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이버대학교 융합정보대학원 18학번 이미준입니다..
수업에서 토론을 위한 레포트 작성하면서 굉장한 지적 자극이 된 것 같습니다.
이커머스를 또 다른 시각에서 분석하니까 또 재미있네요.
참고로 저는 고려사이버대학교에서 융합정보대학원 석사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사이버지만 일반석사라서 그런지 지적 자극이 되는 수업이 굉장히 많고, 융합정보학의 특성상 IT뿐만 아니라 인문학이나 경영학 등 다양한 계층의 학문을 배우고 있어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미 제출한 레포트이므로 나중에 배끼시면 당연히 걸리겠죠? ^^
대학원의 정규수업인 '융합정보 세미나'를 통해 인식의 변화는 문화를 바꾸고, 결국은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공간의 압축’과 ‘세계화’의 인식이라는 측면에서 융합, 더 나아가서 융합문명을 바라보는 관점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시공간의 인식의 변화만으로도 규범과 판단의 방식 자체가 바뀐다는 설명에 굉장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 이론은 분명 오래된 것이겠지만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던 관점이었고, 단순히 아이디어나 기술적인 융합이 아니라 미분적인 형태로 분화되어 오던 전문 영역이 결국 자본주의의 확장과 교통, 통신의 기술 발전에 따라 사회적 규범에도 융합적 특성이 나타난다는 적어도 나에게는 굉장히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1. 유통에서 찾아보는 융합의 현상
나는 지난 8여년간 온오프라인 유통을 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유통의 변화상을 보아왔다. 그리고 최근의 ‘유통’이 보여준 변화 양상은 이러한 시공간의 압축이라는 인식의 융합의 특성을 가장 잘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데이비드 하비가 주장하는 ‘시공간 압축’의 개념은 교통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과 자본주의 사회 구조에 의해 시간이 압축되고, 공간은 시간에 의해 절멸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 이론은 현대 자본주의에서 자본의 회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윤이 남기 때문에 제조업을 예로 들면 더 판매 시간을 단축하고 더 멀리 내보낼수록 이익이 빨라진다는 점에서 자본주의가 가속화됨에 따라 시공간압축이 더 심화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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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프라인 백화점의 시공간의 압축
백화점과 마트로 대두되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은 유통 조직이 구축한 많은 지점을 기반으로 1차원적인 시공간의 압축을 가져왔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백화점 수준의 대형 쇼핑몰을 입점시킬 수 있는 건축학적 기술과, 물류 관리라는 기술적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건의 제조하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매장에서 파는 것을 지역별로 분산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시공간의 압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고,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인식에서는 특정 물건을 사기 위해 개별 매장을 생각하지 않고 백화점이나 마트와 같은 유통의 대표적인 공간으로 인식이 변경되었다. 다만, 지역적인 부분에서는 지점을 늘리면서 압축할 수 있었지만 시간적인 부분은 오픈과 클로징 시간이라는 제약조건이 여전히 존재했다.
하비보다 앞서 지리학자 자넬(Janelle, 1973)은 "시간-공간 수렴"이라는 개념을 표현한 바 있다. 자넬은 시간-공간 수렴이란 "개인이나 집단이 교통 및 통신 수단을 이용해 '거리의 마찰(friction of distance)'을 극복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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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 지점수의 확보에 따라서 개인의 재화에 대한 거리적 마찰은 훨씬 줄어들었기에 시공간적 수렴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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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압축된 물자 이동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생활권은 마트나 백화점의 입지 주변을 기준으로 집값이 오르고 교통의 요지가 형성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국내 1위 점유율을 보이는 롯데 백화점은 전국 35개 이상의 지점을, 이마트는 전국 약 150개에 지점을 확보했다. 이와 마찬가지의 패턴으로 소형 SSM 슈퍼와 편의점이 확산되며 동질의 상품을 물리적으로 동일하게 확장시키는 패턴으로 변화해왔다.
