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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e Aug 10. 2015

와인, 어떻게 즐길까, 색.향.맛 &

Wine Basics


와인의 매력.

우선 와인은 멀티플레이어입니다.

반바지에 티셔츠입고 친구들과 이런 저런 얘기해가며 가볍게 마셔도 좋고, 멋진 드레스나 턱시도를 입고 포멀하게 마셔도 좋고. 웅성웅성한 곳에서 팝을 들으면서 마셔도 좋고, 클래식음악이 울리는 우아한 자리에서 마셔도 좋고. 이렇게 와인은 캐쥬얼부터 포멀함까지 다 어우를수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와인의 또 다른 매력이라면,

마시면서 뭔가를 계속 감상할 수 있는 충족감을 준다는 점입니다.

눈으로 색을 코로 향을 입으로 맛을 내내 즐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매력적인 행복감을 선사해주는 멋진 와인.

더 잘 즐겨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먼저 눈으로 즐기기.


1. Look


와인이 글래스에 담겨지면 우선 담겨진 상태로 색을 먼저 보세요.

그리고 손에 들고 잔을 45도정도 기울여 와인액의 가장자리와 중심부분의 색을 감상해보세요. 색을 살펴볼때는 되도록 흰색배경에 비추어보는게 좋은데요, 흰색 냅킨이나 식탁보등이 옆에 있다면 그걸 배경으로 두고 보시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색이 엷을수록 입에서 느껴지는 무게감(body) 이 가벼운 light bodied 와인이고, 레드도 와잇도 중심에 가까울수록 색이 더 진한데 예를들어 light 한 white 의 가장자리 색은 물처럼 투명하기도 합니다.


white 와인의 색 표현은 보통,

살짝 그린이 도는 옅은 노란빛 lemon-green, pale yellow(또는 straw), lemon, gold 색이 난다고 표현하는데, 대체로 오크 배럴에서 숙성된 경우엔 노르스름한 레몬 색이 아닌 보다 진한 골드 색감이 나고


red 와인의 색은 보통

ruby, garnet/brick 이라고 표현하는데,

일반적으로 말해서, 캐버네이 쏘비뇽(Cabernet Sauvignon)같은 풀바디(full-bodied) 와인일수록 진한 루비색을 띄고 투명도가 낮아지며, 피뇨누아같이 좀 더 라잇한 와인일수록 투명도는 높아집니다. 그리고 young 한 레드는 가장자리로 갈 수록 보라빛을 띄는걸 볼 수 있으며 이렇게 보랏빛이 도는 레드 와인을 보면 아 이 와인은 빈티지(생산연도)가 최근이고 과일 향이 좀 더 나고 신맛을 좀 더 가진 young 한 와인이겠구나 짐작할수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 성숙되면서 white 은 색을 얻어가고 red 는 색을 잃어간다고 말을 합니다.

음식도 처음 해놓은 색감과 짧은 시간이어도 좀 시간이 지난 다음의 색감이 달라지듯, 와인도 시간이 지나며 오래 숙성될수록 색감이 변하는데, red 도 white 도 성숙되면서 살짝 브라운빛이 도는 어두운 오렌지색감이 나는것을 볼수있고, 이런 색감을 white 에서는 amber, red 에서는 tawny 라고 부릅니다. 이런 색이 도는 red 나 white 은 일반 와인샾에서 그리 흔하게 볼 수 있진않은데 그 이유는, 일단 white은 레드만큼 장기간 ageing 되어 즐기는 경우보다는 보통 상큼한 맛으로 먹는 경우가 많기에 amber 색을 띈 white 을 흔히 볼 수 있지않으며, red 는 품종에 따라 오십년 이상도 보관은 가능하지만 tawny 색감 상태의 오래된 와인은 공급량이 이미 현저히 적고 그래서 가격이 높아질수밖에 없기에 그만큼 흔히 눈에띄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런 색을 띄는 와인은 주로 오래 ageing 된 와인일 가능성이 높지만, 빈티지가 얼마안된 young wine 에서 이런 색감이 난다는건 상한 경우일수도 있다는점 알아두세요.


