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디지털 자산의 일상화와 IR의 변화

디지털 자산은 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언어다

by 꽃돼지 후니

디지털 자산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 NFT, 토큰화된 증권까지—우리는 어느덧 ‘디지털 자산의 일상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SNS에 올린 한 장의 사진, 내가 찍은 짧은 영상, 나만의 창작물이 새로운 가치를 지니고 거래되는 시대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이 모든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기술은 분명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느냐다.

NFT는 단순한 이미지 파일이 아니다.
어떤 이는 그것을 멤버십의 증표로 쓰고, 어떤 이는 사회 참여의 방식으로 확장한다.
그 안에 담긴 희소성, 공동체, 문화적 상징성은 인간의 해석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디지털 자산은 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언어’가 되어가고 있다.
개인이 만든 디지털 기부 토큰이 수천 명의 마음을 움직이고,
한 장의 NFT가 지역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고리가 되기도 한다.

기술은 그저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일 뿐이다.

우리가 놓쳐선 안 될 건, 해석과 책임은 언제나 사람에게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자산은 그만큼 윤리적 기준과 사회적 합의를 요구한다.
무분별한 남용, 해킹, 정보 왜곡, 프라이버시 침해 같은 부작용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그 기술을 다루는 사람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결국 디지털 자산의 진짜 가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다.
우리는 기술을 소유할 수 있어도, 의미는 스스로 정의해야 한다.
그 의미를 해석하고 사회와 공유할 때 비로소 기술은 ‘진짜 가치’가 된다.

기술은 수단이다. 해석은 사람의 몫이다.
그 순서를 잊지 않는 것, 그것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이다.


디지털 자산은 일상이 된다

2025년, 국회는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첫 공청회를 열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물론, 스테이블코인, NFT, CBDC, 토큰화된 주식과 부동산까지—이제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아닌 제도적 자산이 되려 한다.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은 “디지털 형식으로 표현되며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이다.
그 안에는 변동성 높은 암호화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법정화폐에 1: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USDC, DAI), 예술품 형태의 NFT,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심지어 토큰화된 주식과 채권까지 포함된다.

이 흐름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금융, 법률, 콘텐츠, 데이터까지 모든 산업이 디지털 자산 기반으로 재구조화되는 시작점이다.
그렇다면 IR(Investor Relations)은 이 변화 앞에서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변화하는 자산, 바뀌는 투자자 질문

과거 IR은 정해진 수치와 공시를 전달하면 됐다.
그러나 이제 투자자는 묻는다.
“이 회사의 수익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에도 열려 있는가?”
“NFT IP를 자산화할 수 있는 수단은 어떻게 확보하고 있나?”
“토큰화된 부동산 수익이 전체 포트폴리오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IR담당자 역시 '자산의 정의'부터 다시 공부해야 한다.
우리가 익숙했던 ‘매출’, ‘EBITDA’, ‘주당순이익’의 뒤에는 이제
‘디지털 발행 구조’, ‘토큰화 유동성’, ‘디지털 유통 기제’ 같은 단어들이 함께 있어야 한다.


단적인 예로,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Circle은 자사 IR자료에
USDC의 시장 점유율, 스테이블코인 총 발행량, 그리고 법정화폐 연동 구조에 대한 설명을 포함했다.
단순히 ‘매출이 늘었다’가 아니라, ‘디지털 자산을 통한 신뢰 기반 결제 채널이 늘었다’고 표현한 것이다.


디지털 자산 시대 IR의 생존 전략


(1) 데이터 리터러시와 기술 해석력 확보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안정적인 디지털 통화가 아니다.
발행 구조, 담보 시스템, 리스크 해소 메커니즘 등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IR담당자는 이를 단순화해 투자자에게 ‘이 회사가 왜 안전한 구조를 선택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공청회에서도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의 발행 조건으로
“예치금 및 준비금 기반 발행”, “법정화폐 담보”, “분산원장 기반 보고 체계” 등이 명시되었다.
이러한 조건이 우리 사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IR은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


(2) 글로벌 규제 대응 능력

IR은 한국 투자자뿐 아니라 해외 기관 투자자와도 소통해야 한다.
미국 SEC는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으로 분류하려 하고, 유럽은 MiCA를 통해 규제를 세분화한다.
IR담당자는 이 글로벌 규제의 차이를 이해하고, 기업의 규제 대응 전략을 요약해 전달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은 발행형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지만, 미국은 상업적 발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식의 설명은
외국계 투자자에게 중요한 투자 판단 기준이 된다.


사례로 보는 IR 진화의 방향


(1) NFT 플랫폼 기업 A사

이 회사는 웹툰 IP 기반 NFT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운영한다.
IR 초기에는 단순히 NFT 판매량을 공개했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 후 IR팀은 “해당 NFT의 로열티 수익 구조”, “보유자 평균 보유 기간”, “IP 가치의 디지털 순환 구조”를 제시했다.

투자자는 단지 거래량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이 어떻게 반복적 수익을 만들어내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2) 해외 사례: JP모건의 디지털채권 발행 IR

JP모건은 블록체인 기반 ‘Onyx’를 통해 디지털 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실시간 유동성 관리에 활용했다.
IR팀은 이를 단순히 “새로운 채권 상품”으로 설명하지 않고,
“자본시장 접근 속도의 혁신”, “비용 절감 효과”, “디지털 자산의 대체 가능성”으로 포지셔닝했다.

IR이 단순 정보 제공이 아니라, 시장 변화의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는 사례다.


미래 IR은 ‘디지털-가상-실물’을 해석하는 역할이 된다

디지털 자산이 일상화되는 사회에서,
투자자는 ‘디지털’과 ‘실물’의 경계에 있는 기업에게 질문한다.
“이건 실질적 수익인가, 가상적 투자인가?”
“기술이 신뢰를 어떻게 담보하는가?”


그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CEO만이 아니다.
IR담당자는 기술과 법, 투자자 심리의 접점을 설계하는 커뮤니케이터가 되어야 한다.

디지털 자산 시대 IR은 더 이상 ‘기록된 과거’를 보고하는 사람이 아니다.
‘디지털 자산이 만드는 미래’를 투자자와 함께 해석하고 설명하는 역할이다.


기술보다 해석이 중요하다

AI가 모든 것을 분석해준다.
디지털 자산도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그 모든 구조와 숫자가 어떤 맥락에서 작동하는지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IR이다.


앞으로 IR은 더 많은 기술 용어를 배워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언어로 신뢰를 설계하는 ‘디지털 시대의 통역가’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
기술은 수단이고, 해석은 사람의 몫이다.
디지털 자산이 일상이 되는 시대, IR의 본질은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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