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ineofMuse Feb 13. 2022
설이 지나고 목, 금요일 아들은 방과 후 과정에 참여했다.
보낼지 말지 잠깐의 고민이 있었지만
별일 있으려냐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토요일 오전에 부부내외는 3차 접종을 맞았다.
오후 즈음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밀첩 접촉이 있었으니 아들을 선별 진료소에 데려가 검사를 받으라는 통보였다.
확진자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는 터라 이제는 당국에서도 손쓸 방도가 없어 보인다.
문자도 없고 확진자 추적도 물리적으로 안된다.
선별 진료소에 사람이 너무 많아 월요일 오전에서야 검사를 받았다.
화요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고 우리 내외와 딸아이까지 나란히 검사를 받았다.
전원 확진이었다.
안 그래도 일요일부터 조짐이 시작되었다.
다른 이는 차치하고서라도 우선은 내가 가장 크게 아팠다.
두통에 미칠듯한 오한이 왔다.
혼자 시베리아에 떨어진 줄 알았다.
하루하루 증상이 업그레이드되어 몸 위에 쌓여갔다.
다음날은 기침이 너무 심했고 가슴이 아팠다.
폐를 토해낼 것 같이 기침을 이어갔다.
목도리를 감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은 신경통의 날이었다.
다음날은 약기운 탓인지 속이 계속 느글거리고 울렁거렸다.
기침이 잦아진다 싶으니 코와 귀가 먹먹하니 온통 막혔다.
여전히 소화가 안되는지 도통 뭘 먹지 못했다.
집에만 있으니 하루 18시간 정도를 잠만 주구 장창 잣다.
와이프만 애들 챙기느라 고생이었다.
도무지 움질 일수가 없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체력이 금방 고갈되어 4시간씩 잠을 자고 일어나고의 반복이었다.
비대면으로 약을 타 왔는데 약이 너무 강하다.
우선 입에서부터 쓰고 먹고 나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한 움큼 털어 넣고 뜨끈한 배를 움켜쥐고 다시 잠을 청했다.
꼬박 1주일 일요일에서 다음 일요일까지 아팠다.
아픈 와중에도 틈틈이 글을 미친 듯이 썼다.
목차와 초고를 완성했다.
써놓은 다른 이야기들도 하나둘 발행 버튼을 눌렀다.
물론 사진 자료와 채워 넣어야 할 디테일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목차를 정리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였다.
삶이 1주일 멈춘다고 크게 낙오될 것 없었다.
우리만 멈춘 게 아닌 탓도 있겠지만 회사일은 나름 수주가 될 것들은 수주가 되었고
가게는 이참에 푹 쉬었다.
재고는 이미 상했을 거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몸도 마음도 가뿐하게 따라줄지 의문이다.
정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가 되었다.
주변에서 후배들이 슬슬 자기네도 걸렸다는 비보가 전해져 온다.
부디 크게 아프지 않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