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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Feb 20. 2021

토스의 질문, "당신은 이만큼 회사를 사랑하나요"

토스 다큐멘터리 <핀테크> 비공개 시사회 참석 후기



 토스 비공개 시사회에 다녀왔다. 처음에 토스가 하는 비공개 시사회에 대한 초대가 왔을 때 사실 고개를 갸웃했다. 첫번째로 토스가 다큐멘터리를 찍었다는 그 자체가 신기했고, 두번째로 왜 다큐멘터리 제목이 <핀테크>일까 의문이 들었고, 셋째로는 왜 시사회를 할까가 궁금했다. 해당 일자가 내가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오픈일자라 부담감이 있었기에 조금 망설이다가 시사회 참석을 답장했다.


1. 토스사무실의 첫인상와 기대감

 

 2월 15일, 회사 업무를 마치고 부리나케 찾아간 토스의 사무실, 예전에 누군가가 역삼동의 꺼지지 않는 등불이 토스 사무실이라고 했던지라 모두 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을 기대 했는데 우리가 모인 장소를 빼면 근무중인 사람이 많지는 않아보였다. 약간은 실망이라면 실망(?)했지만 토스의 문화에 대해서 아무래도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놓고 토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꺼려할만한 내용이고 원고료를 받는 입장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토스는 양극단의 이미지에 시달리고 있다. 누구보다도 그로스에 강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와 국내에 많지 않은 금융관련 프로덕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찬사를 받고 있지만 실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토스에 대해서 참 말이 많다. 인원에 대한 평가 방식이나 신규 인력 적응, 높은 퇴사율로 시장에는 1년미만으로 토스에서 일하다 나온 인원들의 이력서가 참 많이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기업이 만든 다큐멘터리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가가 궁금했다. 그리고 핀테크에 대한 주제인지 토스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궁금했다. 혹시 우주에 발자국을 남기던 영상의 연장선상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나는 토스 출신들에게 간단히 자랑을 해둔 상태였다.

 

 시사회장에는 간단한 다과와 시사회티켓이 있었다. 음료는 사내 커피숍에서 입사때만 준다는 드링크. 토스 상징인 파란 컬러와 예쁜 꽃이 띄워져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데 생각보다 맛은 그냥 그런 소다수였다. 그럼에도 보기에 기분 좋고 마치 포션이라도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웰컴드링크와 시사회 티켓


2. 시사회를 보면서

https://youtu.be/AuMyGHuxvOM

직접 보시고 읽으시길 추천드려요:)



 거두절미하고 45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영상은 일단 품질이 굉장히 좋고 기업에서 찍은 영상으로 보기에는 완성도가 높았다. 보는 내내 몆가지를 적어가며 재밌게 본 것 같다. 처음 시작은 처음 토스를 만들 때의 이야기, 그리고 고객을 중요시한다는 토스의 기조토스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이야기했고 약간의 부정이슈를 다루고 앞으로 해나가고 싶은 비전을 다루고 있었다.


 몇가지 인상적인 부분들을 기록해봤다.


1) 토스가 만들어진 과정

처음 시작할 때 5명정도의 최소한의 인원이 시작했고, 아직 서비스가 없는 상태에서 서비스 소개만으로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해서 굉장히 의욕적으로 일했다. 5년간 성과 없었지만 확신했다. 고객들의 금융이용모습을 조사하며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 프리토타이핑과 린스타트업을 통한 시작

처음에는 일일이 은행에 문을 두드리고 손편지도 쓰면서 시작을 위해 애를 썼지만 문적박대를 많이 당했다. 2014년에 오픈하면서 두달만에 감독 당국 지시에 의해서 셧다운 되었다. 국융위 연례행사에 참석해서 규제샌드박스 실행을 주장했다. 규제를 부수기보다 새로운 기준과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2015년 2월에 재런칭됐다.


2) 일하는 문화와 방식

전사 위클리미팅 : 대표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반대할 수 있는 문화가 있다.

고객위주 파일럿 피로그램: 이상증상 기기의 고객이나 불만이 있던 시각장애자인 고객를 초청하여 직접 목소리를 듣기도 한다

협업의 방식 : 서비스의 최종 모습을 보고 움직이고, 구조적으로 안된다는 것보다는 빠르게 대안을 마련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정보가 전체 공개되는 문화 : 오래된 것이 힘이 되지 않고 학습이 힘이 되며 자율을 우선시 하여 성과를 창출한다. → 페북에서 유명했던 1일만에 재난지원금 신청서비스를 만든 것에 대해 소개

기업 문화 : 회사에 다니려고 온 거보다는 큰 성공을 만들기 위해서 모였다고 생각한다.


3) 서비스에 대한 생각와 비전

서비스의 임팩트의 한계를 내놓고 싶고, 거기서 느끼는 짜릿함이 좋다.

금융도 서비스기 때문에 고객에게 더 비주얼라이제이션이 필요하다. 기존 금융은 너무 경험도 어렵도 가격에 대해서 적절함이 판단이 돼지 않았다. 보험을 기존에 가입하던 방식이나 주식을 시작할 때도 정보부족이 심각했다.

