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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by WineofMuse

김정운 교수의 창조적 시선에 나온 구절 중에

"유리 창문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왕과 귀족만의 특권이었다."는 구절이 있다.

유리 제작 기술은 국가의 기밀이었고
유리를 소유하고 창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시선과 빛을 소유했음을 뜻했다.

왕과 귀족이 자신의 영지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창을 내었다면 교회는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소유했다.

일종의 진귀한 특수효과를 연출해 신과의 만남을 장엄하게 극대화한 것이다.
그것이 스테인드글라스이다.

2025년 우리는 창문의 유리가 우리의 눈앞에 물질의 형태를 가지고 존재함을 굳이 일깨우거나 자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흔해진 것이다.

스마트 폰과 모니터, tv를 통해 거의 무한대의 정보를 제공받는다.

작은 유리 너머로 무엇을 받아들이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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