2) PC시절의 이커머스와 모바일 시대의 이커머스
90년대 말에 PC 중심의 이커머스가 나타나면서 일부 유통업체는 매입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재화의 판매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기존의 지점 방식이 여러 공간에 동질의 매장을 확보함으로서 지역을 권역으로 나누어 시공간을 압축 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면, 이커머스를 통해 직접적으로 시공간이 동시에 압축되기 시작한다. 다만 PC 시절의 경우, 고정적인 집 또는 사무실의 위치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시공간의 제약이 다소 남아있었다. 때문에 PC 커머스 시절까지 이커머스는 폭발적인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지 못하고, 오프라인 유통의 서브채널의 개념으로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2007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시대가 나타나면서 완전한 시공간의 압축이 일어나게 된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시점에 동질의 재화 구매를 비용 효율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되었고, 소비의 패턴은 한번 더 변화했다. PC 시절에 장바구니에 언제든지 담아 두었다가 일괄로 배송하던 패턴은 출퇴근 시간 혹은 잠들기 직전에 상품을 보는 즉시 구매하는 형태로 전환되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모바일의 UX 사상이 더욱 강조되었다. UX란 User experience의 줄임말로 모바일 환경에서 끊김없고 편리한 사용경험을 강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각 이용자의 Task를 가능한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UI상에서의 공간과 시간이 지속적으로 압축되는 과정을 가져왔다.
이는 2015년 이후 결제편의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술이 추가되면서 최고로 압축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고객들은 더 많은 가격비교 기술과 검색 기술을 통해 재화에 대한 정보를 압축적으로 축적하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서 가장 큰 혜택으로 구매하는 형태가 점차 강화되었다.
3) 공유경제로의 발전
스마트폰의 GPS 기능과 블루투스, 다이렉트 와이파이와 같은 근접통신 기술은 커머스 대상의 확장도 가져왔다. 자동차 시스템과 연계하여 시동을 걸거나 GPS로 위치추적이 가능하고 서로 컨트롤하게 하면서 개인 소유의 자동차의 유휴시간을 활용하여 택시 영업을 하거나 자동차를 대여해주는 Uber와 같은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마찬가지 개념으로 소유재산의 소유권을 실시간으로 대여 혹은 반납하는 AirBnb 류의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가 등장했다. 더 이상 커머스의 대상은 현물로 이루어진 재화가 아니라 서비스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는 이커머스의 환경내에서 현물의 이동과 동일한 관점에서 소비되고 유통되고 있다. 과거의 서비스의 대상을 사람으로 바라보던 시점과 다르게 무형의 상품이 모바일을 통해 유형 자산처럼 더 쉽게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4) 리뷰, 비디오, VR, AI 스마트 스피커, 채팅 등 미디어를 이용한 커머스
기술의 발전은 커머스를 통해 소비의 대상에 대해 정보를 소통하는 방식을 더 발전시켰다. 사람들은 더 이상 단편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만을 믿지 않으며, 커뮤니티를 통해 일어나는 상품평과 판매자가 제공하는 다양한 미디어 형태를 활용한다. 비디오나 판매자 채팅 등은 더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AR과 VR을 통한 가상 현실을 만들기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AI를 통한 스마트 스피커는 상담을 해줄만한 판매자가 근무하지 못할 시간대조차 동일한 성능의 대응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의 영역은 이러한 시공간적 압축의 가속시킨다. 사회이론가들의 주장에서 보듯 통신 수단, 즉 미디어는 교통 수단과 더불어 인간의 시공간 확장을 가능케 해주는 테크놀로지다.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 1964)이 『미디어의 이해』의 부제로,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extensions of man)"으로 규정한 것도 바로 이 점을 강조한 것이다. 매클루언은 미디어가 인간의 감각기관 내지 신체기관의 확장이라는 의미로 이 표현을 사용했는데, 신체기관의 확장이 지향하는 것은 시간 및 공간의 범위 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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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커머스에서도 다양한 미디어는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시간적 한계를 없애고 온라인이라는 2차원 공간을 실제와 같은 3차원 공간으로 회귀시키기 위해서 이용되고 있다.
