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품종: 뮈스카 / 모스카토

Muscat / Moscato

by 개인 척한 고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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뮈스카(Muscat). 영어식 발음으로 머스캣이라고도 부른다. 한국에서는 모스카토(Moscato)라는 이름으로 훨씬 잘 알려져 있는 품종이다. 특히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Asti)는 한때 마트 와인 코너를 휩쓸던 베스트셀러이자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5.5% 전후의 낮은 알코올과 달콤한 맛, 부드럽고 잔잔한 거품은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그러니 한국인들은 뮈스카는 몰라도 모스카토는 알 수밖에 없다.


하지만 뮈스카를 모스카토 다스티에만 한정하기엔 너무나 아쉽다. 뮈스카는 변종만 해도 200종이 넘는다. 청포도인 뮈스카 오토넬(Muscat Ottonel)과 노란색이 강한 모스카토 잘로(Moscato Giallo), 분홍색을 내는 모스카토 로사 델 트렌티노(Moscato rosa del Trentino),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뮈스카 함부르크(Muscat Hamburg)까지 다양하다. 세부 변종마다 풍미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알코올 도수와 신맛이 낮고 바디가 가벼우며 화사한 꽃 향기와 달콤한 과일 풍미가 가득하다. 때문에 와인 양조뿐만 아니라 식용 혹은 건포도용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수많은 뮈스카 변종들 중에서 특히 우리가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은 뮈스카 블랑 아 쁘티 그랑(Muscat Blanc à Petits Grains)과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Muscat of Alexandria)다. 뮈스카 블랑 아 쁘티 그랑은 모스카토 다스티를 만드는 바로 그 품종이다. 이외에도 프랑스 남부와 그리스의 뱅 두 나튀렐(Vin Doux Naturel), 호주 빅토리아의 루더글렌(Rutherglen) 등 주정 강화 와인의 주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반면 프랑스 알자스에서는 뮈스카 오토넬을 함께 사용해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향긋한 꽃향기와 과일 풍미가 특히 매력적인 와인이다. 스페인에서도 널리 재배하나 한국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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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 또한 와인 양조에 널리 사용한다. 오스트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호주,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 등 전 세계적으로 재배 면적이 넓다. 국내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와인은 시칠리아 남쪽의 작은 화산섬에서 만드는 디저트 와인이다. 파시토 디 판텔레리아(Passito di Pantelleria)인데, 판텔레리아 섬에서 말린 포도로 만드는 와인이라는 뜻이다. 국내에는 돈나푸가타 벤 리에(Donnafugata Ben Rye)로 잘 알려져 있다. 아래 소개하는 칸티네 펠레그리노 네스(Cantine Pellegrino Nes) 또한 그에 못지않은 와인이다. 시칠리아에서는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를 지비보(Zibibbo)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부른다. 이외에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남쪽의 세투발(Setúbal)에서 만드는 주정 강화 와인도 주목할 만하다. 이 지역에서는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를 모스카텔(Moscatel)이라고 부른다. 쉽게 유추할 수 있듯 와인의 명칭은 모스카텔 디 세투발(Moscatel de Setubal)이다. 긴 침용과 오랜 오크 숙성을 통해 개성적인 풍미를 뿜어내는 매력적인 디저트 와인이다. 이외에 뮈스카 블랑 아 쁘띠 그랑과 함께 뱅 두 나튀렐을 만드는 데도 사용한다.


뮈스카의 재배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됐다. 그런 만큼 전 세계에서 널리 재배하는 품종 중 하나다. 뮈스카라는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야기는 사향(musk)을 뜻하는 페르시아어나 라틴어, 그리스어 등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어로 초파리를 뜻하는 '모스카(Mosca)'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새콤달콤한 뮈스카에 초파리가 많이 모여드는 걸 보고 붙여진 이름이라는 얘기다. 이런 설들은 모두 뮈스카의 특징인 향긋하고 달콤한 풍미를 강조하는 것들이다. 이외에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مسقط)나 아테네 남서쪽에 위치한 그리스 도시 모스카토(Μοσχάτο)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쉬라즈(Shiraz) 품종이 같은 이름의 이란 도시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떠오른다.


어쨌거나 뮈스카는 참으로 매력적인 품종이다. 이제는 모스카토 다스티를 넘어서 보다 다양한 지역, 다양한 스타일의 뮈스카 와인들을 즐겨 보면 어떨까? 치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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