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동기와 열정은 비슷해.

리셋_출간_나의 인생을 바꾼 습관

by WineofMuse

우리는 동기와 열정을 혼동한 채 살아간다.

motivation 동기는 passion과 매우 흡사한 성격적 특성을 지닌다.

둘의 성격은 비슷하기에 거의 매일 어울려 다닌다.

나는 그 둘을 만나는 날이 일 년에 5번 정도 되는 것 같다.


방문한 것이 동기인지 열정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불같은 정열을 느끼고 모든 일을 제쳐두고 발사하는 로켓의 추진체처럼 엄청난 열정을 분출했다.

그리고 며칠 못 가 주저앉고 만다.


집에는 그렇게 쌓인 홈트레이닝 물품들이 쌓여간다.

그렇게 하다가 만 취미와 하다가 슬그머니 관둔 사업의 흔적들이 집안의 곳곳을 배회하고 있다.


턱걸이바, 실내자전거, 로잉머신, 요가매트, 지압목베개, 밴딩, 아령 등등 이 중 집에 남아있는 건 요가매트 하나뿐이며 그마저도 잘 꺼내지 않는다.


그 물건을 살 당시의 결심은 어땠는가?

아마도 운동기구가 망가질 때까지 사용하고 날씬하고 멋진 근육질의 나를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밋밋한 불러온 배를 가지고 있는 중년일 뿐이다.

얼마 못 가 운동의 동기에 의해 사모은 물건들은 아주 저렴한 가격에 또 다른 열정인에게 팔려갔다.

빨래 걸이로 전락하곤 하는 실내자전거도 상태가 좋은 것들만 중고장터에 올라온다.

오래 타서 사용감이 있다는 실내자전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우리는 단지 동기가 생겼다는 것을 열정과 혼동하곤 한다.

다만 불꽃이 일었을 뿐인데 그것을 생활 속에서 불타오르게 하려는 욕심이 앞서는 것이다.

혹자는 열정을 숯에 비유하곤 한다.

다 타오르고 나서도 은은하게 주변을 열로 채울 수 있는 것이 열정이라는 뜻이다.

너무 빠르게 타오른 열정은 숯을 남기지 못하고 불타 없어져 버린다.

계기와 동기를 만났을 때 우리는 그것이 열정으로 옮겨 불타지 않게 잘 관리해주어야 한다.

단지 열망에 몸이 달구어졌다 해서 성공과 완결의 단계에 진입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주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앞서 나간 기분은 모든 일을 그르치게 하곤 한다.


베토벤은 작곡을 하다가 미친듯한 영감이 몰려오면 펜을 내려두고 잠시 산책을 나가곤 했다 한다.

당장의 영감과 미칠듯한 열정으로 쓰인 곡은 당장은 즐거울지 모르나 내일의 작곡을 방해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인류 역사상 손에 꼽히는 명곡이 베토벤이 가장 실의에 빠져있던 시기에 쓰였다는 것을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꾸준히 타오르는 잔잔한 열망을 선호해야 한다고 현자들은 이야기한다.

질적 우위보다는 양적 우위를 점하는 것이 명작을 뽑아내는 선결과제라는 이야기를 하는 작가도 많다.

뛰어난 문장은 빚어내는 것이 아니라 훗날 누군가에 의해 발견된다는 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나는 참 많은 일들을 시도하고 중간에 슬그머니 포기했던 전적이 있다.


웹에이전시, 행사장소 플랫폼, 친환경 세제, 고급맞춤타월, 캐리어 공유 서비스 등 어느 정도 진행하다 실패를 맛본 사업도 있고 시작도 못하고 설레발만 치다가 접은 사업도 있다.

당시의 기분을 떠올려 보자면 그러했다.

열정과 열망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당장 다음 달에 성공에 진입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곤 했다.

여지없이 수백억을 벌고 엑시트를 하고 호텔과 맛집을 멋진 슈퍼카를 타고 순회하는 꿈을 꾸곤 했다.

그렇게 나는 아무것도 아닌 채로 인생을 허비하며 지내왔다.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가슴만 뛰고 말았던 것이다.

모름지기 큰일을 할 사람이라면 동기와 열정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한걸음 물러서서 다가오는 열정을 관조하고 천천히 품어 지긋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매일의 루틴 속에 단단해진 나를 만들고 곧은 심지를 가진 어른만이 둘을 구분하고 처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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