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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Dec 02. 2018

왜 와인마다 다른 잔으로 마셔야하는거야.. 머리 아프게

와인잔의 모든 것 (Wine Glass)

누구나 다 알다시피 와인잔이란 와인 마실 때 사용되는 전용잔이다. 그런데 얼마나 종류가 많은지... 레드와인을 마실 땐 이거, 화이트와인을 마실 땐 저거, 샴페인은 또 다른 잔에 마셔야 한다고?

아니 왜 차라리 머그컵에 마시면 왜 안되는걸까?
와인잔에 정답이라는게 있을까?

안 그래도 복잡한 와인 종류, 잔까지 챙겨야할까?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잔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 참고로 아래 사진은 필자가 와인의 본고장 보르도에서 직접 찍은 사진이다.)

프랑스 '보르도' 현지 와인 인심. 정말 잔이 중요한걸까?


와인잔 별 형태는 어떻게 다를까?

사실... 와인잔의 모양이 와인의 맛과 향을 느끼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논쟁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잔의 형태가 와인 마다 지니고 있는 고유한 아로마와 맛을 극대화하는데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와인 잔의 형태에 따라 와인이가 혀에 도달하는 위치가 달라서 포도 품종에 따른 맛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우리 중학교 과학 시간에 혀의 위치에 따라 맛을 느끼는 부위가 다르다고 배운적 있지 않은가?

중학교, 추억의 과학 시간

하지만 이것은 혀의 위치에 따라서 맛을 다르게 느낀다는 잘못된 지식에 의해 기인된 것이다. (실제로 위와 같은 분류는 옳지 않다고 한다)


와인잔은 크게 레드와인잔, 화이트와인잔, 스파클링 와인잔, 디저트 와인잔 이렇게 4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레드와인잔

부르고뉴 레드와인잔

레드와인잔은 화이트와인잔보다 상대적으로 더 둥글고, 볼이 넓다. 산소와 접촉 면적이 넓기 때문에 와인의 산화 속도가 더 빠르다. 공기 중의 산소가 와인과 화학적으로 반응하여 와인의 맛과 향(아로마)이 변한다. 이러한 산화 과정을 통해 레드와인의 맛이 더 부드러워지며, 시간에 따라 복합적인 향이 바뀐다.
이런 레드와인잔은 다시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바로 보르도잔과 부르고뉴잔


1) 보르도 잔

바디감이 높은 와인에 적합하며 마실 경우 혀의 뒤 쪽에 와인이가 도달하게끔 디자인 되어 있다.

적합한 포도 품종 : 까베르네 쇼비뇽, 쉬라처럼 강한 와인

비싼 리델 블렉타이 보르도잔. 분위기는 좋다... (사고 싶다)


2) 부르고뉴 잔

보르도 잔보다 넓어 아로마를 더 담아낼 수 있고, 혀 끝에 와인이 도달하게끔 디자인 되어 있다.

적합한 포도 품종 : 피노누아 같은 섬세한 와인

대표적인 부르고뉴 와인, 리쉬부르



화이트와인잔

화이트와인잔은 상대적으로 잔의 지름이 짧아서 혀에 떨어지는 폭이 좁다.

- 화이트와인의 주된 맛은 신맛이라 혀가 자극을 덜 느끼도록 한 것이며

- 표면적이 작아 외부로부터 열이 덜 빼앗기도록 고안되었다.


화이트와인잔의 크기와 형태는 매우 다양한데, 리즐링 전용잔처럼 길쭉한 것부터 샤르도네 와인에 적합한 넓은 잔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잔은 각각 와인의 고유한 특성을 부각하는데 적합한 형태로 고안되어 있다(고 한다). 입에 닿는 부분(립)이 넓은 와인잔은 산화가 활발해 와인이 더 빨리 변한다.


1) 큰 잔 : 산화되었을 때 더 음미하기에 좋은 화이트와인의 대표적인 예로는 오크 숙성된 샤르도네가 있다.

2) 작은 잔 : 상대적으로 가볍고 상쾌한 스타일의 화이트와인의 경우 지나치게 산화될 경우 섬세한 뉘앙스를 잃게 된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 즉 잔의 립 부분의 직경을 줄여 산화를 더디게 한다. 쇼비뇽 블랑, 리즐링 와인들이 대표적인 포도 품종이다.

섬세한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 상대적으로 잔의 크기가 작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취라는 것.
풍미를 더 깊게 느끼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화이트와인을 레드와인잔에 마시기도 한다.  
샤블리 그랑크뤼, 더 향을 풍부하게 맡을 수 있도록 부르고뉴 레드잔에 마셨다.


스파클링 와인잔

스파클링 와인잔은 길쭉하여 기포가 올라오는 것을 보기 좋다


샴페인같은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는 잔의 경우 탄산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입구를 좁게 설계했다. 때문에 스템이 질고 볼이 좁은 특성이 있다.

