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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Feb 19. 2021

토이리즘 SP표로 분석한 '클럽하우스'의 인기요인

클럽하우스 하지도 않으면서 토론은 했다고 합니다.


지난 주에 사내에서 두번째 독서모임을 진행했다.

두번째 책은 개인적으로 작년 연말에 너무나 의미있게 읽었던 '토이리즘'이라는 책.

이 책을 통해서 지금 우리의 회사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해를 하는 목적이었는데, 나름 소귀의 목적을 완수했기에 의미있는 모임이었다.


그런데 모임에서 '클럽하우스'에 대한 이야기가 장시간 재미있게 이어져서 여기에 대한 글을 남겨볼까 한다. 물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클럽하우스를 안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안드로이드 유저'이기 때문인데, 사실 휴식시간과 정해진 일들에 대해서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집에 아이패드가 있지만 접속 안하는 것도 있다. 인사이트는 누구에게 들을 때 생기기 보다 읽고 자신의 내면에서 다시 소화해낼 때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고.. 듣고 싶은 때가 아니라 주제에 의해서 마구 끌려다니는 것도 별로 안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다. 여기저기 클럽하우스가 너무나 핫하다보니 FOMO(fear of Missing out)에 솔직히 쫄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아직 4월까지 내가 집중해야하는 것이 너무나 많아서 지식 소비와 활용에 효율성이 필요한 상황이라 클럽하우스에 대한 것도 이용자들이 요약해주신 소중한 정보들로 접하고 있다.


여튼.. 클럽하우스를 이용해보지도 않았지만 여러 사람들과 클럽하우스의 인기요인을 분석한 것은 재밌는 주제이기도 했고 내 주장이라고는 1도 없이 '모더레이터'로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1. 토이리즘의 이해

 '토이리즘'이란 기능과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툴리즘'과 상대되는 개념으로 '재미와 감정적 만족을 추구하는 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비스들의 성공원인이 되는 이론적 사상이다. 이 책의 저자인 천위안은 중국내에서 제품 품질에 비해서 갑자기 인기를 끌거나 동질 제품인데도 인기가 없어지는 것에 대해서 폭넓게 고민하고 이러한 것들을 SP표라고 하는 토이리즘 측정표를 통해서 평가하고 또 고민해볼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7년에 발표된 오래된 책이고, 현재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책이다. 하지만 낮은 인기에 비해서 정말 요즘 시점에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좋을 훌륭한 책이다. 독서모임을 한 분들도 하나같이 뒤로 갈수록 튼튼해지는 책이라는 평을 주었다. 앞서 읽었던 다른 책이 '작가가 자랑하려고 모두 아는 것을 조합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면 이 책은 '작가가 아는 것을 조근조근하게 설득하는 책'이라고 평을 해주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35116490

 여튼 자세한 내용은 책을 잘 읽어보면 되는데, 가장 핵심적으로 보았으면 좋겠는 부분이이 SP표다. 예상과 다른 색다름을 주는 전복성, 편리함과 독창적인 감성을 전달하는 디자인성, 그리고 참여감을 높여주는 프로세스로 이루어진 3S의 방향성을 토이리즘의 방향으로 지목하고, 그 대상이 어디에서 발현되고 있느냐를 4P를 기준으로 분석한 표다. 그래서 SP표로 불리며 총 12개의 칸으로 나눠서 특정한 서비스가 갑자기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해서 분석한다.

토이리즘의 SP표

 우리는 토이리즘에 대해서 독서모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표를 기준으로 클럽하우스의 인기를 대입하여 판단해보게 되었다.


2. 분석에 앞서 : 클럽하우스의 이용방법

 먼저 SP표에 대입하기 전에 자연스럽게 클럽하우스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눠보았다.

 이미 다른 글에서도 많이 접했던 사용 방식에 대한 느낌과 소감들을 모아보았다.


클럽하우스를 음성콘텐츠로 하기에는 스푼라디오도 있었고, 음성채팅이라고 하기에는 네이트온에서도 있던 기능이고 디스코드역시 비슷한 기능은 있었다. 하지만 이 동일한 기능을 다른 프로세스로 이용하고 있다. 팔로우가 쉬운 SNS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초대장으로만 진입할 수 있는 구조, 또는 발언권을 받아야만 발언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다.

대표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평소에 대표로서 인사이트를 남기고 싶어도, 기존 글로 된 SNS는 기록이 오래 남아서 아무래도 불안감이 있었고 휘발성인 클럽하우스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반대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대단하고 유명한 대표나 유명인들을 아무런 비용과 제재없이 대화도 하고 질문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는 희열감이 굉장히 크다.

초대장이나 아이폰만 된다는 점에서 FOMO를 자극하는 면이 굉장히 크다.