색감을 감상했으면 이제 잔을 테이블에 놓고 원을 그리듯 살살 돌려줍니다. 스월링 swirling 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와인이 와인잔 안에서 몇바퀴 돌게 한 후 가만히 놔두면 와인액이 잔 안쪽면에서 주르륵 흘러내리게 되겠죠. 이것을 leg 라고 하기도하고 tear 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와인향이 진할수록 또 알코올 레벨이 높을수록 legs/tears 들이 두꺼우며 천천히 내려옵니다. light 한 와인과 full-bodied 와인 두개를 가지고 한번 시험해보세요.


이렇게 아직 마셔보기 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 와인이 어떤 와인일지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재밌지않나요?




이제 코로 즐기기.


2. SMELL


먼저 와인잔에 코를 대고 냄새를 일단 맡아보고 다시 잔을 가볍게 돌려주며 swirling 합니다.

스월링 하는 이유는 알코올 향을 좀더 날려보내고 와인액을 공기에 더 닿게함으로 그 와인에 담긴 향을 더욱 피어오르게 하기위해서 해주는건데요, 돌려준후 다시 잔 안으로 코를 넣어 향을 맡아봅니다. 위에서 대충 킁킁.이 아니고.. 이후에도 마시면서 계속 향은 맡아볼수있지만 처음 느껴지는 아로마가 아무래도 중요합니다.


와인향을 크게 나누어본다면 일단,

과일향, 야채향, 플로럴향처럼 포도자체에서 나는 아로마들이 있고,

스모키향, 이스트향, 커피향들은 주조과정 내지는 오크 숙성과에서 배어든 향이며,

숲향, 버섯향, 햄/고기향, 스파이스향들은 주로 병입된 후 숙성되어가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향데 아로마와 구분해 이를 부케라고 하기도 합니다.

   

향을 잘 구분하기위해선 평소에 매번 모든것들의 냄새를 맡아보는 습관이 좋아요. 딸기향 당연하지 장미향 당연하지 버섯향 당연하지 민트향 당연하지가 아니고, 딸기를 먹을땐 딸기 냄새를 버섯을 먹을땐 버섯냄새를 햄을 먹을땐 햄냄새를 습관적으로 맡아보는게 와인의 아로마를 분별해내는데 아주 도움이 됩니다. 음식먹을때 입에 먼저 떠넣기전에 향을 먼저 느껴보는게 식사를 즐기는데 도움이 되듯이 말이에요.


포도품종마다 조금씩 다른 향이 있고 또한 포도재배 기후에 따라서도 향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좀 서늘한 곳에서 자란 white 에선 citrus 한 레몬이나 라임, 그린애플향이나 야채향이 더 나고, 좀 더 온도가 따뜻한 곳에서 자란 white 에선 복숭아 사과 살구향이 때로는 열대과일향인 파인애플이나 망고향이 나기도 합니다. 또한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red 에선 레드나 블랙 베리같은 과일향외에 야채나 허브향이 더 나고 좀 더 온도가 높은 곳에서 자란 red 에선 쨈이나 건포도 말린 과일류의 진한 당내가 나기 니다.


또한 마시기전에 향을 맡아볼때 상한 냄새들 faulty aromas 이 난다면 마시지 않아야겠죠.

와인이 상하게되면 젖은 종이상자같은 냄새, 네일 에나멜, 또는 식초냄새가 나게되니 입에 넣기전 확인할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 다음, 입으로 즐기기.


3. TASTE


마시고 맛보기.


먼저 한모금 작게 입에 담아 삼키기전 입안에서 느껴봅니다.

한모금 작게라는 말은, 입에 와인을 머금고 이리저리 굴려보며 시음해볼때 양이 좀 넘쳐 꿀꺽 삼켜지지않을 만큼의 양입니다. 전문가들은 0.7-1 Tablespoon 정도의 양이라고 하니까 그저 참고하세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와인 테이스팅을 할때 잠깐식 이런 입 모양을 합니다

참 설명하기 애매한데, 입술을 휘파람불듯 앞으로 모으고 아주아주 작게만 입을 오픈해 공기를 들어마시는 거죠. 휘파람불땐 입안에서 밖으로 공기를 내보내야한다면 요때는 입을 아주 작게 오므리고 밖공기를 안으로 들이마시는거죠. 그러면 들어오는 공기로 인해 코속까지 와인의 향이 전달됩니다. 와인을 조금만 입에 물고 한번 해보세요.


