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일부

by WineofMuse

나는,

나의 자유 중 작은 파이를 제대로 구워내었다.

인간과 관계의 연연함이라는 파이이다.


싫어하는 사람을 안 볼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굳이 연락을 하거나

아쉬울 일이 사라졌다.


십여 년 전, 인맥관리라는 엉터리 단어에 현혹되어

쓸데없이 주소록을 펼쳐 괜한 소식과 안부를 전하는 일을 아예 없애버렸다.

부모도 가족도 어른도 선배도 후배도 끊어 버릴 인연들은 모조리 잘라내었다.

쓸데없는 친척의 간섭도 없고 챙겨야 할 경조사도 없다.

동문회나 동창회의 연락도 거절로 일관한다.

친구들은 일 년에 한두 번 마음이 동할 때나 연락을 해본다.


그래도 편하다.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함께 밥을 먹고 싶은 사람과 밥을 먹는다.

같이 취하고 싶은 사람과 술을 마신다.

억지로 취할 필요도 없고 가고 싶지 않은 술자리나 접대 자리로 밤거리를 헤매지 않는다.

관리하고 가꿔야 할 인맥은 버려버렸다.

앞으로도 누군가와 친해지거나 서로 죽이 맞아 쿵짝꿍 할 일은 적어지지 싶다.

조직이나 카테고리 안에 스스로 걸어 들어갈 빈도는 낮아질 것이다.


그대로 두어도 언제나 싱그러움을 잃지 않을 사람들만 곁에 두었다.

나 역시 그들처럼 그래야만 한다.


처음에는 스스로를 너무 가두거나 고립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뒤따랐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고독을 즐겨야 한다는 좋은 명제도 따른다.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타인이 아닌 나의 내면에 이미 한가득 있었다.

내가 가진 것을 다루고 가지고 놀고, 즐기는데도 하루 한나절이 모자라고 바쁘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평판을 신경 쓸 따위의 시간은 없다는 것으로 판명이 나고 말았다.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행복감은 부수적이면서 가장 강렬한 보상이다.


이렇게 나는 '대'손절의 시대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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