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연휴 첫날 감악산에 가다
"정훈아 연휴 어디가니?"
"예 어머니 계시는 부산에 내려갑니다"
"언제 내려가?"
"27일 새벽에 기차로 내려갑니다"
"그럼 잘 됐다, 토요일 나와 감악산같이 가자"
이렇게 시작된 카톡 대화가 감악산 벙개산행으로 결정되는데까지 고작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내가 몇 군데 벙개를 칠테니 니가 호응해줘~~ 호응된 사람과 같이 감악산가자"
벙개산행은 즉흥적으로 계획된 산행을 의미하며, 보통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루 전날이나 당일 빠르게 의견을 모아 출발한다. 소규모로 이루어지며 시간과 장소가 유연해 참여가 쉽고,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며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필자에게 산악회 회원 또는 지인들이 필자가 산을 자주 간다는 점을 알고 있어 벙개 산행가자는 권유가 잦은 편이다.
그렇게 지인 2분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 빠른 소통, 적합한 산(보통은 벙개를 치신 분이 선정), 기본 장비와 날씨 확인 점검이 빠르다. 긴급 상황에 대비한 단톡방과 산행 코스 등을 사전에 공유하는터라 비상 상황에 대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25일 토요일 감악산 벙개산행은 이렇게 성사되었고 오전 10시 시작하는 곳 근처에서 만나서 같이 올라갔다.
감악산은 해발 675m로 높지 않지만, 가파른 구간과 다양한 코스로 인해 적당한(?) 체력이 필요하다. 특히 감악산은 높이 오를수록 북한강과 양평 두물무리 등 산과 들 그리고 강의 전망을 즐기면서 오를 수 있는 서울에 몇 안되는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감악산 여러 코스 중 가장 무난한 산행 코스인 유길준묘로 올라가 정상을 찍고 삼곡초교로 하산 했다.
설 연휴 시작이라 많은 분들이 감악산을 찾았다. 우리는 올라갈때 10번 정도는 쉬면서 쉬멍놀멍하면서 가자고 했지만 필자가 산대장 역할을 하다보니 걸음이 빠른편이라 정상까지 3번 쉬고 올랐다.
쉴때마다 북한강과 파란 하늘 그리고 정상근처에는 눈이 녹지 않아 겨울과 봄의 연계를 보았고 하늘과 강 전망에 연이어 감탄하게된다.
정상에는 정상 표지목에서 사진찍는 몇팀만 있었기에 미안해하지 않고 우리도 단체사진과 개인 인증사진을 찍고 정산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무엇보다 감악산 정상에서만 즐길 수 있는 감악산 박새와의 교감이 너무 좋았다.
항상 배낭에 간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과자 파이를 가루내어 손에 올려놓으니 박새들이 찾아와 눈빛 교환 잠깐 하고는 파이를 물고 날아간다.
벙개산행은 부담 없는 지인들과 함께하는 산행이라 산행 자체가 힐링이고 자연이 주는 전경을 온 몸으로 체감하면서 걸을 수 있다. 당연 스트레스를 해소뿐만 아니라 진솔된 대화도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재밌는거 대화에 부정어가 거의 없다. 특히 설 연휴이고 신년초라 올 해 계획한 일에 대해 서로 덕담을 해주고 응원과 격려를 하게 된다.
정상에서 식사(정상라면과 과일)와 대화를 충분히 나눈 후 삼곡초교쪽으로 하산을 했다.
올라가는 길이 가파랐기에 내려가는 길 역시 다소 경사가 있었지만 편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아직 1월이지만 봄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햇살과 어느새 계곡 얼음물이 녹아 흘러내리고 있었다.
장수탑을 지나 삼곡초교로 내려오니 지인이 차로 뒷풀이 장소로 데려주려 와 있었다.
ㅎㅎㅎ
지인의 차를 타고 '하남 수산물시장'에 가서 제철 회와 해산물을 구매해서 식당에서 산행 후 뒷풀이를 거하게 즐기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