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형제의 길_헤롯 아그립바와 아리스도불로”

by 상규

신약을 읽다 보면 ‘헤롯’이 많이 나온다. 처음 읽을 때는 주목하지도 않았고, ‘같은 사람이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좀 더 공부를 하다 보면 헤롯대왕부터 헤롯 아그립바 2세까지 나온다. 복음서와 사도행전 곳곳에 나오는데, 더군다나 근친결혼이 난무하여 족보를 도통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일일이 기억할 수는 없지만, 베들레헴에 있는 두 살 이하 사내아이들을 죽이라(마 2:16)고 한 헤롯대왕, 사도요한을 죽이고(마 14:1~12), 예수님을 심문한 헤롯 안디바(or안티파스), 야고보를 죽이고, 베드로를 심문하고 옥에 가둔 헤롯 아그립바 1세(행 12:1~12), 바울을 심문한 헤롯 아그립바 2세를 기계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헤롯대왕은 왕위에 도전이 된다고 생각하여, 아그립바 1세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친형을 처형했다. 가족을 죽인 미안함인지 헤롯대왕은 손자인 아그립바 1세와 아리스도불로를 로마로 유학을 보내며 극진히 살핀다. 로마유학파인 아그립바 1세는 그 뒤 승승장구하여 ‘유대인의 왕’으로 봉해지며, 백성들에 의해 신의 반열에 오르나, 그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지 않아 벌레가 먹어 죽게 된다(행 12:22 ~23).


반면에 동생 아리스도불로는 바울이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에게 문안(롬 16:10)’하라는 말을 남길 만큼 기독교도로 온 가족이 개종한다. 현대어 성경에는 ‘인정함을 받은’ 이 ‘숱한 고생을 겪은’으로 번역되어 있는데 그 번역이 당시 현실에 맞을 것이다. 왕족이자 금수저지만, 상반된 길을 걸은 두 형제를 보면서 어느 길을 걸어야만 하는지 는 알겠으나, 그 길을 아무나 걸을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리스도불로와 가족을 보며 숙연한 마음과 존경심이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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