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펠리에 유학 생활 #2
어느덧 몽펠리에에 도착한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개강 전 8월은 생각보다 많이 여유로웠기 때문에 매주 토요일은 몽펠리에의 아름다움을 찾으러 다니는 시간을 갖기로 다짐하고 주변 곳곳을 돌아다녀 보았다. 몽펠리에 시내부터 근교 해안 도시 그리고 근처 카페 등을 투어 하면서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몽펠리에를 항구 도시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 시내에서 지중해까지 나가려면 트램을 타고 약 1시간을 넘게 가야 한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작은 해안 도시는 뻬홀(Pérols)이라는 곳도 트램 3호선을 타고 Pérols Centre에서 내린 뒤 약 40분을 걸으면 그제야 바다가 머리를 빼꼼하고 있을 만큼 생각보다 멀리 있다.
지중해 도시에 왔으면 바다를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무작정 떠난 나처럼 후회하지 말기를 바란다. 차가 있다면 매주 올 정도로 아름답고 여유로운 곳이지만 트램을 타고 당일치기로 가기에는 글쎄... 차라리 옆 동네 마르세유나 니스를 갈 듯
아, 참고로 몽펠리에는 2023년 이후부터 대중교통이 전면 무료화되었다. 보통 트램을 자주 타게 되는데 별도의 검사 없이 탑승할 수 있다. 물론, 몽펠리에 거주자 한해서만. 관광객의 경우 약 1.6유로의 시티 카드(City Card)를 발급받으면 하루동안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사실, 검표원이 없기 때문에 현지인 바이브를 낼 수 있다면 그냥 타도 된다. 물론, 불시 검사를 하기에 조심하길 (갑자기 침착맨에 나온 프랑스 편, 정일영 강사의 '여권 없어 못 줘' 장면이 떠오른다)
전체적인 뻬홀의 분위기는 한적한 제주도 느낌. 당연히 아무것도 챙겨가지 않은 나이기에 그냥 바위에 앉아 한 시간 가량 파도치는 모습만 보고 있었다. 그럼에도 좋았다.
이 날 오병량 시인의 시 «묻다» 중 마지막 구절이 떠올랐다.
파도는 죽어서도 다시 바다였다
죽을힘을 다해
죽는 연습을 하는 최초의 생명 같았다
약 한 달가량을 살아본 결과 몽펠리에는 프랑스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여행지로써 크게 메리트가 있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프랑스 거주라는 영역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몽펠리에 한인협회장님께 직접 들은 바로는, 대학생 시절 학업 때문에 몽펠리에에 도착했다가, 잠시 생계를 위해 다른 큰 도시로 떠났던 사람들이 은퇴할 즈음 향수를 느끼며 돌아오는 곳이라고 한다. 문득 떠오른 것이 대비, 대칭의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이곳이지 않을까 싶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벽화가 많은 동네이다. 서울로 비교하자면 합정, 상수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싶다. 한적하고 (최근에는 사람이 많아지긴 했지만..) 조용한 거주 지역, 구석구석이 아름다운 곳이다. 사실 날 잡고 하루면 시내를 다 둘러보는데 추천하는 곳은 Aqueduc Saint-Clément, 개선문, 루이 14세 기마상, 코메디 광장, 몽펠리에 대성당, 파브르 뮤지엄 정도일 것 같다. 도보로 다 볼 수 있으니 여행 일정을 길게 잡지 않아도 될 것이다.
8월은 참 심심했구나 싶었는데 막상 개강을 하고 나니 이때가 그리워진다. 너무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