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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강민 Salawriter Mar 03. 2019

저는 '글로소득'이 발생하는 샐러라이터입니다.

글로소득 : 글을 써서 발생하는 소득

사람의 직업이 하나여야 하는 법은 없다. 수입원도 마찬가지다.

나는 월급쟁이다. 그리고 작가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흔히 샐러리맨(Salaried man)이면서 작가(Writer)인데 이런 사람을 샐러라이터'Salawriter'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글을 써서 얻는 소득은 '글'로소득이라고 부른다.




정해진 봉급을 받으면서 글을 써서 부수입을 얻기 시작한 시기는 6년 전이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는 공식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임직원 필진으로 뽑히면서 IT 트렌드에 대한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그해에 회사가 속해있던 그룹의 홍보팀에서도 연락이 와서 그룹 블로그의 필진으로도 활동하게 됐다. 그룹 블로그는 캐주얼한 주제의 글도 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강민의 선셋라이프'라는 제목으로 아들 셋(Son 셋) 키우는 아빠의 육아 에세이를 연재했다.

뒤이어 '커뮤니케이션 잘하는 직장인'이라는 주제로 회사에서의 의사소통에 대한 칼럼도 연재했다. 블로그에 기고하는 글은 한 편에 5만 원에서 10만 원의 원고료를 받았다. 글 쓰는 데 들이는 시간과 공을 생각하면 그리 큰돈은 아니지만, 공적인 공간에 글을 정기적으로 쓸 수 있는 기회를 처음으로 가졌다는 의미가 컸다.


회사 공식 블로그에 연재한 에세이와 칼럼ⓒ 김강민


블로그 집필진으로 활동한 이력은 또 다른 기회로도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행하는 포털사이트인 '복지로'의 시민기자로 뽑혀 일본의 복지 정책 관련 글을 1년 동안 기고했다. 일본 유학 시절에 연구를 하면서 얻었던 육아, 의료, 고령자 관련 복지 정책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글을 썼고, 기업 블로그와 비슷한 수준의 원고료를 받았다. 나의 글이 공공 기관을 통해 발행되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글로 말미암은 소득은 금전적인 것 이외에도 있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회사의 사보팀에서 새해에 직원들의 도전을 지원해 주고 스토리를 취재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는데, 사연과 함께 응모를 했더니 1년 동안 텃밭을 운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1년 동안의 텃밭 임대료와 운영 비용을 매달 지원받았다. 가족과 함께 수확의 기쁨을 처음으로 느껴 봤고, 가족의 새로운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육아 에세이의 글이 되었으며 특별하고 멋진 사진이 남았다.  
               

가족 텃밭 도전의 이야기를 담은 사보 ⓒ 김강민


텃밭의 경험은 전혀 다른 기회로 이어졌다. 한 대형마트의 문화센터에서 가족 모델을 모집했는데, 텃밭을 하면서 사보팀에서 촬영한 사진과 사연을 보냈더니 우리 가족이 뽑히게 된 것이다.

몇 달 동안 문화 센터 책자의 표지를 장식했고, 전국 곳곳의 지인으로부터 집으로 배달된 책자의 인증샷이 속속 도착했다. 촬영할 때 입었던 옷은 모두 선물로 받았는데, 유독 편한 옷이 있어 아직도 입고 있다. 가족 모델은 아내가 권유해서 도전했었는데, 이런 사례가 또 하나 있었다. 가족 모델 촬영을 했을 때 아내는 막내를 임신하고 있었는데, 출산하고 조금 지났을 때 산부인과에서 출산 수기 공모를 하고 있었다. 아내가 정보를 제공했고 나의 수기가 2등으로 선정되어 유모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모 마트 문화센터의 가족 모델 사진 ⓒ 김강민




평소에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시승을 하고 후기를 글로 남긴다. 모 수입 자동차 브랜드에서 블로거, 유튜버 등의 크리에이터들을 포함하여 15명을 대상으로 1주일 간의 시승 기회를 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평소 썼던 후기를 제시하며 지원을 했고 시승단으로 뽑혔다. 1주일 동안의 시승에 앞서 웰컴 이벤트가 있었는데, 가족과 동행하는 슬로 라이프 테마의 럭셔리 글램핑으로 1박 2일간의 여행이었다. 체험, 바비큐, 숙박, 식사 등 제공된 것을 모두 합하면 백만 원은 훌쩍 넘을 것으로 계산이 되었다. 물론, 가족들에게는 금전적인 가치보다 더 값진 특별한 추억이 남았다.
             

자동차 시승에 앞서 1박 2일 가족 여행의 기회가 주어졌다. ⓒ 김강민


지난해에 옮긴 새 직장에서 올해부터 회사 웹진에 회사 생활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연재하게 됐다. '샐러라이터'로서의 생활과 글로소득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글로 만들어지는 또 어떤 기회가 있을지 기대가 된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게재된 글입니다.

*메인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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