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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돼지 후니 Oct 24. 2024

달랏의 웨딩벨

베트남에서의 결혼식과 뜻밖의 제안

1장: 피로연의 피로

"축하드립니다!"

웨딩홀 입구에서 하객들을 맞이하며 허리를 굽히는 동안, 민지는 자신의 결혼식이 이런 모습이 되지 않기를 다짐했다. 대학 선배의 결혼식이었다. 신랑 신부는 정신 없이 하객들과 사진을 찍느라 정작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축의금을 내고 밥 한 끼 먹고 가는 하객들의 모습은 마치 일상적인 거래 같아 보였다.

"재현씨, 저는 저런 결혼식 하기 싫어요."

옆자리에서 젓가락질을 하던 재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3년째 연애 중이었고, 올해 안에 결혼을 계획하고 있었다.

"나도 그래. 근데 우리나라에서 결혼식을 안 하자니... 그동안 다른 사람들 결혼식에서 낸 축의금도 있잖아."

재현은 한숨을 쉬었다. 지난 5년간 참석한 결혼식들을 떠올리며 계산해보니 거의 천만원 이상 축의금을 냈던 것 같았다.


2장: 새로운 발견

그날 저녁,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던 수민의 눈에 한 게시물이 들어왔다. 베트남 달랏의 한 리조트에서 올린 작은 결혼식 사진이었다. 하늘정원에서 올린 세레모니는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웠고, 하객들은 모두 편안한 모습이었다.


"재현씨, 이거 봐요."


재현은 수민이 보여주는 사진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았다.


"와... 이렇게 하면 되겠다. 근데 비용은 어떨까?"


수민은 바로 검색을 시작했다. 놀랍게도 항공권, 숙박, 결혼식 비용을 모두 합해도 한국에서 웨딩홀 대관하는 비용보다 저렴했다.


3장: 결심

민지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시내 웨딩홀 열 군데를 돌아봤지만, 하나같이 날짜가 없거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부르고 있었다. 예식장 하나 잡는 것도 이렇게 힘들다니. 결혼 준비가 이제 막 시작인데 벌써부터 지쳐가고 있었다.


"제현씨, 우리 그냥 베트남에서 할까요?"


퇴근하고 돌아온 재현이 넥타이를 풀며 민지의 말에 관심을 보였다.


"그때 달랏 사진이 자꾸 관심이 가긴 했어요"


"여기 언니가 다른 기사를 하나 보내줬는데. 요즘 젊은 부부들이 해외에서 가족과 친지만 부르는 스몰웨딩을 많이 한다네요. 달랏이나 다낭 같은 데서요. 비용도 훨씬 적게 들고, 가족들도 다 같이 휴가 겸해서 갈 수 있대요."


재현은 소파에 앉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도 요즘 결혼 비용과 장소 등으로 머리가 아팠다. 신혼집 대출금만 해도 만만찮은데, 웨딩홀, 스튜디오, 예물... 하나하나가 큰 금액이었다.


"근데 그게 가능할까요? 양가 부모님들이 동의하실지..."


"재현씨, 우리 한번 제안해보는 건 어때요? 어차피 결혼식은 우리를 위한 거잖아요. 부모님들도 이해해주실 거예요."


4장: 설득

다음 주말, 양가 부모님들을 모시고 식사 자리가 마련되었다.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시던 부모님들도 민지와 재현의 설명을 듣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지는 듯했다.


"그래, 요즘 시대가 달라졌으니까." 민지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너희가 행복하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면, 그게 중요한 거지."


재현의 어머니도 고개를 끄덕이셨다. "베트남이면 다들 좋은 추억도 만들 수 있겠네. 친척들도 다들 좋아할 것 같아."


양가 부모님들의 동의를 얻은 후, 민지와 재현은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웨딩 플래너를 통해 달랏의 한 리조트를 예약했고, 하객들의 항공권과 숙소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회사 사람들에게도 베트남에서 작은 규모로 소몰웨딩을 한다고 하니 요즘 트렌드라고 모두 긍정적으로 이해해 주셨다. 오히려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너네 현명한 선택한 것 같아. 나도 당시에 그럴 걸 그랬어." 결혼 3년 차인 민지의 직장 동료가 말했다.


5장: 예상치 못한 만남

달랏 공항에 도착한 지 이틀 째 되는 날, 민지는 리조트 로비에서 뜻밖의 인물과 마주쳤다. 대학 시절 동아리 선배인 현우였다.


"민지? 여기서 만나다니!"


"선배! 어떻게 여기에..."


현우는 웃으며 설명했다. "나 여기서 사업하고 있어. 무역 회사 운영하는데, 마침 이번에 직원들이랑 워크숍 겸해서 왔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현우는 베트남에서 꽤 큰 규모의 사업을 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자금 흐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결혼식 축하해. 그리고 내가 제안하나 해도 될까? 대신 행기 값이랑 숙박비 일부를 내가 지불하고 대신 한국 들어갈 때 현금 좀 들고 가면 되는데 가능하겠니?

베트남에서 얻은 수익을 송금으로 보내면 수수료가 너무 높아서 그렇다고 하연서 아는 사람이고 어렵지도 않고 부탁할게"


남편과 의논해서 다음날 답변하겠다고 한후 헤어졌다.


6장: 제안

현우의 제안은 단순했다. 그의 회사가 한국의 거래처에 보내야 할 돈이 있는데, 공식적인 송금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다. 대신 결혼식에 온 하객들에게 현금을 맡기고, 한국에 돌아가서 그 돈을 받는 방식을 제안했다.


"일인당 천만 원씩이야. 너희 결혼식에 온 하객들 중에 믿을 만한 사람들만 골라서 하면 돼. 대신 그 사람들 비행기 값이랑 호텔비 일부를 내가 지원해줄게  아님 결혼식 비용 중 일부를 지원해도 돼고."


민지와 재현은 망설였다. 불법은 아니지만,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걱정 마. 다들 하는 거야. 너희한테도 도움이 되고, 나한테도 도움이 되는 거지."


7장: 선택

결혼식 전날 밤, 민지와 재현은 오랜 대화를 나눴다. 현우의 제안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돈과 연결 짓고 싶지 않았다.


"우리 그냥 우리답게 해요." 민지가 말했다.


재현도 동의했다. "맞아요. 우리의 결혼식이 비즈니스가 되면 안 되죠."


다음 날 아침, 달랏의 맑은 하늘 아래에서 결혼식이 진행되었다. 푸른 산들을 배경으로, 가족들과 친구들의 진심 어린 축복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반반이 되었다.


8장: 새로운 시작

한국으로 돌아온 후, 민지와 재현은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했다. 베트남에서의 결혼식은 그들만의 특별한 추억이 되었고, 하객들도 모두 만족스러워했다.


"우리도 나중에 다른 사람 결혼식에 하객으로 베트남 가면 좋겠어요." 민지가 웃으며 말했다.


재현은 아내의 손을 잡았다. "그래요. 그때는 우리가 더 여유로워져 있겠죠?"


달랏에서의 결혼식은 끝이 났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때로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그들은 서로를 믿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에필로그


몇 달 후, 민지의 회사 동료가 결혼 준비로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민지는 베트남 결혼식을 추천하면서도, 한 가지 조언을 잊지 않았다.


"결혼식은 너희들만의 특별한 순간이 되어야 해. 다른 걸로 그 순간을 망치지 마."


달랏의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 어딘가에서 또 다른 커플이 자신들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민지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베트남과 한국을 잇는 새로운 문화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결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경제적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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