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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기 Oct 28. 2022

내가 만난 어린왕자

#어린왕자 #사람 #친구 #일상

내가 만난 어린왕자 프롤로그     

내 방 침대 옆에는 하얀색 작은 캐비닛이 있다. 

여태까지 살면서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모아둔 보물 창고다. 

가끔 캐비닛을 열어볼 때마다 찬란한 빛이 새어나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보물들이다.        



꿈을 꾸며 ‘잘해보자’라고 다짐을 했던 낡은 공책.

나중에 훌륭한 MC가 되겠다고 공부하며 기록 해두었던 멘트 공책.

초등학교시절 학교 학예회 진행 비디오테이프. 

처음 직접 번 돈으로 샀던 13년 된 노트북. 

그리고 그동안 여기저기서 받았던 편지꾸러미가 있다.    

 


오늘은 그 캐비닛을 정리하는 날이다 

주기적은 아니지만 가끔 마음이 싱숭생숭 할 때면 

꼭 캐비닛을 정리하는 버릇이 있다.      

캐비닛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꺼내놓고 

하나하나 추억을 되짚으며 수건으로 먼지를 털어내었다. 


‘맞아. 이런 시절이 있었는데’ 

‘이 노트북 작동은 될까?’ 

‘편지를 주고받던 친구는 잘 살고 있을까?’

‘초심을 다시 다지자’ 

하나씩 꺼내며 마음 속이야기를 스스로 했다.      



툭.      



캐비닛 제일 구석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에게 워낙에 소중한 것들이니 심장도 철렁했다.     

그것을 꺼내보았다. 

먼지가 쌓인 책이었다. 


그간 캐비닛 정리 할 때 뒤쪽은 잘 하지 않았는데

뒤쪽 선반이 무너지면서 책이 떨어진 것이다.     


책 제목은 

‘어린왕자’였다. 

정리하려고 꺼내놓았던 나의 보물(?)을 바닥에 펼쳐놓고 

침대에 기대어 어린왕자 책을 펼쳤다.  

      

‘꿈을 꾸는 너에게 선물 할게 화이팅’

어린왕자는 20살을 기념하는 나에게 선물 한 책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어린왕자’를 정독했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이상하게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린왕자가 지구에 도착하기 전에 만났던  

6명의 어른들의 이야기가 꼭 현재의 내 삶과 닮았기 때문이다.      

1. 권력욕심에 사로잡힌 왕 

2. 타인의 칭찬만 바라는 허영심이 가득한 어른 

3.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에 중독된 사람 

4. 소유에 집착해서 계산만 하는 사업가 

5. 가로등만 껐다 켰다 반복하며,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일만하는 사람 

6. 탐험은 안하고 타인의 노력으로 얻은 이론에 빠져 사는 지리학자     


“어린왕자가 되어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과 사랑의 이야기를 전할거야.” 

라고 외쳤던 나였는데 

‘어린왕자가 실망했던 그 6명의 어른의 집합체가 되었다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아’     


한숨과 함께 마치 꿈에서 깬 듯, 


주변에 펼쳐놓은 정리하지 못한 내 보물들이 보였다.

하나씩 캐비닛에 넣고 있는데 쪽지를 하나 발견했다. 

-준기야 지금 하던 대로 해. 잘하고 있어-


누가 적은지도 모르는 짧은 글이었지만 마음에 울림이 있었다.      

‘설마, 혹시 내 삶에 어린왕자가 찾아온 것 아닐까?’     


난 이 글귀를 시작으로 내 삶의 뿌려진 어린왕자들을 찾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많은 어린왕자가 내 삶에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린왕자들 덕분에 아직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언젠가 어린왕자가 될 수 있을까?’     


아름다움으로 얼룩진 어린왕자들을 소개하고 싶다.  

내가 만난 어린왕자.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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