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그란디 마르키

Grandi Marchi

by 개인 척한 고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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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디 마르키(Istituto Grandi Marchi)는 이탈리아의 최정상급 와인 생산자 협회다. 열여덟 개의 명망 있는 이탈리아 와인 가문이 멤버로 참여한 그란디 마르키는 그야말로 이탈리아 각지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자의 총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란디 마르키의 와인들만 시음해도 이탈리아 주요 와인 산지와 핵심적인 스타일을 개괄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단지 역사와 전통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각 와이너리들은 모두 스스로 혁신을 추구하며,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지역과 이탈리아 와인 전체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다.


그란디 마르키는 2004년 설립했다. 소속 멤버들은 모두 가족 소유 와이너리들이며 자체 포도밭과 와이너리를 보유하고 있다. 각자는 최소 25년, 길게는 수 세기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생산자들이다. 그들은 동일한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고 이탈리아 와인 발전을 도모하며 업계를 이끌고 있다. 전 세계에 이탈리아의 와인과 문화를 홍보하는 데도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이탈리아 와인을 구매할 때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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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브로지오 & 지오반니 폴로나리 Ambrogio e Giovanni Folonari

18세기부터 시작된 폴로나리 가문의 와인 양조 역사를 기반으로 2000년 암브로지오 폴로나리와 그의 아들 지오반니가 설립한 와이너리다. 토스카나 주요 지역에 위치한 여덟 개 포도원을 기반으로 테루아와 지역적 스타일을 드러내는 고품질 와인을 생산한다. 산지오베제(Sangiovese), 베르멘티노(Vermentino), 콜로리노(Colorino) 등 이탈리아 품종뿐만 아니라 카베르네 소비뇽(Cav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샤르도네(Chardonnay) 등 국제 품종으로도 빼어난 와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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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노리 Antinori

1385년 조반니 디 피에로 안티노리(Giovanni di Piero Antinori) 이후 26대에 걸쳐 600년 이상 와인을 생산해 온 유서 깊은 가문이다. 토스카나와 움브리아를 기반으로 이탈리아 전역에 빼어난 와이너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오랜 기간 전통을 지켜 온 것은 물론 때로는 혁신적인 결정으로 이탈리아 와인의 발전을 이끌었다. 이러한 혁신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슈퍼 투스칸 와인을 대표하는 티냐넬로(Tignanello)와 솔라이아(Solaia)다. 규모와 품질, 명성 등 모든 면에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생산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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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지올라스 Argiolas

1918년 안토니오 아르지올라스(Antonio Argiolas)가 설립해 3대를 이어 오고 있는 사르데냐 섬의 대표 생산자다. 아르지올라스는 사르데냐의 토착 품종과 지역 양조 전통에 천착한다. 그들은 거의 잊혀 가는 품종들이 식재돼 있는 오래된 포도밭에 기반해 와인을 만든다. 칸노나우(Cannonau), 카리냐노(Carignano), 모니카(Monica) 등의 레드 품종과 누라구스(Nuragus), 베르멘티노(Vermentino), 말바지아 비앙카(Malvasia Bianca) 등의 화이트 품종을 주로 사용한다. 아직은 다소 생소한 사르데냐 와인을 이해하고 싶다면 반드시 만나야 할 생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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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델 보스코 Ca'del Bosco

1960년대 마우리지오 자넬라(Maurizio Zanella)가 설립한 까델 보스코는 이탈리아 전통 방식 스파클링 와인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의 명성을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프란치아코르타의 아홉 지역에 포도밭을 보유하고 여덟 개 스타일의 프란치아코르타를 생산하고 있다. 샴페인에 필적하는 품질을 갖추었으면서도 샴페인과 다른 스타일로 매력을 뿜어내는 프란치아코르타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꼭 관심을 가져야 할 생산자다. 또한 까델 보스코는 기포가 없는 스틸 와인(still wine) 생산자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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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페네 말볼티 Carpenè Malvolti

1868년 유명한 양조학자이자 화학자 안토니오 까르페네(Antonio Carpene)가 설립한 이래 스파클링 프로세코(Prosecco)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1877년 세운 최초의 이탈리아 양조학교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양조학 연구소 중 하나가 되었다. 샤르마 공법(Charmat method)으로 양조하는 프로세코 디 코넬리아노(Prosecco di Conegliano) DOCG는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즐기는 프로세코의 전형으로 꼭 기억해야 할 생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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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도르치아 Col d'Orcia

