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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Aug 13. 2016

와인과 온도를 고민하다.

와인을 좀 더 맛있게 마시는 법 "온도"

한창 보르도에 미쳐 있던 우리들.. 퇴근 후 어그적어그적 모여 와인 작당을 시작 하였다. 역시 여느때와 같이 형네 집에서 저녁겸 반주로 와인을 곁들이기로 하였다. 

형에게 물어 보았다. 

"오늘은 그래 어떤 와인이야?"

"알면서 물어? 우리집에 보르도 와인 밖에 없어." (굉장히 빠른 말투로)

"헐.. 다음에는 우리집에서 다른 와인 가져올께.. 제발 다른 와인도 즐기자."

"난 아직도 보르도에 대해 알아가야 해서.. 허~ 그러도록 하자."

하면서 형은 실온에 보관하던 와인을 꺼내 들었다.

"응?! 그건 왜 셀러에 넣어 두지 않았어?"

"아 셀러가 가득 차서..셀러에는 좀 비싼와인들만 들어 있어."

"그건 얼만데.?"
"오만원(정가는..) 싸게 샀어 행사가로"

"헐~ 오만원도 비싸! 형!!"

"아무튼 어여 마시자. 근데 이거 마시기에는 좀 미지근할 것 같은데.."

"아니.. 우리가 언제 그런거 따졌어? 그냥 난 상온에도 좋더라. 그냥 따서 마셔 보지뭐."

"아니야 온도를 좀 낮출 필요가 있어.."

하더니 형은 주방용 수건을 꺼냈다. 그리고 물을 적셔서 와인병을 감쌌다. 

"하하! 그거 감싼다고 온도가 내려가? 뭐 열을 뺏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니가 뭘 잘 모르는구만."

하더니 형은 냉장고에 와인을 넣어버렸다. 

"어? 그러면 온도가 빨리 내려가남?"

"응!!! 물기가 증발하면서 온도가 더 빨리 내려가심" 

"그거 신기하네.."

"그냥 냉장고에 넣어 두는것보다 더 빨리 내려가.. 주문한 음식이 오려면 시간이 좀 있으니까 잠시만 냉장고에 넣어두자.."

그렇게 15분이 흘렀을까?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어느덧 도착하였고 형이 와인을 꺼대 들었다. 

"자 만져봐.."

오! 정말 신기했다. 와인이 정말 빠르게 온도가 내려가 있는게 느껴졌다. 

"아주 차가운건 아닌데 그래도 온도가 적당히 내려간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에는 딱 적당한 온도야. 한번 마셔보자."


정말 딱 괜찮은 온도였던 것 같다. 레드와인을 좀 마셔보았는데 레드는 온도가 너무 낮으면 오히려 맛이 없어지는 음료다. 책을 보면 18도가 보르도와인의 적정한 온도라고 나오는데, 사실 그저그건 적정한 온도일 뿐이고 18도 이상이면 끓이지 않는 이상 실온의 와인을 그냥 마셔도 좋다. 나는 오히려 실온이 더 맛있게 느껴졌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른 것이니까)


"근데 그러고 보니까 레드는 온도를 차갑게 해서 마셔본적이 없는것 같다?"

"차갑게 마시면 더 맛이 없어지거든.."

"그래?"
"레드의 타닌 성분이 차가우면 더 쓴맛을 느끼게 해. 우리가 와인을 즐기는 거지 약을 먹는건 아니잖아?"

"아.. 타닌이 병주고 약주고 다하는구나.."

"사실 너도 알다시피 타인이라는 건 산화방지제잖아. 와인에 숙성에 도움을 주고 말야..이 성분이 씁씁하고 텁텁하게도 하지만 이 타닌이 더 와인을 풍부한 맛과 강한 빛깔도 만들어 내는거.."

"그래서 타닌을 미워할 수 없지.. 타닌은 강력한 산화 방지제 이지만.. 이게 한번 오픈 되면 이 타닌도 소용없게 되잖아. 오히려 이 타닌감이 사라지면서 엄청난 풍미로 변하게 되니까.. 모든 와인은 그 공략법이 따로 있는것 같아. 신묘해 신묘해"


"와인 이야기 하다보니까 타닌까지 가네.. 아무튼 예전에 와인 모임에서 비교 테이스팅을 했거든 온도에 따른 와인의 맛."

"응! 그거 신기하네"

" 한잔은 실온 한잔은 냉장고에서 온도를 적정온도보다 낮춘거.. "

"응 그랫더니?"

"진짜 풍미의 차이가 엄청나. 그냥 실온 마시는게 더 나.. 오히려 냉장고에 넣어두었던걸 정상 온도로 올려야지 마실만 했어.."

"역시 정열의 레드라 그런가? 화이트는 어때?"

"화이트는 온도가 더 낮아야해. 

"얼마였지?"

"10~12도"

"상당히 낮은데? "

"너도 알다시피 화이트는 청량감이 생명이잖아? 이 온도의 화이트가 목구멍을 때리면 캬!!! 그것만큼 상쾌하고 괜찮은게 없어. 음..이게 얼마나 청량하냐면.. 무더운 여름날 물로도 갈증을 해결 못할때가 있지?"

