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ineofMuse Jun 25. 2019
제주도에서 행사를 진행했을 때의 일화다.
클라이언트가 저녁식사를 하잔다.
오늘 수고가 많았으니 꼭 저녁 한 끼 하자고 한다.
그쪽은 9명 우린 2명
해물탕과 소주, 맥주 음료가 곁들여졌다.
음식이 나오기 전 격려와 치하의 한 말씀도 빠지지 않았다.
덕분에 행사가 잘 치러졌노라며...
그런데 .. 공단 내규상 1인당 식비 제한이 있으니 "식비는 품빠이(?) 합시다." 란다.
정말 이렇게 이야기 했다.
그들의 얼큰한 저녁을 위해 내가 초대되었다는 사실이 못내 부끄러웠다.
왜 인지 모르겠다.
구차한게 싫어 일도 주셔서 감사한데 그냥 저희가 대접하겠노라 하고 밥을 삿다.
별다른 대화도 없이 그들은 그들끼리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돌렸고
난 고개를 파묻고 열심히 해물탕이나 씹어야 했다.
알 수 없는 부끄러움과 적당한 분노가 적당히 잘 섞인 저녁이었다.
순간 와지끈~!! 소리가 이빨 사이에서 났다.
부러졌구나 싶었다.
다행히 이는 안 부러졌지만 잇몸이 크게 붓고 치아에 금이 간 듯했다.
요즘도 간간이 잇몸이 욱신거리고 아플 때마다 제주도의 그 해물탕이 생각난다.
그날 저녁
박사학위를 딴 자들로만 이루어진 클라이언트에 대한
약간의 헛구역질 같은 것이 아직 다 씹지 못한 해물들처럼 한구석에 맴돌고 있다.
그때 금이 간 건 이빨이 아니라
"당연히 식사 대접을 해야지요"라고 했던
나의 멘트 속에 숨겨진 알량한 자존심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