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개구리

반가운 늬앙스의 익사라니

by WineofMuse

봄이면 산이며 들로 개구리나 미꾸라지를 잡으러 쏘다녔다.

어디서 본건 있는지라 개구리 뒷다리를 불에 구워 먹는 것이 당연한 '멋'정도로 인식되던 때였다.

먹을 것이 부족했다거나 굶주려 있던 건 아니었다.


개구리가 먹을만한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했지만 당시의 유흥이나 오락이라는 게 딱히 수렵, 채집 말고는 별다른 게 없던 시절이기도 했다.


철사줄을 꿴 분유통 안에는 개구리 서너 마리 외에도 물방개나 올챙이까지 다양하게 잡혀 들어왔다.

개구리 이외의 것들이 잡혀 들어오는 건 순전히 동네바보 하나 때문이었다.

지금 와서 아무리 이름을 떠올려 보려 해도 한 번도 불러본 적 없는 이름이라 가물거리지도 않는다.


아는 거라곤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것과 나이도 모른다는 것.

단발머리에 커다란 덩치, 행동이 굼뜨고 늘 침을 흘리거나 웃고 있었다.


한 손에 과자 봉지나 막대사탕을 들곤 노는 무리 곁을 빙글빙글 돌곤 했다.

다방구나 술래잡기를 함께 하진 못해도 산으로 개울로 무리 지어 떠나는 아이들에겐 제약 없이 따라붙곤 했다. 깍두기로 끼워주기에는 방해가 되지만 근거리의 모험에는 기꺼이 끼워준 것이다.


개구리만 잡아야 한다니깐!

한 아이의 짜증 섞인 목소리와 함께 올챙이가 작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다시금 저수지로 빨려 들어간다. 뒷다리가 막 나오려던 올챙이 입장에선 개구리가 될 절호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수풀의 가장자리와 수면 사이를 응시하며 개구리가 튀어 오르길 찬찬히 기대했다. 뜨뜻한 봄 햇살과 저수지의 잔잔하고도 고요한 물결이 반짝거렸다.


동네 바보가 물 안을 쳐다보고 있다.

저수지 한가운데 떠 한참을 바닥만 쳐다보고 있다.


한 아이가 한달음에 동네로 달려가 소리쳤다.

어른들 몇몇이 부리나케 뛰어와 아이를 건져내었다.


한 여인의 비통한 울음소리 뒤로 한 아줌마가 주억거리며 혼잣말을 읇조린다.


갔구먼.


그녀의 말 끝에서 알싸하게 묻어나는 후련함 같은 것을 느꼈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봄, 단발머리 그녀는 기회를 얻으러 갔다.

개구리 말고, 다방구가 가능한 아이가 될 기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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