"응 그런날은 맥주 한잔따면 대박이지"

"맥주말고 이 온도의 화이트를 따면 더 대박이야. 해결 안될 것 같던 갈증을 순식간에 날려 버린다니까?"

"오오 ~ 대박이다. 다음에는 맥주가 아니라 화이트를 따보자. 시원하게 " 

"호~?! 그래? 그럼 뭐 오래 갈 필요가 있나.. "

그러더니 형이 또다시 화이트를 꺼내 들었다. 

"형.. 오늘 다 못마실 것 같아. 우리한테는 한병이 치사량이잖아. "

"야!! 와인은 말이 나왔을때 마셔야 하는거야~"

하더니 와인을 만져 보았다. 형은 뭔가 만족하지 못한 표정이였다. 

"이게.. 와인셀러가 레드온도에 맞춰나서 온도가 더 내려가지 못했어. 더 내려야 해."

"그러면 아까처럼 수건을 둘둘 말아보지 그래?"

"그것도 좋은데 좀 기다려봐~ 화이트는 화이트를 마신는 방법이 있지. "

하면서 천장에서 뭔가 주섬주섬 꺼내들었다. 쿨러 였다. 

"오! 그거 쿨러 아니야?"

"이런 날이 올줄 알고 미리 구비해 두었지. "

하면서 형은 쿨러에 냉장고에서 꺼낸 얼음을 담더니 물을 채웠다. 나도 해보았는데 얼음만 쿨러에 담아 두는것보다 물을 담아 두면 더 빠르게 차가워 지더라. 그리고 쿨러가 있으면 온도를 계속 차갑게 마실수 있어서 더 좋기도 하고 .. 우리는 그렇게 화이트도 시작하였다. 형은 가끔씩 쿨러에 넣어둔 화이트의 병을 감싸안듯이 손으로 만져 보았다. 

"그걸로 온도 측정이 되?"

"이게 경험이 쌓이면 신기하게 된다? 이정도 온도면 맛있겠구나! 하고 느껴져. 지금이야. 맛있을꺼야."


하면서 화이트 잔에 화이트와인을 졸졸졸 따라 주었다. 

세상에.. 이 끊없는 청량감이람. 휴양지의 바닷가에 (구체적으로 하와이) 누워 모히또를 빨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온도에 집착하는 구나. 이거 겁나 청량해. 이순간을 못잊을 것 같아.... "

"이래서 와인은 알아야 하는거야. 그냥 마셔도 맛있지만 와인을 알고 마시면 끝내주거든.."


정말 좋은 순간이였다. 이렇게 와인을 하나 둘 알아 간다는 것도 좋았고, 좋은 와인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았다. 천국이라게 바로 이런 걸까? 


형이 갑자기 또 나에게 물어 보았다. 아.. 형의 와인스쿨은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여름철 와인을 실온에 보관하지 않는 이유도 알고 있지?"

"그래서 와인 셀러 산거잖아. 열화 된다고 해서"

"응응 열화 되면 와인이 더이상 와인이 아니게 되. 상하게 되는거지. 막 길거리에서 싸게 파는 와인들 있잖아 기간이 오래 되어서.."

"아.. 어 있어 나도 몇번 사보았지 싼 맛에.."

"물론 다 그런건 아니지만, 와인이라는건 보관이 어려우므로 그런건 열화가 되었을 가능성이 커.. 따면 교환도 어려우니까 잘 알고 사는게 중요하지."

"아.. 좀 조심해야 겠다"

"그래.. 책에서는 26도만 되도 열화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여름이 좀 덥냐? 왠만하면 보관이 잘 되어 있는 와인을 마시는 게 중요해.."


오늘 정말 많이 배웠다. 온도 하나에 와인의 세계가 저변이 넓어지는구나. 앞으로도 더 맛있게 마실 수 있겠어. 땡큐브로!!


요~





 반드시 지킬 필요가 있냐고?


내 대답은 노!! 하지만 보다 맛있게 즐기려면 온도를 한번 맞춰 보는 것.. 


뜨겁지만 않으면 된다며 와인셀러까지 샀잖아. 


와인셀러의 온도는 항상 일정하게;; 그런데 화이트와 레드의 보관온도가 다르다는 사실이 슬프다.  


레드는 미지근하게 마셔도 좋아 아니 그 온도가 더 좋아. 차갑게 시원하게? 오히려 더 맛이 


나중에 되면 와인병만 만져보고 아 이정도면 마시면 시원하고 좋겠다 판단이 되지. 


너무 차갑게 보관하면 주석산이 생기니 주의 할 것.. 


너무 따뜻하면 와인이 상하게 되 식초를 맛보고 싶다면 도전해 보길.. 





빠르게 온도를 내리는 법

냉동실이 있다고? 아니 그것보다 빠른게 있다. 

1. 얼음이 담긴 바틀


2. 수건에 물을 적셔서 냉장실에 넣어 둔다. 


이 두가지 방법으로 빠르게 온도를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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