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좋은 마음 많이 받으세요.
고립되었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모두 그 자리에 있고 나 역시 특별히 다른 것 없이 일상의 내 위치에 있음에도 혼자라고 느껴지는 그런 때. 곁에 있지만 아무도 내 마음에 공감해 주지 않고, 나의 짐을 함께 짊어져 주지 않으며, 관심 조차 가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바로 그런 때. 물론 항상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아니, 오히려 가끔은 혼자인 것을 즐기고 싶을 때도 있지만, 유독 그 별것도 아닌 혼자된 기분이 사무치게 서럽게 느껴지곤 합니다.
마음이 그래서일까요? 그럴 때면 어떤 말도 밉고 서운하게 들립니다. 응원이 채찍질로, 위로가 인사치레로, 안부 인사가 참견으로, 의견이 공격으로 느껴져 스스로 더 고립되고 말아요.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 거야!”
“혼자 고생이 많네요.”
“혼자 뭐가 그렇게 바빠요?”
“혼자 생각이 다른 것 같네요?”
속 모르는 소리들이에요.
그럴 때 나는 아무것도 잘 못하고 있고, 누군가 도와주면 좋겠고, 잠시라도 쉬고 싶고, 단 한 명이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어요. 혼자이고 싶지 않습니다.
고립된 마음의 숨통을 터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 한마디, 눈길 한 번으로도 숨길을 열어 주는 그런 사람.
“혼자서 힘들지 않아요?”
“혼자 하기 힘들거나 도움 필요하면 이야기해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혼자 할 엄두도 못 냈을 일이에요.”
“능력 밖이라 도움은 못 드리지만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너무 무리하지는 말아요.”
애써 참고 있던 울고 싶은 심정을 툭 건드려 눈물이 쏟아지게 하는 이런 마음을 전하는 사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런 사람들은 늘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마음의 근거리에. 모두로부터 고립되었다고 느낄 때도 견뎌낼 수 있는 건, 손을 내밀면 언제든지 마음의 숨통이 트이게 해 줄 그분들의 존재 자체가 주는 위로의 힘 덕분인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가끔은 의아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나한테 왜 이렇게 대해 주는 걸까?’ 그리고 미안한 마음이 뒤따릅니다. ‘나는 그렇게 못해주는데.’ 그러면서 또 그들을 찾습니다. 내가 받은 만큼 돌려드릴 수는 없지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내 마음과 닮은 책을 선물하고 글을 써 봅니다. 그러면 또 선물의 가치보다 몇 배나 더 기뻐합니다. 그 모습에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아요.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첫 주. 올 한 해는 더 치열하게 살아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염치없이 더 부탁하게 되지는 않을는지요. 안 그럴 자신이 없으니 마음을 담아 인사를 전합니다.
새해 좋은 마음 많이 받으세요.
제가 챙겨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