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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IT 투자는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

(Gartner 2026 CIO & Technology Executive

by 꽃돼지 후니

2026년은 전 세계 CIO들에게 단순한 ‘IT 운영 효율화’의 해가 아니라, 생존과 성장의 방향을 재설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2026 CIO and Technology Executive Agenda」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이 예산 압박에도 불구하고 기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는 더 이상 기술이 ‘지원 부서의 영역’이 아닌, 비즈니스 성과를 견인하는 엔진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큰 특징은 “예산 축소”가 아니라 “예산 재배치”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0% 이상이 AI, 생성형 AI(GenAI), 사이버보안, 데이터 분석 분야의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반면, 온프레미스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는 41%가 투자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
즉, 물리적 IT 인프라에서 클라우드·AI 중심의 지능형 디지털 인프라로 전환하는 흐름이 명확히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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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enAI와 AI, 예산의 최우선 수혜자

2026년 CIO들이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분야는 단연 생성형 AI(GenAI)다.
91%의 응답자가 투자 확대를 계획했고, 평균 예산 증가율은 +38%에 달한다. 일반 AI(88%, +36%)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는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AI가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이제 “AI를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AI를 녹여낼 것인가?”를 고민한다.
특히 생성형 AI는 고객응대, 문서 자동화, 마케팅 콘텐츠 생성 등 백오피스 전반을 혁신하고 있다.
2026년 CIO의 역할은 기술 선택이 아니라 조직의 데이터와 AI를 연결해 실제 성과를 내는 ‘AI 오케스트레이터’로 확장될 것이다.


2. 사이버보안, AI 시대의 필수보험

AI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그 이면에는 보안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이버·정보 보안 분야의 투자 증가율(84%, +26%)은 AI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가트너는 “AI 보안은 더 이상 IT 부서의 책임이 아니라, 경영진 전체의 리스크 관리 과제”라고 명시한다.

AI 모델이 처리하는 데이터가 방대해질수록, 데이터 유출과 위조, 프롬프트 공격 등의 위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2026년의 보안 투자는 ‘방어적 보안’이 아니라 AI와 데이터를 보호하는 ‘지능형 보안’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AI 기반 위협 탐지, 클라우드 보안 통합관리(CSPM)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3. 데이터와 클라우드, 여전히 견고한 성장축

AI와 보안을 지탱하는 근간은 데이터다.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데이터 분석(84%, +25%),
클라우드 플랫폼(72%, +21%), 애플리케이션 현대화(69%, +19%) 분야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다.


이는 기업들이 이미 ‘데이터 중심 기업(Data-driven enterprise)’로 이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2026년 IT 리더들은 단순한 데이터 수집이 아니라, AI 학습과 의사결정에 활용 가능한 ‘유효 데이터 자산화’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또한 클라우드 플랫폼 예산 증가율이 여전히 70% 이상이라는 점은, 온프레미스 인프라가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41%의 CIO가 데이터센터 예산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것은
‘기술의 물리적 확장’에서 ‘지능의 확장’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로우코드’, ‘통합 API’, ‘모듈형 IT’로의 전환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과거보다 훨씬 빠르다.
이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기업들은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58%, +13%), 통합 기술/API 아키텍처(65%, ,17%), 애플리케이션 현대화(69%, +19%)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복잡한 시스템을 단순화하고, 업무 단위별 민첩한 프로토타입과 AI 연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2026년 CIO의 핵심 과제는 기술의 ‘대형화’가 아니라 ‘민첩화’다.
“Small Tech, Fast Impact.”
작은 기술이 빠르게 현장을 바꾸는 구조로 조직이 재편되고 있다.
기술 민주화(Democratization of Technology)는 개발자뿐 아니라 현업 사용자들도 스스로 혁신을 시도할 수 있게 만드는 흐름으로, AI와 로우코드가 결합될 때 ‘업무의 자동화-지능화-혁신화’가 동시에 일어난다.


5. 투자 축소의 신호: On-Premise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번 가트너 보고서의 가장 상징적인 메시지는 온프레미스 인프라의 급격한 쇠퇴다.
무려 41%의 CIO가 투자 축소를, 32%만이 증액을 계획하고 있으며, 평균 변화율은 –5%로 유일한 마이너스 구간이다. 이는 클라우드, SaaS, AI 기반 인프라로의 전환이 이미 불가역적임을 시사한다.


단순한 서버 이전이 아니라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구조적 진화가 시작된 것이다.
온프레미스가 제공하던 통제력은 AI 보안 및 클라우드 거버넌스 기술로 대체되고,
물리적 서버 대신 데이터 레이크·AI 모델 허브·API 게이트웨이가 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는다.


6. 2026년 CIO의 새로운 역할: 기술이 아니라 ‘조직의 방향’을 설계하라

가트너는 2026년 CIO의 역할을 이렇게 정의한다.

“기술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변화를 설계하는 사람.”


이는 기술의 효율이 아니라, 기술을 통한 성장 모델을 설계하라는 뜻이다.
CIO는 더 이상 IT 예산을 지키는 관리자가 아니라 AI·데이터·보안·클라우드를 조율해 기업의 전략적 나침반을 제시하는 비즈니스 아키텍트로 진화해야 한다.


따라서 향후 1~2년간 IT 예산의 초점은 다음 네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AI 중심 조직화 (AI-Oriented Organization)

데이터 중심 인프라(Data-driven Infrastructure)

보안 내재화(Security by Design)

민첩한 기술 거버넌스(Agile Governance)


7. 인사이트: 기술 예산의 방향은 결국 ‘지능화’로 수렴된다

2026년의 IT 투자 흐름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지능화(Intelligentization)”로의 집중.

AI, GenAI, 보안, 데이터, 클라우드 — 모두가 ‘지능’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온프레미스가 사라지고, 사람이 아닌 AI가 코드를 짜며 데이터가 곧 의사결정의 엔진이 되는 시대.
CIO와 기술 임원들은 더 이상 예산을 ‘관리’하는 존재가 아니라 조직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가이자 비전 메이커로 거듭나야 한다. 2026년, 기술 예산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예산이 어디로, 어떤 철학으로 쓰이느냐이다.


가트너의 리포트가 보여주듯, 기술의 중심은 이미 사람을 향해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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