- 탄산을 오래 붙잡아두기 위해 온도를 차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 손의 열이 와인으로로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스템을 잡고 시음을 하는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볼 부분을 잡고 건배를 했다)

볼을 잡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반면 스템을 쥐고 있는 MB... (정답은 없는게 아닐까) _ 출처 VOA Korea
트럼프님도 볼을 잡고 계신다.  (출처 : 중앙일보)

- 기포들이 바닥에서부터 표면까지 이동하는 것을 관찰하기 쉽게 길쭉한 형태이다. 이 기포를 보는 보는 재미를 위해 다른 잔보다는 많이 따르며, 주로 반 이상을 채운다. 그래야 좁은 바닥에서 태어난 방울이 드넓은 세상으로 날아오를 때까지 쭉 관찰할 수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있는 파티에서 적합한 잔이다. 왜냐면 얄쌍해서 부딪혀 깨질 위험이 적기 때문.



디저트 와인잔

디저트 와인잔은 셰리 와인이나나, 포트 와인, 주정강화 와인 등 상대적으로 당도와 도수가 높은 와인을를 마시기에 적합한 잔이다. 이는 끝이 안으로 모아져 있고 다른 잔에 비해 안으로 구부러진 각도가 심하다. 때문에 혀 끝으로 와인이가 떨어지도록 설계되어, 상대적으로 단 맛을 잘 느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 와인잔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다.  


시음용 와인잔

시음용 와인잔의 ISO 규격

국제표준화기구는 시음용 와인 잔에 ISO 3591:1977 규격을 적용하였다. 이는 ISO/TC 34/SC 12에서 1977년 제정한 표준으로, ISO/TC 34/SC 12는 관능검사(Sensory analysis)를 전담하는 소위원회이다. 대한민국에서는2003년 8월, KS Q ISO 3591을 국가표준으로 제정하였다. (국내 명칭 : 와인-시험용 글라스) 전통적인 와인잔의 종류와 관능검사에 사용되는 시험용 와인잔은 다르다.
잔의 높이 규격은 155mm에서 허용오차가 5mm 이며, 용량은 215ml 10ml 이다.


기타 와인잔

스템리스 와인잔, (리델 오 시리즈)


대부분의 와인잔은 스템(대)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템이 없는 잔도 출시되고 있다. (Stemless) 이렇게 스템이 없는 잔은 더 캐쥬얼한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는데, 이는 스템이 부러지기 쉽고 및 휴대성이 낮다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또한 최근 야외 활동 시 와인을를 음용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플라스틱 재질의 잔 또한 제작되고 있다.          

    



덧. 좋은 와인잔의 특성

와인을 마시기에 최상의 잔은 아래와 같은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투명/무색

투명한 와인잔

투명성

투명하여 와인의 색과 기타 특성들을 잘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18세기에 잔을 제조하는 사람들은 스템 부분에 회오리형의 무늬를 새기기도 했다. 그들이 이를 위해서 기체 방울들을 사용한 경우에는 이를 ‘air twist’라고 불렀으며, 실의 사용한 경우에는 ‘opaque twist’ 라고 명명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와인잔은 이런 무늬 없이, 투명하여 와인 색을 관찰하는데 가장 적합하도록 제작된다.


두께

일반적으로 얇을수록 좋은 잔으로, 이는 입술과의 거리가 덜 느껴져 잔을 기울이는 그 순간 와인를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두꺼운 잔은 상대적으로 많이 기울어야 와인이가 입 속으로 들어온다. 기계로 얇게 만드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보통 수제품으로, 하나씩 일일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


무게

당연히! 가벼워야 한다. 특히 잔을 향기로 채우기 위해 스왈링(잔을 돌리는 행위)을 할 때 가벼운 잔이 훨씬 편리하다. 물론 가볍게 만들수록 비싸다.


형태

튤립 모양의 와인잔


일반적으로 잔은 립(잔 끝 부분), 볼(담는 부분), 스템(대), 풋(받침)이라는 네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잔은 한결같이 튤립 모양으로 변곡점이 아랫부분에 있다. 그 지점까지 따르면 되므로 이는 보통 잔 높이의 3부 정도에 해당한다. 나머지 7은 여백인데, 이 공간에서 향이 머무르게 되며 안으로 오므라진 잔의 끝은 향이 최대한 머물게 한다.  


재료

과거 고품질의 와인잔의 경우 한 때 납 성분이 포함된 크리스탈로 만들어졌다. 이는 일반적인잔에 비해 높은 굴절률과 무거운 편이다. 하지만 이것은 납 섭취에 따른 건강 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 납이 포함되지 않은 크리스탈로 대체되었다. 일반적으로 와인잔은 와인의 색을 잘 구분할 수 있도록 무색에 투명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적절한 사용방법

와인잔을 쥐는 적절한 방법에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규칙은 없다. 하지만 특히 칠링(냉각)된 와인의 경우 스템을 잡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체온에 의해 와인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위에서 설명)




어쨌든 개인적인 결론.

와인별로 적절한 잔에 마시면 기분도 좋고 분위기도 산다. 아는 척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와인을 좋은 사람과 마신다면 잔이 그렇게 중요할까 싶다.

스페인 백사장에서 병샷으로 마셨던 Cava(카바) 와인.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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