중국의 왕홍으로 대표되는 라이브 방송 커머스는 이러한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해석된다. 판매 상품에 대한 원활한 실시간 소통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시키고 있다. 직접적으로 제품을 만져볼 수 없는 소비자가 미디어를 통해 실시하는 시공간적인 원격 행위로도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5) 배송 시스템의 강화
가장 성공적인 이커머스로 꼽히는 아마존의 경우는 배송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커머스를 확장시켰다. 아마존 프라임은 당일 배송을 실시하고 드론배송, 예측배송, 정기배송 등 자원이 개인에게 다가가는 시공간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압축시키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스마트택배라는 기술은 내 손을 떠난 모든 택배를 실시간으로 추적하여 내 손에 없지만 내 손에 있는 것처럼 관찰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한다. 폴 비릴리오(Paul Virilio, 2000)의 표현대로 "떠나지 않아도 모든 것이 도착”하는 것과 같다. 데이터가 전달해주는 가상적 이동성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도 자신의 물건이 점점 더 다가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도 이런 배경은 강화되고 있다. 알리바바계열의 허마셴셩의 경우 30분 배송을 주창하고 있고, 알리바바의 마윈은 바로 이러한 것이 신유통의 개념이며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즉, 오프라인의 남아있던 시공간의 한계까지도 온라인의 기술을 통해서 점차 압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드론기술이나 수많은 거점 방식으로 해소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2. 유통의 변화와 사회적 영향
커머스의 형태의 변화는 각 개인이 정보를 습득하거나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 자체를 바꾸고 있다. 즉,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바뀌었다. 과거 30여년전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이미 얼마나 많은 기술이 인간의 사고과정이나 정보탐색과정을 바꿨는지는 말안해도 알 것이다. 이제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동질적인 상품이 유행하며 CBT(Cross Border Trading)이 활성화됨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커머스를 한국내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더 이상 해외에 나가서 선물을 사거나 옷을 사기 위해 주말의 날을 잡아서 친구와 명동에서 약속을 잡지 않는다.
이러한 생활의 변화는 커다란 메가트렌드로서 작용하며 사람들의 시간활용의 개인차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권력이 중앙집중화된 플랫폼이 아닌 분산화된 블록체인 방식의 C2C 커머스에 대한 지속적인 실험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아마도 이런 흐름과 큰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과 공간의 압축’이라는 하나의 명제를 가지고 유통의 변화 양상을 일관성있게 연결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다음 차원의 변화도 동일한 기준으로 예측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시공간의 압축을 통해 재화뿐만 아니라 지식의 소비도 크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 컨텐츠나 미디어의 확산과도 연관시킬 수 있다. 개개인의 전문화된 정보자원이나 중앙방송보다 여러가지 형태로 다양한 정보가 융합된 사고관을 드러내는 니치한 하이컬쳐가 점차 주류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3. 융합과 융합적 사고의 정의
수업 교안에서 융합이란 ‘다양한 영역들을 하나로 묶어 통합 및 창조’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유통은 오프라인부터 이커머스 더 나아가 공유경제와 C2C까지 확장해나가고 있지만 본질적인 면에서 필요한 재화를 소비한다는 측면은 언제나 동일하다. 즉, 인간의 삶은 언제나 비슷한 진리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의식주를 안정적으로 추구하고 싶어하고 이를 위해 자본주의에 적응하여 살아간다. 다만 그 사이사이에 어떠한 기술의 특징이 반영되어 삶의 양태가 달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에서 융합이란 인간이 가진 태생적인 본능과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이 하나로 묶여서 새로운 형태의 문명을 창조해내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미 세분화되기 보다는 기술과 인간의 삶이 고도로 융합된 사회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나 변화 역시 세분화되고 순수한 형태이기 보다는 여러가지 사상과 현상이 융합된 형태로 일어나기 쉬울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융합정보를 공부하여 융합적 사고를 키운다는 것은, 융합된 하나하나의 객체를 개별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더불어서 혼합된 현상의 화학반응을 마치 화학공식을 통해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싶다.
[1]
4강 교안에서 발췌 및 천재학습백과 설명 참고
(https://koc.chunjae.co.kr/Dic/dicDetail.do?idx=25302
[2][3]
이재현, <모바일 문화를 읽는 인문사회과학의 고전적 개념들>,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