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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Oct 07. 2018

티몰에서 산 물건이 2일 내에 집에 온다면?

CBT의 확장과 국내 쇼핑몰


나 이거 알리익스프레스로 샀어!

 중국어 한 글자도 모르는 내친구는 마포구에 앉아서 알리바바의 쇼핑 서비스를 이용한다. 물건 클레임까지도 알뜰하게 구글 번역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해내고 만다고 한다. 조금 번거롭지만 제일 싸기도 하고 조금 짜증나도 물건이 거기에밖에 없으니까.

 CBT, 즉 Cross boder Trading 국제간 거래 쇼핑은 이제 더이상 어려운 일도 새로운 일도 아니다. 아마존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료 배송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하고 네이버 가격비교에는 '해외'딱지가 걸린 해외 구매대행 상품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다.

 

 예전부터 이커머스 기획자들은 '아마존 국내 진출'에 대해 촉각을 세워왔다. 최근에 참석했던 이커머스 관련 세미나에서도 국내 아마존 전문가 2대장 윤준탁대표, 최재홍 교수님을 모시고 이 질문이 가장 1번째 질문이었다. 아마존은 한국에 들어올 마음이 없다하니 마치 호랑이 곶감처럼 무서운게 아마존인 것같다. 혹자는 통일되면 알리바바가 더 무서운 속도로 치고 들어올거란 말도 한다. 하지만 어쨌든 둘다 시일이 걸릴 문제이니 아직은 안심하고 우리끼리 싸우면 되겠단 생각들로 마음의 위안을 삼는 사람도 많다. 숙원사업인 국내 EC 1등을 하고나면 아마존도 싸워볼만하지 않겠냐는거지.


지역 대표선발하고 국제전로 가는
게임의 룰이 깨지고 있다


 이 무슨 지역결선 후에 국제대회 치루는 마인드일까. 내 생각에 게임의 룰은 바뀌고 있다. 최근 참석했던 '2018  아시아 통신 판매 비전'에서 이 생각에 더 확신을 갖게 됐다.

 CBT의 최대 단점은 속도다. 해외에 있던 물건이 우리 집앞까지 도착하려면 운송의 시간에 더불어 세관 통과라는 절차적 문제에 봉착한다. 운송시간은 교통의 발달과 더불어서 깨지고 있다. 그리고 세관통과는 나라마다 규격이 다르고 그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표준화시키기 어렵다. 즉, 각 국가간의 언어와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 절강대학교의 장웨이지 교수의 이야기는 굉장히 신선한 접근이었다. 그는 대학에서 WTO와 UN의 협력을 받아 TEGGS라는 시스템을 구축중이라고 했는데, 요약하면 아래와 같은 시스템이다.

TEGGS 요약
1. 각 국가간 다른 세관통과를 위해 세관 관련 문서를 전산처리화
2. 세관신고 어휘차이로 벌어지는 문제 최소화위해 텍스트를 기반으로 국가간 번역활용하여 신고 검사 절차 시간 단축
3. ebidence chain을 활용하여 1개 상자내에 여러가지 상품을 담고도 문서를 여러장 쓰거나 하지 않고 전자서명과 전자식별을 진행하여 패킹 비용 및 시간 단축


 들으면서 굉장히 고개가 끄덕여졌다. 만약 이 교수가 전세계 시스템을 통일시켜 공통의 코드화 시키겠다든가 혹은 이커머스 시스템 규격같은 걸로 만들겠다고 했으면 난 콧웃음을 쳤을테지만 이 딱 말이 되는 양만큼만 전개가 된다.

 각 국가 시스템은 유지하고 그 사이 매개체로서 세관통과시 번역이자 에비던스 체인 프로그램을 추가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단번에 모두 시행하지 않더라도 부분부분 시행이 가능하다. 필요한 DB를 자동 번역하여 도착하는 국가 세관에 맞게 보여주는 것 정도는 지금의 인공지능 기술로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이를 통해 평균 7~10일 걸리던 해외 배송을 최대 3일로 단축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무서운 점은 제도 시행의 목표였다. 이 프로젝트는 알리바바나 징동같은 대형 쇼핑몰의 CBT확산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중소형 제조업자들의 해외 판매를 위한 다리를 놓아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플랫폼은 상관없이 어디서 주문하더라도 2일내 배송만 이룰 수 있다면 사실 무서울 게 없는 것이다.

 온라인의 세계에는 처음부터 국가의 장벽이 없었다. 입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배송만 비슷한 시간대에 된다면 굳이 자신이 참여하던 플랫폼이 다른 나라에 들어가길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것이 현실화된다면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지!

위의 내용은 아직 무리라면
국내 물류센터의 풀필먼트 대관은 어떨까?

  어디까지나 이런 이야기는 완성된 기술은 아니다. 물론 세관장벽을 허물기위한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만이로도 충분히 위협이 될만한 일이지만 어쨌든 아직은 실행 단계는 아니니까.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쿠팡이 물류 제 3자 대행 사업에 대한 사업권인 소위 3PL사업권을 획득했다. 호기심 강한 오프라인 유통 계열사의 모 책임님이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로 그게 이커머스에서 보기엔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어왔다. 어차피 기존 물류서비스들에 비해 비용적으로 너무나 비싸고 쿠팡에서 혜택을 준다고 해도 쿠팡이 압도적인 1위는 아니라는 점에서 의심스럽다는 전화였다.

 서비스적으로 보면 쿠팡맨의 자유로운 영업권 확보를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CBT관련 사업의 확장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만났던 몰테일 전략 담당분은 물류창고의 핵심은 물류창고를 채우고 비우고하며 순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쿠팡도 만들고 신세계도 만들고 고양시도 만들고 무신사도 만든 물류창고를 다 채우려면 국내의 물류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 몰테일의 방식으로 알리바바와 라쿠텐에 속한 기업들의 물류를 맡아준다면 CBT의 배송 속도는 단기간에 확 줄어들 수 있다.

 이건 완전 시나리오일 수 있지만 소프트뱅크의 돈을 받고 있는 쿠팡이 똑같이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가진 알리바바의 물류를 맡아주고 쿠팡을 통해 CBT를 활성화 시킨다면 그나마 남은 로컬화된 UI이슈까지도 해결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물 안 개구리, 우물 밖의 경쟁자들

  우물 안의 개구리들끼리 싸우며 우물을 차지하겠다고 싸워대지만 우물 밖의 경쟁자는 우물 안팎을 넘나들 능력이 있다. 게다가 고액결제시 공인인증서도 필요없고 원클릭 결제도 된단다. 유일하게 안정적인 배송시일마저도 따라온다면,  국내 물류창고 사용으로 개인에게 관세 부과도 최소화한다면 그럼 고객은 무엇을 기준으로 이커머스를 선택할까?

 지역의 1위가 국제전으로 나갈 기본 자격이 되던 시대는 지난것 같다. 애초에 글로벌로 싸워야한다. 글로벌에 적합하지 못한 온라인 시스템을 가진 구조부터 바꿔야할 것 같은데.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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