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있다는 것을 온건하게 보여주고, 지식을 잘 정리해서 전달합시다.
강의를 시작한 것,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해서 공유하려고 하는 것은 내가 주니어시절에 몸빵으로 배우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후배들은 그나마 체계적이고 정리되어 배울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던 것이 컸다. 그리고 사내에서 알려주는 것을 싫어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배우고 싶어도 찾을 수 없던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그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 다른 부분에서는 보수를 받는 일들도 하게됐다. 대신에 보수만큼 더 가치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개인브랜딩이니 파이프라인이니 묻지만, 그런 생각으로 시작한 일들이 아니었다. 아이디부터 개인브랜딩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중학교때 지은 장난스런 이름인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여전히 나에게 가장 큰 의미는 사회적인 비효율을 줄이는 것에 있다.
내가 가진 지식이 몸빵해서 얻은 것이고 이커머스의 정책이라는 것이 어떤 면에서 이미 누군가가 해소한 문제가 많은데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로 다시 맨땅에서 되풀이 하는 것은 사회적인 비효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전히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먼저 찾아보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나누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기준은 있다. 내가 더이상 입문자 교육을 동일한 방식으로 계속 똑같이 하거나 기업체를 만들려고 하지 않고, 계속 더 어려운 중급이상의 강의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나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면 진행할 이유를 느끼지 못해서도 있다. 입문자 초급자 강의에 대해서 정말 다양한 교육회사에서 똑같은 요청이 들어오지만 대부분 그렇게 같은 수업을 여러 곳에서 만들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내가 성장하는 것을 기록에 남기고 내가 성장한 부분을 알리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도 배울 것이 더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주니어에 대한 시니어의 태도가 많이 오르내릴 때, 온건히 해내야 하는 역할은 여전히 더 열심히 성장하면서 이렇게 먼저 걸어가는 선배가 있다는 것을 멀지 않은 곳에서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나 외에 발견한 좋은 선배를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강의를 만들면 멘토제도를 두고 더 많은 후배님들이 강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몇 시간씩 자리를 내주려고 하고 있다. 그로스쿨에서 함께 그런 시도들을 해왔다. 내 시급이나 시수를 깎아서라도 그렇게 판을 깔아줘야 주니어들이 보고 배울 시니어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유튜브에서도 수강생 발표나 주니어 초대와 같이 개인을 최대한 드러나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성장하고 싶은 주니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것은, 만약 무언가를 하더라도 개개인의 네이밍보다 집단이 앞선다면 개인은 성장할 수 없다. 최근의 문제가 된 집단은 그게 너무 보였었다. 앞으로 커뮤니티를 한다면 선배들의 지식과 이야기를 바탕삼아서 참여자 개개인이 성장을 돋보이게 해주는 그런 곳들과 어울리길 바란다.
전에도 한 주니어 친구에게 말한 적 있는데, 아무 것도 없고 맨땅에 혼자 서 있을 때도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기본부터 탄탄하게 해야한다. 그건 붕붕뜨고 신나고 축제같은 과정은 아니다. 어렵고 힘들고 복잡하고 잘 하는지 모르겠는 그런 고통스런 과정이다. 흥미위주로 흘러가는 것에 시선을 빼앗기지 말고 진지하게 파고들어 공부했으면 좋겠다. 토익 700점대가 모여서 스터디하면 계속 700점대다. 800점대 900점대와 스터디를 못한다면 차라리 스터디 하지 말고 책을 파고들어 공부해야한다.
그럼에도 그렇게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여러분의 모습은 결국 개인의 성장에는 분명히 기여했을 거라는 것, 그것만큼은 스스로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나도 시니어로서 앞으로 나름대로 더 손을 내밀 생각이다. 주니어분들의 고민이 담긴 브런치, 블로그, 오픈채팅이 보이면 더더욱 한마디 응원이라도 남기려고 노력하려고 한다. 내가 시니어로서 더 노력 할 수 있는 것은 주니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자료를 더 만들어내고, 온건하게 성장해나가는 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첨부한 사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인데, 신입 시절에 프로젝트 새벽 오픈을 앞두고 책상 밑에 들어가서 자는 사진이다. 누구나 불안하고 어설프고 힘든 시기는 있다.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