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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Aug 14. 2016

와인 소모임

소모임을 운영하다. 

와인 소모임을 운영한지  일년하고도 벌써 반년이 지났다. 처음 이 모임을 만들게 된 목적은 조금 더 다양한 와인을 접하는 것이였다. 지금은 그 목적이 좀 변했는데 와인의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모임을 운영해 보면서 참 여러가지를 느끼게 되었다. 


모임이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모임을 운영하는건 하나의 화분을 기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제때 물을 주고 애정을 가지고 길러가야 하는 것이다. 너무 많은 물을 주면 뿌리가 썩고 너무 물을 주지 않으면 식물이 말라 비틀어 버린다. 모임도 마찬가지이다. 너무 많은 모임 참석요청과 관심은 구성원들의 부담을 야기하고 너무관심해도 사람들이 이탈해 버리더라. 그래서 한달에 한번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고수 하고 있다. 번개는 수시로 참석하고 싶은 분들만.. 


솔직히 많은 분들이 모임에 나오는 걸 좀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와인 모임은 다른 모임과는 달리 신경 쓸게 많다. 정모 한번 하려면 그 모임의 컨셉을 구상해야 하고 나의 스케쥴도 비워야 하며 또 와인을 사기 위해 와인 매장이나 마트에 가야 한다. 또 컨셉에 맞게 음식점도 예약해야 하고 돈도 미리 걷어야 한다. 모임을 위해 와인도 사전에 스터디 해야 하고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을 위해 단톡방도 만들고 또 모임이 끝나고 나면 내역을 다 취합해서 정산도 해야 한다. 이 모든걸 다 모임장인 내가 해야 한다. 시간이며 돈이며 나가는게 한둘이 아니다. 


이 수고를 감내하는건 모임이 재미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이 '와인' 이라는 컨텐츠로 만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즐겁다. 더 많은 와인을 안내해 주고 싶고 그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 그래서 이 과정을 힘들다 라고 생각 안하고 즐긴다 라고 표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모임을 운영하는건 내가 더 배우는 게 많기 때문이다. 와인에 대해 많이 알아가는 것이 그 첫째요 운영을 하며 많은 노하우를 얻은게 그 둘째다. 영리 목적이 아닌 취미로 모인 사람들에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에서 부터 여러 사람들 앞에서 떨지 않고 강의 하는 것.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흥미를 이끌어 내는 것 까지 내 스스로 리더쉽이 없는 사람이라 자평하지만 그래도 일년전도 큰 문제 없이 모임을 운영하였다면 나름 선방한게 아닌가? (아직 많이 부족하면서도) 


모임을 운영하며 우여 곡절이 많았다. 소모임 어플의 특성상 만남의 목적으로 가입하시는 분들이 초창기에는 대다수였다. 그런데 지금은 꾸준한 인원 정리와 관리로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들만이 남았다. 문제는 서로간의 만남을 강제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선비같은 분들만 남으셔서 모임내 만남이 한번도 성사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희안하다. 모임에 선남선녀가 많은데.. 다들 눈들이 높으신가? 


와인 동호회를 언제까지 운영하게 될지는 기약이 없다. 아마 결혼하게 되면 더 이상 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가정이다 회사다 챙기기 정신이 없을테니 말이다. 모임을 운영한다는게 결코 쉬운일은 아니지만 여력이 될 때 까지는 이쁘게 가꾸어 나가보고 싶다. 


하~ 이렇게 와인 일기를 쓰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이렇게 와인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즐겁다. 


와인 앤 라이프. 소모임 그리고 소모임 운영진 분. 소모임 참석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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