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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Oct 20. 2018

오프라인 매장과 라이프스타일의 창조

츠타야와 허마셴셩 그리고 사람


 일 때문인지 아니면 사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오프라인 공부를 많이 한다. 이커머스에 근무한 내내 오프라인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만 거의 주구장창 들으며 살아왔는데 이커머스의 성장에도 한계가 오고, 정말이지 피바다같은 제살 깎아내기 경쟁을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오프라인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주목하게 된다.


사람의 마음 방향을 노리는 츠타야


 일본 CCC의 수장으로 츠타야서점을 기획한 '마스다 무네아키'가 쓴 '지적자본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온라인 이커머스의 확대와 끝없는 매장으로서의 확장성으로 그 저력을 인정하면서도 오프라인 매장이 가지는 '직접성'과 '즉시성'에 주목한다.  온라인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우위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가지 더 강조하는 것은 '마음'인데 일본틱하게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있어 추상적으로 보이기 쉽다. 굳이 해석하자면 데이터적인 느낌이 아닌 살아있는 휴먼으로서의 공감과 동질감을 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하는 공간'을 제공해줄 수 있어야한다는 말이다.

 단지 레시피책 옆에서 도마나 칼, 식재료를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가는 방향'에 맞게 전체 카테고리를 재편하여 배치하는 것이고, 언제든 마음만 가던 도서관에서 즐길 수 있도록 연중무휴 시립도서관을 오픈시키는 일은 '사람 마음의 방향'을 '직접적'이고 '즉시적'으로 대응하는 일이다. 꼭 굳이 사람이 부담스럽게 한명씩 쫒아다니며 접객을 해야만 컨시어지한 것이 아니라는 것.

 참고로 그런 마음을 알아채는 것이 CCC가 정의하는 지적자본이자 기획이기도 하다.


(츠타야 서점을 모르시면 밑에 참고)

https://m.blog.naver.com/hnjisland/221339891419



식사 문화를 바꿔주는 허마셴셩


 또 최근 공부를 많이 한 중국 '허마셴셩'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이 함께하는 '신유통'의 케이스로만 보는데 조사를 하면서 좀 더 넓은 관점을 갖게됐다. 마윈의 발표와 다르게 허마셴셩의 실제 창립자인 CEO 호우이는 허마셴셩의 목표는 '신 식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몇번이나 공식석상에서  밝혀왔다. 말그대로 식사 문화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남자들이 주로 음식을 하는 중국은 일찍이 외식 문화가 발달했고 유통과정이나 식당 위생 등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해왔다. 때문에 허마셴셩이 보여주는 핵심은 가정식이라는 식사문화의 전 과정을 대체해 나가는 과정이다.

 실제로 오픈 초기에 비해 매장내 식사공간의 비중이 초창기 20%대에서 50%대까지 넓어지고 있고 매장에서는 오픈되고 눈에 보이는 신선한 해산물을 즉석에서 조리하여 식후 뒷처리까지 깔끔이 해준다. 마트 배송도 같은 의미에서 해석된다. 30분 배송이란 월단위 주단위 장보기가 아니라 데일리 식사와 함께 이루어지는 즉석 구매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허마셴셩은 모든 서비스는 큰 의미에서 중국의 가정식 식사 문화를 움직이고 있다. 레스토랑처럼 엄청난 분위기와 가격대가 들지않으면서 알리바바라는 믿을 수 있는 유통채널에서 재료를 필요할 때마다 사올 수 있다는 것은 메리트다.


(허마셴셩도 모른다면 아래 링크 참고)

https://m.blog.naver.com/horei86/221312257851



사람냄새가 있기에 오프라인에게도 승산이 있다


 두 매장 모두 오프라인이 참패하는 시기에 살아남았다. 아니 굉장히 성공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배송을 잘해서도 알리페이가 편해서도 아니고 츠타야가 핫해서도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무엇을 하고 싶어한다. 먹고 입고 살고 사랑하고 싫어하고 만나고 싶고 대화하고 싶고 그 모든 것은 자연스런 욕구다.

 이제 즉시성과 직접성이 있는 오프라인은 무언가 그런 휴먼의 감정을 터치하며 자신의 방식대로 살도록 기술을 이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이커머스는 글자를 읽는 이성적인 체리피커족을 싸워야 하지만 'Hip'한 오프라인은 빵냄새만 흘려도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온다. 어차피 인공지능 챗봇이 미소를 보내도 아무 말이나 욕하는 것은 상대방에게서 체온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아닐까.


 기술은 부차적이다. 이제 이커머스가 없는 오프라인 매장은 어디에도 없다. 반대도 성립해야한다. 하지만 오프라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커머스 기획자라면 앞으로는 한계가 있어보인다.


 음식냄새가 넘쳐나는 허마셴셩과 책냄새와 커피향이 나는 츠타야. 그럼 우리의 오프라인은 어떤 향기와 감각으로 사람의 마음을 가져와야할까?  그리고 무엇을 이커머스에 담아야 이것이 연결될까?

 기왕이면 설레고 매혹적이면 좋겠다. 

 라이프스타일이란걸 텍스트로만 보지 말고 마음을 직접 움직이는 차원에서 본다면 분명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면 이커머스의 데이터밖에 모르는 기획자라도 선뜻 움직여서 오프라인으로 걸어갈지도 모르겠다. 내 맘부터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힌트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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