사는 네이버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1]

 실제로 2017년은 이러한 네이버의 이커머스 시장으로의 강력한 질주가 증명된 한 해였다. 2014년 조심스럽게 출범한 ‘스토어팜’은 검색과 포털의 힘을 입어 무섭게 성장했다. 과거 ‘샵 N’이라는 오픈마켓 사업을 접고 3년 만에 다시 시작한 스토어팜은 네이버 페이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오픈마켓과 차별점이 있다. 기존 오픈 마켓이 판매 수수료와 광고 수수료를 동시에 받는 구조였다면 스토어팜은 간이과세자나 개인사업자까지도 무료로 입점하여 수수료 없이 판매를 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N페이 이용 시 이에 대한 수수료와 네이버 검색광고에 대한 광고비 등을 집행하는 것이다. [2]특히 쇼핑 윈도와 같은 영역은 기존의 결제에 대한 과금 방식이 CPC(클릭당 과금) 방식을 차용하고 있어 [3] 오픈마켓과 차별화하면서도 더 리스크가 없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처럼 상품으로의 유입은 검색과 추천이라는 포털의 역량을 통해서 이뤄지며, 회원제와 N페이를 통해서 결제까지 이어지는 이커머스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런 N페이의 질주에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두 가지 방향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먼저, N페이와 다양한 결제수단을 늘려서 가격비교를 통해 유입되는 인원들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GS홈쇼핑은 N페이와 카카오페이 모두 수용하였고, 롯데홈쇼핑에서도 카카오페이와 L페이 등을 붙였다. G마켓과 옥션과 같은 이베이 계열은 자사의 스마일 페이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두 번째 대응 방향은 네이버와 같은 데이터 감각을 키우는 쪽으로 진화했다. 2016년부터 이어진 챗봇 서비스는 추천 서비스로 진화했고, 이미지를 이용한 상품 검색 등 AI를 이용한 상품의 데이터화와 이커머스 3.0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롯데닷컴에서는 유사 상품을 찾아주는 이미지 검색 서비스인 ‘스타일 추천’을 오픈했고, 네이버의 이미지 검색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가 론칭됐다. 또한 삼성전자 갤럭시 s8에 도입된 AI 플랫폼인 ‘빅스비’에서도 H몰, 이베이 등과 연계하여 상품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커머스 3.0 시대의 플랫폼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디바이스 전쟁도 가속화됐다. SKT의 NUGU 외에도 KT의 기가 지니를 비롯하여 네이버의 클로버, 카카오의 기가 지니 등 스마트 스피커도 줄줄이 출시됐다. 음성 커머스 서비스로의 연계도 활발히 일어났다. 2016년 말 출시된 11번가는 SKT의 NUGU 서비스에 기초 생필품을 팔기 시작했고 [4], 롯데닷컴은 2017년 말 KT의 기가 지니와 MOU를 체결하며 [5] 음성 이커머스에도 앞다투어 선두 경쟁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서비스가 정말 유용해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정보의 비교 가능한 데이터화였다. AI가 분석할 수 있을 만큼 정형화된 데이터가 되어야 이커머스 3.0의 이상인 상품 추천 서비스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각 이커머스사들은 사이트 기반을 바꾸기 시작했다. 11번가는 표준 모델 코드를 통해서 흩어져서 등록된 동일 상품들의 정보를 표준 정보로 대체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G마켓은 상품등록 시 옵션별 가격제를 폐지하고 묶음형 상품을 등록할 수 없도록 했다 [6]. 추천 가능한 단위로 상품을 조정하기 위한 작업이다. 또한 카테고리별 상품 속성 정보를 다량으로 입력하게 하여 추천 기반 데이터를 쌓도록 유도했다. 쿠팡이나 에누리닷컴 등이 과거에 수기로 기록하던 데이터들을 입점업체들에게 직접 등록하도록 한 것이다. 

 2017년은 이러한 이커머스 3.0으로의 방향성 설정과 진입을 위한 여러 가지 기반 작업이 이루어진 시기였다.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의 한계

 2016년부터 배송전쟁과 최저가 전쟁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소셜커머스들의 오픈마켓 선언을 하고 난 뒤에도 상황은 점점 더 안 좋아졌다. 오픈마켓 역시 적자 문제가 나타났다. 온라인 시장은 65조까지 성장했지만 1조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하는 출혈경쟁이었다. [7]