1973년부터 마론 친자노(Marone Cinzano)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콜 도르치아는 1700년대부터 존재한 농장으로 100여 년 전부터 빼어난 브루넬로(Brunello) 와인을 만들어 왔다. 와이너리가 위치한 곳은 2004년 유네스코 보전 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빼어난 경관과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2010년부터 농장 전체에 유기농법을 도입해 토스카나 전체에서 가장 거대한 유기농 와이너리가 되었다. 브루넬로 이외에도 다양한 레드,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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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푸가타 Donnafugata

1951년 시칠리아에 설립한 돈나푸가타는 1983년 자코모 랄로(Giacomo Rallo) 때부터 현재의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마르살라 동쪽에는 현재 이름의 유래이자 돈나푸가타의 근간인 콘테사 엔텔리나(Contessa Entellina) 포도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돈나푸가타의 간판 와인 밀레 에 우나 노테(Mille e Una Note)를 생산한다. 시칠리아 남쪽 화산섬 판텔레리아(Pantelleria)에서 만드는 최상급 디저트 와인 벤 리에(Ben Rye)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외에 활화산 지역 에트나(Etna)에도 진출하는 등 시칠리아 전역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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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만 Jermann

예르만 가문은 1881년 오스트리아에서 이탈리아 동북부 프리울리 주의 빌라노바(Villanova)로 이주했다. 예르만의 스타일과 명성을 확립한 실비오 예르만(Silvio Jermann)은 현재까지도 와인메이커로 일하고 있다. 그는 1968년 코넬리아노의 양조 학교를 졸업한 후 와이너리에 합류해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최근 트렌드에 맞는 가볍고 신선하며 아로마가 풍부한 와인 스타일을 정립해 나갔다. 1975년 첫 출시한 빈티지 투니나(Vintage Tunina)는 지금까지도 베네치아 줄리아(Venezia Giulia)를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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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가로티 Lungarotti

1962년 지오르지오 룽가로티(Giorgio Lungarotti)가 설립한 룽가로티는 움브리아를 대표하는 생산자다. 토르지아노(Torgiano) DOCG에서 산지오베제와 카나이올로(Canaiolo) 품종으로 만드는 루베스코(Rubesco)는 그들에게 큰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이외에 몬테팔코(Montefalco) DOCG에서도 빼어난 와인을 만든다. 토르지아노와 몬테팔코 DOCG는 룽가로티를 굳건히 세우는 두 축이다. 현재는 지오르지오의 두 딸 떼레사(Teresa)와 키아라(Chiara)가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어머니 마리아 그라지아(Maria Grazia)가 재단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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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 Masi

1772년 보스카이니(Boscaini) 가문이 발폴리첼라(Valpolicella) 지역에 설립한 이래 7대를 이어 오는 유서 깊은 와인 생산자다. 특히 아마로네(Amarone)의 역사를 만들어 온 생산자 중 하나로, 아마로네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와인으로 만드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또한 말린 포도로 와인을 양조하는 아파시멘토(Appassimento) 기법의 발전과 독창적인 적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마시의 와인들은 아파시멘토 기법의 적용 여부를 떠나 엔트리급부터 프리미엄 와인까지 모두 훌륭한 품질과 개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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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트로베라르디노 Mastroberardino

1750년대 피에로 디 마스트로 베라르디노(Pietro di Mastro Berardino)가 설립해 10대를 이어오는 캄파니아에서 가장 명성 높은 와이너리다. 이름 앞에 붙은 마스트로는 마스터 장인(master craftsman)이라는 의미로 후손들이 물려받게 되었다. 1990년대 초까지 마스트로베라르디노는 해당 지역에서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는 거의 유일한 와이너리였다. 특히 알리아니코(Aglianico) 품종으로 양조하는 장기 숙성용 와인 타우라시(Taurasi)로 명성을 쌓았으며, 피아노(Fiano), 그레코(Greco), 팔랑기나(Falanghina) 등 지역 토착 품종으로 만드는 화이트 와인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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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레 키아를로 Michele Chiarlo

