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를 뽑아 주세요!
언제까지 막내여야 하나요!
얼마 전 회식을 했다. 회식비도 두툼하게 나와서 피노누아, 말벡, 쉬라와 함께 편하게 마셨다. 팀장으로서 숙명이라고 할까? 어느 정도 자리가 무르익으면 여기저기 건의사항을 얘기하기 마련이다. 최근에 가장 반복적이고 집요한 요구사항 중 하나가 막내를 뽑아 달라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 팀에는 사원급이 없다. 팀 내 크게 두 개 소그룹이 있는데 한쪽은 과장이 막내요, 한쪽은 대리가 막내이다.
내 마음 같아서는 뽑고 싶다. 팀 내 활력소도 되고, 업무이관을 통해 조금 더 어려운 업무도 맡아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 일수 있다. 하지만 내가 의사결정자는 아니다. CEO입장에서 뽑지 못하는 이유를 말해주었다.
첫째, 상기 이유로만 사람을 뽑을 수 없다. 새로운 사람을 뽑을 만큼 새로운 일이 늘어나야 하는데, 의사결정자가 신규임용을 허락할 만큼 명분이 없는 것이다.
둘째, 요즘 회사들은 당장 일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지 과거처럼 기수별 도제식으로 뽑는걸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셋째, 신입사원으로 2~3년 교육시키고 일 시킬만하면 더 좋은 회사로 이직률이 다른 직급에 비해 너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신입사원 뽑기를 주저하는 것이다. 사실 요즘에 인사팀을 보면 연중 사람 뽑는 게 일이다. 그렇다고 옮기는 직원을 탓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뽑고 싶지만 만년팀장 입장에서는 회사 입장을 설명할 수밖에 없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참 힘없는 팀장으로 보일 것 같다. 사람 한 명 뽑자는 걸 관철 못 시키다니... 이래 저래 힘들다. 어차피 거절당할 어젠다를 윗사람한테 들고 가자니 눈치 없는 팀장이 될 테니 말이다.
사람 한 명 추가로 뽑을 훌륭한 명분이 생기길 기도하는 수밖에...ㅠㅠ
미안해! 팀원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