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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규 Jun 06. 2024

저도 이젠 후배가 필요해요.

임원을 설득할 논리가 있나요?

요즘 참 사람 구하기 힘들다. 명색이 대기업 그룹사인데도 신입사원 뽑기 녹록지 않다. 그나마 뽑아놓고 2~3년 훈련시키고 일 시킬만 하면 타회사로 연봉기준 최소 1~2천 더 받고 옮긴다. 나름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해 온 선배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일이다. 우리 팀 막내가 있다. 참 성실하고, 자기 계발도 틈틈이 하고 있는 훌륭한 후배이다.


어제저녁에 어찌하다 둘만 남게 되었는데, 이 회사에서 내년이면 4년 차인데 막내를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똑같은 일만 3~4년 차 인 데다가 약간은 뒤치다꺼리 일도 겸하고 있어 이젠 후배에게 넘겨주고 싶은 일도 있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내가 해준 답은 한 가지이다. 사람 뽑아주고 싶고, 당신 말이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오케이 한다고 해서 윗사람들이 들어줄까? 임원들을 설득시킬 논리가 있는 것인가? 그 말에 고개를 푹 수그리고 많다.


개인적으로는 답답했다. 임원들을 설득할 논리가 박약하다는 건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 텐데, 왜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걸까? 좀 화도 났지만 어쩌면 뽑히지 않더라고 본인이 하는 일이 마땅치 않고 애로사항이 있음을 말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배에게 해주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말해주고 싶다. 전 회사에서 똑같은 업무를 하던 후배가 있었다. 그 후배가 경력을 좀 쌓더니 S전자 원가관리 부서로 간 것이다. 당연히 연봉도 높아졌고, 대우도 좋아졌다. 지금 후배보다 나이도 좀 더 있고 경력도 있었지만 자기 업무를 사랑하고 깊이 파다 보면 더 좋은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현재의 업무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확장시키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며, 조금만 더 참고 갈고닦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데 정말 내가 잘 표현했는지는 모르겠다. 사회생활 직장생활 부장만 18년을 했어도 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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