MZ세대는 콜 포비아 세대인데 전화통화처럼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이 재미있다. 개인적 목적이 없는 대화이기 때문에 메시지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그리고 기존 유튜브 라이브와 비교한다면 읽힐지 안읽힐지 알 수 없는 채팅보다 훨씬 직접적 소통이라는 느낌이 든다. 화상채팅보다 환경이나 외모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

꼭 명사와 대화나 세미나, 방송을 듣지 않더라고 그냥 특정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대화를 하며 자기 자랑도 하고 하지만, 일시적인 관계만 맺고 지속적인 관리를 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 좋아요와 같은 상대에 대한 평가가 없다는 점도 편안하게 느끼고 발언하게 해준다.

인플루언서에도 계급이 있다면 현재 클럽하우스의 인기스타들은 '천상계'에 가깝다. 휘발성을 바탕으로 한 덕분에 천상계 인플루언서들의 SNS가 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인기도가 그대로 연결되어 들어오면서 슈퍼스타가 만들어지기 보다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아서 일부 박탈감을 느끼고 떠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코로나라는 특수 환경에서 이미 비대면 소통이 익숙해진 상태에서 특수를 본 것도 있는 것 같다.



3. 토이리즘 SP표를 기준으로 바라본 클럽하우스


  토이리즘의 SP표를 기반으로 클럽하우스의 인기요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해 보았다.


기존 앱들의 예상을 깨는 전복성(S1)

  1) 상품 전복성(P1S1)  :  기존 SNS나 컨퍼런스에서 얻을 수 없었던 유명한 스타트업 대표들과 생생하게 대화할 수 있고, 컨퍼런스에서도 쉽게 모을 수 없는 이러한 대표들이 여러명이 한 방에서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기존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새로운 상품이다.

  2) 가격 전복성(P2S1) :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시간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는데 현재 0원이다. 이 때문에 기존 컨퍼런스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을 정도다.

  3) 판촉 전복성(P4S1) : 특별히 앱 홍보나 판촉이 있었다기 보다는 오로지 친분있는 사람들의 초대장으로만 들어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새롭다.


주목도와 아하모먼트를 주는 디자인(S2)

 1) 상품 디자인(P1S2) :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기존의 SNS는 개인의 비주얼적인 요소를 눈에 띄게 배치했다면 긴 자기 소개와 이력등을 나열하는 트렌드를 조성하여 링크드인을 방불케 한다. 성취에 포커싱을 맞추게 되고, 관계 맺기를 하는 방법적인 부분에서 페이스북보다 다소 폐쇄적인 관계면서 동시에 팔로우 방식으로 간편하다.


이용자가 하나의 집단처럼 느끼게 하는 참여감(S3)

1) 상품 참여감(P1S3): 기존의 컨퍼런스가 일방적인 방식이었다면 스피커나 질문은 직접적으로 대화로 전달되어 직접적 참여가 가능하다. 기존의 라이브방송의 채팅도 전달이 되지 않을 수 있으나 클럽하우스는 명확하게 전달된다는 특징이 있다.  요즘은 좀 더 재미나 취향을 위한 공간들이 많이 생기면서 지속적 관계를 형성하지 않고도 쉽게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장소 참여감(P3S3): 클럽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초대권이 없거나 지인이 승인해주지 않으면 입장조차 할 수 없는 곳으로 우월감을 준다. 또한 공개적이지만 기록이 남지 않는 공간으로서 기존 SNS와 같은 부담감을 줄여준다. 그리고 얼굴과 배경등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이버 아이덴티티에 대한 불편함을 줄여준다.


4. 분석이 끝나고 난 뒤 : 개인적 소감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가장 큰 부분은 우리 모두다 이러한 현재의 장점이 영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페북에도 이런 사실에 대한 불안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너무 많은 인원이 유입되다보면 이 중 몇가지 요소는 희석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토이리즘 책에서도 토이리즘은 시작시점에 유효하며 영원히 신선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토이리즘으로 갑자기 인기 있을 수는 있어도 유사한 제품이 나올 때는 툴리즘적인 기본 기능 경쟁은 있을 수 있고, 이익 구조를 갖추는 단계가 필요하고, 또 다시 새로운 재미요소를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벌써 유사 경쟁사들이 이래저래 대응을 준비중이다. 숏폼 동영상이 틱톡에서 나오고나서 완전히 대중화된 것처럼 이제 이 포맷이 대중화됐을 때는 이미 형성된 커뮤니티성을 바탕으로 이들도 더 고도화가 필요할 거란 생각이다. 그 시점이 벌써 기대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한다. 더이상 혼자서 고요히 생각에 집중하는 것이 더더 어려워지는 세상에 살고 있는 기분이다.



 토론에 함께해주신 상진님, 민석님, 영권님, 인영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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