1956년 미켈레 키아를로(Michele Chiarlo)가 설립한 이래 바롤로(Barolo)와 가비(Gavi)에 와인 셀러를 짓고 피에몬테(Piemonte) 전역에서 양질의 포도밭을 사들였다. 체레퀴오(Cerequio)와 칸누비(Cannubi) 같은 바롤로의 위대한 포도밭도 있지만, 특히 주목해야 할 포도밭은 바르베라(Barbera) 품종이 식재된 니짜(Nizza) DOCG의 라 쿠르트(La Court)다. 프리미엄 와인만이 아니다. 바르베라 다스티(Barbera d'Asti),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 같은 대중적인 와인들도 그들의 아름다운 레이블만큼이나 뛰어난 맛과 품질을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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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 체사레 Pio Cesare

1881년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의 언덕 지형과 토양의 잠재력을 꿰뚫어 본 체사레 피오(Cesare Pio)가 피에몬테 지역 알바(Alba)의 구시가 중심부에 설립했다. 그는 네비올로(Nebbiolo)를 비롯해 돌체토(Dolcetto), 바르베라, 그리뇰리노(Grignolino), 코르테제(Cortese), 아르네이스(Arneis) 등 토착 품종으로 고품질 와인을 만들었다. '품질에 타협은 없다'는 창업자의 철학을 존중하며 4대를 이어 온 피오 체사레는 빈티지와 테루아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로 명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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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라 Rivera

1948년 세바스티아노 데 코라토(Sebastiano de Corato)가 풀리아주 카스텔 델 몬테(Castel del Monte)에 설립했다. 알리아니코, 프리미티보(Primitivo), 네로 디 트로이아(Nero di Troia) 등 토착 품종은 물론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같은 국제 품종도 재배한다. 어떤 품종으로든 지역의 개성이 물씬 살아 있는 와인을 만들며, 저가 와인 생산지로 여겨지던 풀리아에서 고품질 와인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레이블의 매 그림이 인상적인 일 팔코네(Il Falcone) 와인으로 특히 잘 알려져 있는 생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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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레오나르도 San Leonardo

18세기부터 게리에리 곤자가(Guerrieri Gonzaga) 가문이 과거 수도원이었던 곳을 근거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1724년부터 사용하던 오래된 와인 저장고가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세기 중반 카를로 게리에리 곤자가(Carlo Guerrieri Gonzaga)가 50년 동안 와이너리의 양조 스타일을 정립했으며, 현재는 아들 안셀모(Anselmo)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산 레오나르도는 특히 보르도 품종으로 양조하는 클래식한 레드 와인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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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카 달메리타 Tasca d'Almerita

타스카(Tasca) 가문은 시칠리아 중심부에 위치한 테누타 레가레알리(Tenuta Regaleali)를 근간으로 1830년부터 와인을 만들어 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칠리아 전역에서 와인을 만들고 있다. 400 헥타르가 넘는 테누타 레가레알리 외에 에트나의 테누타 타스칸테(Tenuta Tascante), 모찌아(Mozia) 섬의 폰다지오네 휘태커(Fondazione Whitaker), 살리나(Salina) 섬의 테누타 카포파로(Tenuta Capofaro), 팔레르모 남서쪽의 테누타 살리에르 드 라 투르(Tenuta Sallier de La Tour) 등 독특한 테루아에서 다양한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 다양한 환경적, 유전적, 인적 자원의 상호작용을 통해 개성을 담은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타스카 가문이 수 세기 동안 지켜 온 생산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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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누타 산 귀도 Tenuta San Guido

1920년대 마리오 인시사 델라 로케타(Mario Incisa della Rocchetta)는 당시 와인업계의 변방에 불과했던 볼게리(Bolgheri) 지역의 황무지를 개척해 보르도 품종을 심었다. 이렇게 탄생한 사시카이아(Sassicaia)는 1970년대부터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슈퍼 투스칸의 효시가 되어 이탈리아 와인 산업의 근본적인 변혁을 이끌었다. 오직 사시카이아만을 위해 제정된 볼게리 사시카이아(Bolgheri Sassicaia) DOC는 테누타 산 귀도에 대한 이탈리아 와인 업계의 경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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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니 론끼 Umani Ronchi

1955년 비안키-베르네티(Bianchi-Bernetti) 가문이 마르케 주 쿠프라몬타나(Cupramontana) 지역에 설립했다. 마르케와 아브루쪼 주에 펼쳐진 230헥타르의 포도밭에서 포도원 관리와 와인 양조에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해 다양한 가격대와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베르디키오(Verdicchio) 품종으로 양조한 화이트 와인과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 품종 기반의 레드 와인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국제 품종으로 생산하는 와인들 또한 좋은 품질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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