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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Jul 27. 2020

오프라인 조직의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흔한 착각

(기업교육) 모바일 세상를 이해하려는 마인드를 키우는 것이 먼저다.


 오프라인 계열사 많은 곳에서 온라인 일하면서 그들과 대화하고 생각해온 것들이 이렇게 쓰일 수 있구나 싶은 요즘이다.   현재 근무처와 경력 때문인지 특강이 들어오면 죄다   '#오프라인매장을_가진_사람들의_온라인에_대한_이해' 쪽으로 요청이 들어온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계열사에 말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것들, 이것만 알고 요청하면 더 좋을 것들을 교육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가진 유통업 또는 제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얼마나 '오프라인 사상'이 짙게 배어있는지 모른다. 어떻게든 버텨오던 오프라인같은 온라인 전략은 버티컬 커머스의 성장과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당황한 기업들은 어떻게 모바일을 도입해야할지 고민한다.

 문제는 오로지 모바일만 해본 전문가들을 모시면 이 기업들과 너무나 동떨어진 이상적 이야기만 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기업들은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다.


리더들이 오프라인 성공한 경험에서 멈춰있고 더 이상 현장에 나가보지 않는다.

리더들이 '불편한 온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있다. 원래 고위층에는 오프라인이 더 편하다.(feat.의전)

지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리더는 고속성장 시대에 연예인 광고  잘하거나 제품이 좋으면 잘 팔리던 시대를 살아와서 전년비 성장이 당연하다고 믿는다.


 이런 환경에서 직원은 혼란스럽다. 머리에 주입되는 것은 오프라인적 성공신화들인데 당장 해야할 일은 앱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놀라운 건 이런 회사가 핫한 모바일 기업보다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에서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비웃는 온갖 서비스는 사상적 문제속에서 그저 만들어졌기 때문에 태생적 문제를 갖고있다. 뒷단은 훨씬 유동성있게 복잡하면서도 복잡하면서도 고객 편의성, 사용성은 엿장수 맘대로 하고 무엇보다 목표없는 겉만 그럴 듯한 서비스가 판을 친다. 과도한 요건에 말도 안되는 일정과 비용, 내재화되지 않고 수시로 추가와 철수하고 맘에 안들면 교체해버리는 개발 인력 등등.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문제들이 많다. 일개 개인이 휘두르고 변화시키기엔 스타트업보다 수백 수천배는 큰 인력의 업무와 생계가 연관되어 있고 그 중에는 블루칼라 노동자도 굉장히 많다.

 그래서 모바일 서비스를 당장 만드는 방법보다 더 큰 부분은 이 업태의 차이를 인정하도록 적극적으로 교육 시켜야한다.  내가 진행한 기업 교육자료 중 오프라인을 유지해온 조직이 온라인 서비스에 대해 오해하는 흔한 착각을 살짝 공개한다.

 

이번에 기업 특강용으로  작성한 페이지 중


주효한 것만  2가지만 자세히 소개하겠다.


착각1) 온라인 매장은 그냥 지점 중 하나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점이 갖는 위치는 무엇일까? 본점이 메인인 것은 맞지만 때론 본점보다 더 크고 잘 나가는 지점이 있을 수 있다, 본점은 그냥 제일 먼저 터를 잡고 시작한 '원조'일 뿐이다. 이런 사상은 온라인매장을 그냥 '온라인점'정도로 생각하게 한다.  최악의 경우 온라인팀을 만들어서는 오프라인 지점과 경쟁 시키기도 하고 온라인팀의 MD가 오프라인 매장MD에게 상품과 혜택 좀 나눠달라고 부탁하고 다녀야한다.

