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에 대한 철학이 이미 탄탄하기 때문에 성과지향적일 수 있는 것이다.
프로덕트오너는 지표만 좋게 만들면 다인가?
처음 프로덕트오너라는 직함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가벼운 발표와 아티클을 들으면서 들은 생각은 약한 반감이었다. 당시에 발표하는 사람들의 내용이 자극적인 내용을 찾다보니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패턴에 대해서 무언가 불쾌함이 들었던 탓이다.
클릭버튼의 이름을 이렇게 바꿨는데 CTA가 몇 퍼센트 늘었어요.
이렇게 안내문구를 바꿨더니 J커브를 그리면서 성장했어요
A/B 테스트를 해서 이 쪽이 전환율이 더 좋아서 수정하는 의사결정을 했는데 성공적이었어요
당시에 이런 패턴이 여기저기 남발되고 있었고, 심지어 다크패턴이나 사람을 언짢게 해서 클릭하는 UX라이팅까지도 마치 기술인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었다. 프로덕트오너에 대해서 잘 알기 전에 이 때 느낀 기분은 불쾌감이었다. 왜냐면 일시적인 효과는 장기적인 개선과 무관하며 내가 아는 이 바닥은 그런 얕은 수에는 1년단위로 봤을 때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뭔가 근본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예상은 맞았다. 저 발표들은 핵심을 빼먹고 그 끝에 보이는 부분에만 집중해서 요약한 내용이거나, 아니면 과도기에 프로덕트오너에 대한 오해에서 발생한 괴상한 케이스스터디였던 것.
프로덕트오너가 되면서 이렇게 저렇게 배워나간 '프로덕트 매니지먼트'는 이미 전제 조건이 충실하게 깔려있었기에 지표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프로덕트오너가 성과지표에 온전히 신경 쓸 수 있는 이유는
그 전에 과정에서 이미 고려된 것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프로덕트오너가 움직이기 위한 기본 조건이 되는 프로덕트팀을 빌딩하기 위해서는 이미 그 앞에 탄탄한 WHY가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회사의 비전 - 회사의 미션 - 회사의 전략과 로드맵 - 프로덕트 비전 - 프로덕트오브젝티브 - 프로덕트 매트릭을 통한 지표의 개선을 위한 로드맵
앞에서부터 차분히 이어져 내려온 WHY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말도 안되는 랜덤한 실행을 배제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이미 만들어져있는 것이다. 추상적인 가치의 영역이 이런 회사의 일련의 활동들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손에 잡혀야 하는 수치적 목표들로 치환된다. 만약 이렇게 없이 단지 프로덕트오너라는 이름으로 뭔가 수행했고 정말 좋은 지표적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그것은 그냥 운이 좋았던 것뿐이다. 장기적으로 계속되는 변화와 성장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물론 돈을 때려붓는다면 상황은 다른데, 이제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기업 투자가 줄어들도 뉴스들은 연일 비용절감과 고용감축, 특히 개발자들 연봉을 물어뜯느라 정신이 없다. 이 상황에서 프로모션 비용을 쏟아부어가면서 유입량을 늘려서 성공하는 공식은 한계에 부딪힌다.
결국은 앞의 가치와 비전에 대한 부분이 명확한 곳이 살아남을 것이다.
우리 나라는 사실 닷컴버블이 어설프게 지나갔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정액형 전용성 설치가 일찍 되었고 IMF시기(1997년) 인해서 이미 많은 사회가 한번 대기업 중심으로 개편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때는 외주를 주더라도 살아남기면 해도 명맥이 유지됐고, 대기업이 투자하기에 외주라고 해도 대량으로 퍼부을 수 있었다. 그게 힘든 곳이라면 이미 IMF에 국책에 의해서 서비스를 접었거나 아예 시작도 못했을 거니까. 우리나라의 인터넷 서비스 역사가 대략 1997년 내외니까 그 시작점이 거의 같았다. 서구권에서 닷컴버블의 교훈이었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은, 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 진짜 '옥석 가리기'가 일어날텐데, 비단 수익만은 아닐 것이다. 프로덕트매니지먼트는 결국 성공을 위한 효율성을 가져오는 거니까. 그래서 방향성을 미리 충실히 정리한 뒤에 그걸 지표로 측정하는 거니까. 그렇다면 프로덕트 오너는 성과지향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걸까?
이미 방향성에 대한 기반이 잡혀 있기 떄문에 마지막으로 성과지향적이어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