맛으로도 음미해봅니다.

드라이한지 스윗한지,

상큼한 맛인지 좀 크리미한맛인지,

과일맛, 허브맛, 풀같은 맛, 어떤 향신료같은 맛..인지도 느껴보고,

냄새로 맡아봤던 그 향이 맛으로도 느껴지는지도 보고.


또한 와인의 무게감을 느껴봅니다.

무게감이란 흔히들 물과 우유로 비유해서 말합니다.

같은 액체여도 물, 우유, 생크림.. 등이 가진 무게감이 다르듯이 와인도 그 무게감에 따라 light bodied,  medium bodied, full bodied 라고 표현합니다.

이 무게감을 느끼게하는건 주로 타닌과 알코올의 양인데요,

타닌이 적을수록 알콜량이 적을수록 물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light bodied, 중간정도이면 우유정도의 무게감인 미디움 바디, 타닌이 많을수록 알콜이 많을수록 생크림같이 좀 더 무게를 가진 full bodied 로 구분됩니다.


이제 밸런스도 느껴보세요.

밸런스 있는 와인이라는 말은 당도, 산도, 타닌의 정도, 알콜의 정도가 적절히 균형잡힌 좋은 와인을 말합니다. 너무 단맛이 도드라지는지 신맛이 도드라지는지 타닌이 너무 강한지 알콜레벨만 너무 강한지 등등, 이 모든것이 다 적절히 균형잡혔는지 맛을 보며 언밸런스인지 well balanced 인 elegant 한 와인인지 느껴보세요.



다음은 피니쉬에 대해서.


4. Finish(Aftertaste/Length)


마셨다고 끝이면 아마 와인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알코올이 되진 못했을꺼에요.

맛을 보며 와인을 삼키고나서 그 와인향이 입에 남아있는 시간과 느낌도 중요합니다.

마신후에 어떤 느낌을 주며 사라져가는가 또한 얼마나 오래 그 향이 느껴지는가 하는 것도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삼키고 그향이 뭐였는지 생각도 안날정도로 금방 사라져버리는 와인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를 피니쉬가 짧다고 말하고, 시간을 측정해 본 적은 없지만 1분넘을 정도로? 아까 삼켰는데 와~ 아직도 향이 나~ 할 정도로 향이 오래 머무는 와인도 있는데 이럴때 피니쉬가 길다 long finish 라고 합니다.

좋은 와인일수록 입안에 좋은 향을 오래 남기게 됩니다.

마시고 나서까지 오래도록 향을 전해주는 와인.



제가 tea 도 참 좋아하는데

차도 와인도 즐기는 방법이나 느낌이 비슷한거같아요.

차를 즐길땐

알맞는 다기도 필요하고 좋은 찻잎으로 만든 차여야하고

또 온도도 잘 맞춰서 차를 우려내야하고..

천천히 색과 맛과 향등을 음미한다는점까지 와인이랑 참 비슷하지않나요?

후딱 먹어버리고 털어버리는게 아닌

바쁜 삶속에서 잠시 멈춰 자연을 느끼고 나도 느껴볼 수 있게 해주는, 느림의 미학. 이라고나 할까.. 이런점이 바쁜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더욱더 매력적인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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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가요?

글로 읽으니 그렇고 익숙해지면 아무것도 아니고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색을 보고 향을 맡고 맛을 음미하고. 즐거운 시간이죠. 와인마신다고 괜한 스트레스 받지마시고 그 시간을 즐기세요.

특히 색.과 향.과 맛.을



                                                                             @wineflora

와인 plus 매거진


작가 Jamie:

Wine Specialist WSET certified

이탈리아 와인 전문가

미국 와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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