 물론 가장 최악은 온라인을 '전단지'로 생각할 때다. 온라인 지면이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관리자는 구성과 아름다움만 신경쓰고 몇번이나 수정해달라고 요청한다. 이 글을 읽는 온라인 종사자들은 믿을 수 없겠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폰트나 홍보문구 '은,는,이,가'가 매출과 특별히 상관없다는 걸 이해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면 오프라인시절 전단지는 전단지 제작과 배포 그 자체로 업무가 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고객에게 온라인은 '브랜드 그 자체'다. 사람들은 온라인 지점을 찾으려고 검색창에 그 유통업체나 그 브랜드를 검색하지 않는다. 지점보다 높은 중앙 어디라고

 생각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지점이라고 생각않는다. 그냥 다이렉트와 그 유통채널의 총괄적 책임하에 거래한다고 생각한다. 중개거래로 CS를 판매자에게 넘겨도 사람들은 플랫폼인 11번가나 롯데온에 화를 낸다.

 관리도 당연히 전단지가 아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관리되고 지점에 대한 정보도  잘 보여줘야한다. 하지만 온라인 지점이 중요한 곳은 또 오프라인정보를 연계하기 귀찮아한다. O2O나 Omni에 대한 미션에 압박받지 않는이상 말이다.

 하지 말아야 할 곳에서 사일로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착각2) 오프라인에서 앱을 깔기만 하면 쓸 것이다.


 앱 KPI 달성에 대해서 목이 마르게 되면, 앱설치 시키는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갑자기 오프라인 판매자에게 앱 설치를 강요하라고 독촉한다. 대부분 할인을 받고 싶으면 당장 앱을 설치하라는 식이다. 단기간 앱 설치율이 확 올라간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고객은 다시는 그 앱을 열어보지 않는다.

 보통 1명의 개인이 사용하는 앱은 30개 남짓. 그 와중에 사용되는 이커머스 앱은 1~2개다. 쿠팡이 하나 차지하고 수시로 네이버에서 네이버 페이로 결제되면 나머지는 관심사에 따른 버티컬 커머스 앱들 정도. 오프라인 매장의  브랜드앱이 특별한 가치를 주지 않는 이상, 고객들은 오프라인에서 할인 혜택을 받은 뒤에 해당 앱을 두번 보지 않는다.  설치를 시킨다고 해서 절대 쓰지 않는다.

 오늘 당장을 위해 앱설치 KPI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번 세번 사용하게될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한다. 바로 그런 부분에서 앱이 자생적으로 네트워크효과를 일으키며 이용자를 순증시킬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고려하여 전략이 필요하며, 기능이 아닌 앱 자체의 고객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위의 장표에는 있지만 브랜드사가 이커머스를 만들 때 흔히 하는 또다른 실수는 '상품 희소성'의 관점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채널을 늘리면 넓은 범위에서 결국 가격이 다운되고 상품희소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절대로 고객은 브랜드사의 직영몰을 방문할 이유가 없어진다. (브랜드사의 직영몰에 대한 내용은 나중에 더 깊게 다뤄보려고 한다)



앱서비스를 그냥 잘 쓰게하면 되는거 아니야??


  현장에서는 '앱 쓰고 있으니 다 안다'로 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판매자는 절대로 고객의 감정으로 사이트를 바라볼 수 없다. 그리고 온라인 서비스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운영하는 것에도 분명히 노하우와 사상이 있다.  

 누군가가 만약에 "직영점? 그거 그냥 물건 들여다놓으면 팔리는거 아니야?"라고 한다면 뭐라고 말할 것인가? 오프라인 유통에도 그 일을 해본 사람들만 아는 험난한 과정들과 고려사항 그리고 스킬들이 있다. 목이 좋은 곳은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외국인이 많은 곳은 어떻게 장사를 해야하는지, 단골은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지 등등 분명 아마도 노하우들이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노하우를 소중히 생각하는 만큼, 조금 다른 온라인 분야에 대해서 본인이 잘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접근하면 좋겠다.

 어느 레벨에게나 보고를 받는 것이 아니라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덪. 위의 교안을 준비한 이*스프리 특강은 무사히 잘 마무리 됐습니다.

    실무자들과 실무할 때 어려운 점들과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 어려움들,

    그리고 오프라인 조직에서 온라인을 할 때 어려운 점들에 대해서 공감대가 잘 형성되더군요.

    좋은 강연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중요한 주제를 떠올려볼 수 있어서 저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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