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도그냥 Sep 27. 2018

나는 '비즈니스 디지타이저'다

한국형 서비스 기획자를 재정의하다


여전히 그리고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은 내 직무가 무엇인지 묻는다. 디자이너냐는 질문은 이제 대답하기도 귀찮고 개발을 하냔 말에는 개발 배울걸 싶은 후회가 들 정도다.

누군가는 앱을 새로 만들고 싶은데 뭘 해야하는지를 묻고, 또 어떤 사람들은 국비과정을 다니기만 하면 될 수 있는 거냐고 묻는다. 또 어떤 사람은 생각했던 것과 너무너무 달라서 도대체 '서비스 기획'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

오랫동안 사용한 'UX기획자'란 단어도 UX라는 일부만이 너무 강조되어 버린다. 난 UX연구자가 아니다.


고민고민을 해보면서 내 직무를 설명할 만한 좋은 단어를 찾고 또 찾았다. 해외의 어떤 단어를 가져다붙여도 의미가 외곡되기 쉽고, 국내의 어떤 어휘도 적절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국사회에서 가장 적합한 단어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내가 이해하는 내 직무에 대한 가장 적절한 설명은 '비즈니스 디지타이저'라는 한 단어로 설명하고 싶다.


'비즈니스 디지타이저'란?

 Business 라는 단어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단어다.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사업, 혹은 서비스 등등 모든 것은 우리의 비즈니스다. 그리고 이 비즈니스가 오프라인에만 속해있던 과거 시절에는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수익구조를 실현하는 경영학, 고객에게 마케팅을 하는 마케팅과 브랜딩, 그리고 인적자원을 다루는 HR 등 각 분야가 미분화되어 세세하게 분리되어 다뤄졌다.

 하지만 인터넷과 온라인이 발달되면서 모든 비즈니스는 필연적으로 디지털적 속성을 띄게 되었다. 디지털의 속성은 동시에 다수에 의해 복사와 재생산이 가능하고, 반응과 피드백이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은 형태로 빠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즉, 이러한 속성은 온라인 비즈니스와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마케팅은 연속성있게 작동되고 기존처럼 분리해서 사고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과거의 마케팅 광고는 대중광고를 기반으로 Mass의 불특정 타겟에게 전달되고 그 효과를 명확하게 측정할 수 없었다. 이른바 '마케팅 깔데기 이론'이라는 애매모호한 말 속에서 언젠가 인지된 물건은 구매로 일어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막대한 비용을 퍼붓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디지털화된 비즈니스에서 마케팅은 유입과 효과를 직접적으로 실시간으로 측정이 가능해졌다. 마케팅에서 더이상 추측은 통하지 않게 된다.  택배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과거 시골에서 보내온 택배는 '언젠가 오겠지'라는 생각 속에서 마음놓고(혹은 체념의 상태로) 기다렸다면, 이제는 택배 송장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어디에 내 물건이 있는지 기다리고 오히려 조급해지는 상태로 변모됐다.

 이렇게 디지털화된 비즈니스는 더이상 기존의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모든 서비스가 데이터화 실시간화 되고 이용자의 접근 채널까지도 디지털화된 User Interface를 갖춘다면, 비즈니스 설계 자체를 경영과 HR, 마케팅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모바일 APP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비즈니스라면 이는 명백해진다. 디지털적인 사고관으로 비즈니스를 바꾼 것이 바로 Digital Product이며 우리 생각으로는 '온라인 서비스'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여기까지의 생각의 흐름에 동의한다면, Digitizer라는 단어는 쉽게 연상이 될 것이다. 필름으로 촬영된 영상을 디지털 영화으로 변경시키는 기기를 '디지타이저Digitizer'라고 하는데, 비즈니스 역시 마찬가지다.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비즈니스를 온라인 서비스에 맞게 모양과 설계 그리고 구조적으로까지 디지털화 시킬 수 있도록 재설계 하는 사람이 바로 '비즈니스 디지타이저'라고 생각한다. 실제 구현을 하는 사람은 프로그래머 혹은 비주얼 웹 디자이너의 산출물일지 몰라도, 비즈니스 자체가 디지털 상태에서 잘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디지털라이제이션이 일어나야 한다.

 비즈니스 디지타이저는 살아있는 고객의 실시간적인 환경을 고려하는 UX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며, 우리가 만들어낼 서비스의 기술적, 디자인적 한계를 알아야하며 이들이 데이터적으로 어떻게 기록, 측정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또한 실제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조직과 업무가 배분되어 있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바로 디지털화된 Admin system이 설계되어야 제대로된 대고객 서비스가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서비스가 전체적으로 주고자하는 명확한 마케팅적 가치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가치를 위해 전체 설계를 적절하게 피봇팅하며 작동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주장하는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이 어느 정도 설명이 되지 않을까?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철저한 고민 끝에 디지털적으로 구현시키는 사람이 비즈니스 디지타이저다. 자기 전문 분야만을 바라보거나 경영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value)를 기반으로 경영과 마케팅, UX와 IT까지 전반적인 분야를 융합정보 차원에서 다뤄야 하는 사람이 비즈니스 디지타이저다.


'4차산업혁명','디지털 트랜드포메이션'이 불러올 세상과 '비즈니스 디지타이저'


 최근 4차산업혁명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회사들이 기존의 비즈니스를 디지털화해야한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공장자동화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의 활용이라든가 무인 자동화 매장과 오프라인의 행동데이터의 축적같은 이야기는 모두 같은 지식을 필요로한다.
 그리고 수많은 오프라인 기업들이 수박 겉핥기식 구호에만 치중하여 디지털화 시켜야하는 핵심은 놓치고 멋진 겉모습만 도입하기 바쁘다. 겉모습만 화려한 가짜가 넘친다.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후에 성공 여부를 판단할 디지털적 사고관과 판단기준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즉 이런 환경에서는 더 많은 비즈니스 디지타이저가 필요하다. 꼭 범위를 웹과 앱에 국한 시킬 필요가 없다. 데이터로 주고 받는 모든 서비스적인 구조에는 이런 정책을 세세하게 세워줄 사람이 필요하다.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는 건 중요한 차이점이다. 과거의 시각으로는 아마존의 추천 상품 로직과 배송을 다 떼어서 각각의 최대치라고만 판단하겠지만 데이터적 시각을 갖춘 사람에게는 추천과 배송이 결국은 데이터적으로 유기적으로 연관된 하나의 커다란 생태계를 눈치챌 수 있는 것이다. 그제서야 따라만들어도 진짜 핵심을 따라할 수 있을테니까.

 



모든 서비스 기획자는 비즈니스 디지타이저인가?

 엄밀히 말하면 국내의 모든 서비스기획자가 이 개념에 부합되진 않는다.

 일부는 비즈니스는 잘 모른채 부분적인 실무만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저 위에서 정해진 전략에 대한 UX와 기술만 고려하여 프로젝트 수행만 하기도 한다.

 하지만 관심의 범위를 높인다면 '비즈니스 디지타이저'가 되기 가장 좋은 직군이야말로 웹앱서비스기획자다.


 가끔 서비스기획자로 일하다보면 미래의 이상향이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제 누군가가 나에게 서비스 기획자의 넥스트 스텝이자 나의 목표하는 바를 묻는다면, 비즈니스나 아이디어를 디지털라이제이션하여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려고 한다.

 나는 최초의 1호 '비즈니스 디지타이저'가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운영기획건, 프로젝트 범위 잘라내기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