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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강민 Salawriter Dec 07. 2020

회사가 직원의 행복을 추구하면 일어나는 일

자율근무제와 워라밸의 변화

야근과 휴일 근무가 당연했던 첫 직장


첫 직장은 근무 시간이 너무 길었다. 평일에 자정을 전후로 한 퇴근은 일상이었고 휴일에 출근하는 일도 잦았다.

당시 업무의 성격 상 기본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도 했고, 1년 동안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일한 일 수(투입률)가 평가의 가장 큰 요소여서 많이 일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문화가 있었다.


하지만, 근무 시간이 길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어차피 밤은 길다'는 사람들의 마음 가짐 때문이었다. 

'선배들이 당연히 야근을 하고,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일과 중에 집중해서 일을 할 동기가 없다.'

이런 이야기는 동료들의 입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야근과 휴일 근무 수당이 나오니 오히려 더 오래 일을 하는 동기가 되기도 했다. 또, 수입을 불리기 위해서 특별히 할 일이 없어도 회사에서 쇼핑, 게임, 뉴스 섭렵을 하며 보내는 동료도 더러 있었다. 누군가 수당을 너무 많이 받아서 경고를 받았다는 소문은 유명했다.


늦은 밤에 퇴근하는 날이 계속되니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아침에 눈을 뜨기 싫었고, 겨우 출근해도 오전은 머리가 멍해진 상태로 보내기 일쑤였다. 의욕이 떨어지고, 일의 효율은 점점 나빠졌다. 거북목 증상은 기본에 몸 여기저기가 아프니, 건강검진을 받을 때가 되면 큰 이상이 있지는 않을까 긴장을 했다.


하지만, 그런 악순환이 계속된 것은 아니었다. 팀의 구성원이 바뀌면서 저녁 6시 퇴근을 원칙으로 정한 적이 있었고,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야근과 휴일 근무는 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야근과 휴일 근무를 당연시했던, 혹은 선호했던 사람들의 마음 가짐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직원의 행복을 추구하는 직장


6년 정도 근무한 후 이직을 했다. 새롭게 몸담은 회사는 기업 경영 철학의 최우선 가치가 '구성원의 행복 추구'라고 했다. 그 영향 때문이었는지, 두 회사의 기업 문화와 사람들의 마음 가짐은 크게 달랐다. 그중에서도 자율근무제와 그것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문화는 가장 큰 차이점이었고, 그로 인해 '워라밸'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회의 등 약속한 시간 이외에는 각자의 사정에 맞추어 근무를 하고 있다. 출근길에 아이를 직장 어린이집에 맡기고 퇴근길에 같이 귀가하는 경우, 보통 9시 반~18시 반 사이에 근무를 한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이상인 나의 경우는 아이들과 별개로 내 시간을 조정할 수 있지만, 갑자기 아이가 아플 때는 병원에 데려갔다가 늦게 출근하기도 한다. 일정을 조정한다고 해서 별도로 승인을 받을 필요는 없으며, 입력해 둔 근무 계획을 수정하면 된다.


퇴근 후에 취미 생활을 즐기는 동료들도 많다. 일찍 퇴근하기 위해서는 일찍 출근한다. 일하는 시간의 구간을 조정하고 맡은 일을 하기 때문에 퇴근 시간이 일러도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협업, 성과 창출에 지장이 없다. 악기를 배우고, 그림을 배우고, 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나는 작곡을 배웠고 취미로 음원을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 새로운 '부캐'로서의 인생을 살고 있다.


퇴근 후, 휴일의 여가를 활용해 취미로 작곡을 하고 있다.


이런 자율적인 근무 방식은 코로나 19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을 때도 효과를 발휘했다. 내 책상에 갖추어진 편리한 도구들이 없어서 불편한 점은 있지만, 알아서 일하던 습관 덕분에 공간이 바뀌어도 일은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직원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면서 회사는 좋은 실적을 냈다.


회사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회사가 임직원들의 행복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는 것은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동기가 되고 성과로 이어진다. 개인의 성과는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개인은 야근, 휴일 근무 수당보다 더 큰 심리, 생활, 물질적 측면의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인터넷 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

*필자의 작곡 관련 인물 정보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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