2016년 11월 네이버 가격비교로의 제휴를 벗어난 쿠팡은 몇 개월간의 투지에도 결국 소셜커머스 3사 중 트래픽 최하를 기록하게 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용적 이슈로 인해 더 이상 최저가를 보일 수 없게 되자 가격비교에서 하단에 표시되는 이미지 하락을 우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8]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쿠팡 맨에 대한 미지급금 문제[9]와 족벌경영 문제[10] 가 수면에 떠오르면서 쿠팡은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위메프는 최저가를 통해서, 티몬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서 각각 길을 찾았지만 자본잠식 상태가 급격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기존 주류 오픈마켓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6월 11번가는 신세계와 롯데에게 매각 협상을 제안했다. [11] 네이버 쇼핑과 이베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이커머스사들은 최악의 적자와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사드 배치 이슈와 함께 역직구를 확대하려고 생각했던 이커머스사들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다. 신세계 또는 롯데가 11번가를 인수할 경우 이베이에 버금가는 거대 온라인 유통사로 도약할 수 있어 여러 곳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2017년이 끝날 때까지도 경영권 매각 이슈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계속 논쟁 상태로 남아있다. 그러나 11번가의 매각 시도 자체가 가격경쟁 상태의 이커머스가 계속해서 막대한 적자를 발생시킨다는 오픈마켓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해외 사업자들의 한국 진출 위협

 아마존은 국내에 50여 명의 대규모 채용공고를 내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12]. 대부분이 글로벌 셀링 파트로 한국의 물건을 아마존으로 해외 판매하는 직무였지만, 과거에 일본 진출 시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진출한 적이 있어 한국시장 초읽기가 아니냐 하는 평이 나왔다. 먼저 셀러 직원들을 통해서 소싱처를 확보한 후에 온라인 사업에 진출하는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물론 FBA(물류창고)이 없어 직접 진출은 회의적이라는 해석도 있다. 

 알리바바 역시 카카오 페이에 23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며 알리페이와 카카오페이의 제휴를 강화했다. [13]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를 알리페이 사용처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이미 페이 서비스를 기본으로 온오프라인의 결제를 모두 점령해본 경험이 있는 알리바바에게 페이는 진출의 전초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식품과 애완 사업, 그리고 왕홍

 2017년에 가장 많이 투자된 카테고리는 식품과 애완동물용품 쪽이었다. 

 2017년 2월 닐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주요 국가 중 한국이 생활용품과 식품을 가장 온라인으로 구매를 많이 하는 국가로 조사되었다고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열기는 더 강화되었다. [14]  2016년 도시락과 식품 배달로 시작된 식품 카테고리는 11번가의 헬로네이처 인수와 각 사별 식품 배송 플랫폼 경쟁으로 한층 달아올랐다. [15] O2O의 반찬 배달 서비스와 마트의 식료품 배달 서비스, 기존 이커머스사들까지 식품 전쟁은 지속적으로 가열되었다. 

 애완동물용품 시장은 2015년 1조 8천억 규모에서 2020년 5조 원 규모로의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으로 이커머스사들의 관심이 높았다. 롯데닷컴, 티몬, 11번가 등 종합몰, 오픈마켓 등의 활발한 진출이 이루어졌다. [16]때문에 소규모로 계속 유지해온 반려동물 전문몰들은 트래픽이 몹시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판매에 대한 방식으로는 인플루언서의 유명세를 이용한 SNS , 동영상 마케팅이 활발해졌다. 특히 SAAD 이슈가 심각해지기 전 상반기까지 중국 왕홍과의 교류를 통해 화장품과 생필품 등의 해외 판매를 강화했다. 


      

[1]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6/2017120602460.html

[2] http://www.hankookilbo.com/v/1813c1df14f04a52b8c18b5cfc5cf7ce

[3] http://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1707070100011570000686&svccode=00&page=1&sort=thebell_check_time

[4]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33009522207944

[5] http://www.ebn.co.kr/news/view/919336

[6] http://news1.kr/articles/?3191568

[7]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82596.html


[8] http://www.ebn.co.kr/news/view/880662

[9] http://news1.kr/articles/?3026911

[10]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487

[11]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0/2017062003112.html

[12]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70615450441677&outlink=1&ref=https%3A%2F%2Fsearch.naver.com

[13] https://banver.blog.me/220941658267

[14]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70208_0014690879&cID=10408&pID=13000

[15]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010213530157074&outlink=1&ref=https%3A%2F%2Fsearch.naver.com

[16] http://it.chosun.com/news/article.html?no=2838910





작성을 하고나니까

아무래도 2016년과 2017년은 구분이 무의미해 보이네요.

다음에 개졍할 때, 두개의 기는 합치는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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