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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기 Oct 31. 2020

물음표 토크콘서트 그날의 분위기

#물톡 #그날의 분위기 #분위기 #감동 #감사

“나중에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토크콘서트를 할 거야” 

친구들과 술을 먹을 때마다 늘 이렇게 선포했고, 선포한 대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것이 코로나 시대에 이루어질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당일 아침, ‘오늘 정말 토크콘서트 진행하는 날 맞지?’라며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올해 첫 공식적인 대면 무대라 설렘이 가득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콘서트 장소로 출발했다.


출발하면서 “준기형의 첫 토크콘서트니, 제가 노래 한곡 해야죠.”라며 손 내밀어 준 싱어송라이터 하람과 짧게 통화했다. 

“오늘 컨디션 어때?”

“아주 좋은데요, 저도 형 덕분에 공식적으로 올해 처음 기타 잡는 날이에요” 

“도와줘서 고마워. 하람. 진짜 진짜 고마워 우린 프로니까 잘하자.”     


무대 시작 4시간 전, 

콘서트 장소에 도착했다. 먼저 불을 켜고, 숨을 크게 쉬었다. 그리고 의자에 가만 앉아 머릿속으로 그날을 상상하며 복기했다. 30분이 지나자 하람과 카메라 감독님이 도착했다.

그들과 “오! BRO!”라며 인사를 나누면서 마음에 강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들은 나의 지지자였다. 

‘그래 드디어 시작이구나.’      


무대 시작 3시간 전, 

우리 셋은 각자 세팅을 시작했다. 하람은 기타 줄을 만지며 음향 상태를 체크했고,

카메라 감독님은 4대의 카메라 구도를 잡기 시작했다. 

난 방으로 들어가 머리를 만지기 시작했고, 첫 멘트를 수 번 뱉어 보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어떤 분들이 오실까 상상하며 설레기도 하고 또 마이크 잡을 생각에 자신감이 차오르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마음으로 오셨나요?”        


무대 시작 2시간 전, 

하람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리허설이었다. 음향기기로 흘러나오는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나와 카메라 감독은 흠뻑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한 곡이 끝나고 하람에게 말했다. 

“하람! 만약, 내가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계속 말하고, 하람이 마지막에 노래 한곡 부르면 사람들이 하람 콘서트 좋았어요.라고 할 것 같은데…” 우리 셋은 모두 빵 터졌다. 

슬슬 긴장이 풀렸다.      


무대 시작 1시간 전, 

‘똑똑’ 무대 시작 한 시간 전에 관객 두 분이 오셨다.

“어? 안녕하세요? 무대 시작하려면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아 콘서트 너무 오고 싶었거든요. 이거 준기님에게 미리 드리려고요! 저희는 밥 먹고 이따가 다시 올게요!” 

“네? 감사합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채 전하기도 전에 선물을 내 품에 안겨주고 바로 나가셨다. 

츄파츕스 100개(관객 것)와 따로 챙긴(내 것) 막대사탕이었다. 

감사함에 진한 감동을 느꼈다.      


무대 시작 30분 전,

나는 마음의 평온을 찾으러 짧은 기도를 하고 있었고, 퇴근을 일찍 마친 사람들이 속속히 도착했다. 평상시 행사 무대였으면 시간을 맞추어 무대에 올랐는데, 내 콘서트를 보러 온 관객에게 감사하여 30분 일찍 무대에 올랐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저녁은 드셨어요?” “혼자 오셨어요?” 등등 간단한 분위기를 풀만한 대화로 오는 관객들을 맞이했다.  


7시 30분, 표를 샀던 모든 관객들이 자리에 앉았다. 

드디어 시작이다. 다시 한번, 다짐했다.

'준기야. 잘하자. 진심으로 좋아하자.'      


그렇게 웃고 떠들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준비했던 모든 순서가 끝이 났다. 아쉬움이 없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관객들을 하나둘씩 보내고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탈진했다. 동시에 구름 위에 있는 기분이 느껴졌다. 

내가 마이크를 처음 잡았던 그날의 분위기와 같았다.

난 그때처럼 다시금 꿈을 꾸게 되었다.  


‘물음표 토크콘서트로 대한민국 모든 사람을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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