개인이 금융을 더 친숙하고 잘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싶다.


4) 보안 이슈에 대한 이야기

약간의 오해가 있었고 실제 해킹이 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고객에게 먼저 보상해서 구제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장기적인 신뢰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3. 영상을 보고 나서


 시사회를 마치고 질의 응답 시간이 있었다. 마케팅, 금융, 이커머스 등 전문가 필진들이 모여있던 터라 재미있고 날카로운 질문들이 오갔다.


시사회 뒤 질의응답현장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이 영상을 왜 만들었고 누가 보았으면 좋겠냐는 질문이 주류를 이루었다. 핀테크의 혁명이 모두 토스에서만 시작된 것만 같은 영상을 보고 있으면 혹자는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하는데 또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으니까. 특히 기본 금융사들은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지면서 가뜩이나 핀테크에서 뒤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득한 레거시때문에 이래저래 불안을 가중시킬 텐데 이 영상은 불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영상을 보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토스를 계속 "금융"의 범주에서 "서비스"를 본질에 맞게 만드는 것으로 포장한다는 점이었다. 현장에서도 말했었지만 나에게 "토스는 그냥 토스"가 되는 것이 좋은 금융으로 포장하는 것보다 다음 세대에게는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었다. 어차피 토스가 은행업과 증권업을 하게 되면 다음 세대는 금융자체를 토스에서 처음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 굳이 기존 금융과 비교하며 우위를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토스가 국내 핀테크의 시작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샌드박스 규제를 직접 만들어낸 것도 아니고 그간 카뱅과 네이버페이쪽의 영향력은 토스보다 컸다. 그리고 서비스 면에서는 완성도가 높았지만 실제로 금융업 연계만 해준 것이지 실제 운영을 한건 아니니카 앞으로는 업의 본질이 바뀔 거라는 생각도 든다. 마치 중개거래만 하다가 처음 소싱 직매입 판매를 해봤을 때의 충격이랄까. 생각도 못한 손실과 고객만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 나타날것이다.

 그럼에도 핀테크는 점점 좋아지고 훌륭해질 것이고 금융업의  규제도 깨나가며 바꾸어나가겠지만 이는 토스의 힘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이고 모두의 바람때문일 거라고 생각하긴 한다. 고객의 힘이라고 이야기했다면 더 멋진 다큐가 됐을 거라는 생각도 계속 들었다.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내부 직원처럼 모두 토스를 사랑하고 팬이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영상은 바이럴이 될테고 그건 아마 이 영상의 만든이들의 의도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잘해나가고 있는 모습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토스가 해나가는 일에 응원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고 싶었어요"


 제작진들의 답변은 간단했다.


 사실 대기업을 다니면서 몇년 주기로 이렇게 기업에 대한 찬양이 담긴 영상을 자주 접했었다. 역사학과를 전공한 나는 영상이야말로 프로파간다를 전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다큐가 공개된 이후에 이미 유튜브는 이에 대한 칭찬과 응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만약 목표 지표가 있다면 이미 기업 영상으로는 이루지 않았을까.


 이 영상이 이 시대에 주는 임팩트는 저 마음에 있다.

 난 이 영상 전체가 이 질문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당신은 당신의 회사를 이만큼 사랑하고 있나요?

 근속년수와 일하는 고됨을 떠나, 실제 세상에 주는 임팩트와 앞으로 해나갈 일은 무엇하나 쉽지 않고 너무 많은 시간을 회사에 쏟는다고 해도 상관없을 회사에 대한 사랑을 하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다. 지금은 애사심이 종말한 시대라고 한다. 누구도 애사심을 주장하지 않고 회사밖의 자신을 키우며 살아가기 위해 모두가 애쓰는 세상이다. 특히 코로나가  휩쓸고간 요즘에 회사와 전쟁같은 시간은 벌이고 있는 사람이 참 많다. 버림받거나 성과가 나지 않아서 연봉이 깎이고 서로 예민한 회사가 많다,

 

 그런데 이 영상을 만든 사람들과 영상에 등장하는 모든 이는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일을 하듯이 회사의 삶을 즐기면서 온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성장하고 있고 성과가 나올 거라는 믿음이 있을 때 나오는 순수한 열정과 애정. 마치 연애초기에 아드레날린이 뿜뿜 솟는 그 기분!

 아마도 이 영상을 모두가 그 기분에 대한 향수와 부러움에 토스를 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아니면 주어진 환경에서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낼까 고민이 들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잠시잠깐이라도 자신의 최대치를 다 쏟아붓고 싶다면 최고의 시기를 보낼 수 있는 곳이 토스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만든 분들의 그 마음이 잘 전달된 것만으로도 첫 영상 스타트는 토스의 세상에 대한 좋은 아이스브레이킹이 된 것 같다.



*본 글은 토스에서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되었습니다만, 모든 감상과 내용은 저의 솔직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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