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않았던 저학년과의 만남
초등교사의 길을 택했지만 '너무 초등'인 학생들은 부담스러웠다. 아이들에게 둘러 싸여 환하게 웃는, 천사들의 합창 같은 장면을 그렸으나 교사의 입장에서 저학년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줘야 하는 무지와 미지의 세상이었다. 그래서 6학년 담임을 주로 하며 저학년을 맡은 선생님들을 존경했다.
"저리 어린 생명체들과 어떻게 교실 생활을 할 수 있단 말인가요, 저는 좀 힘들어도 그냥 6학년(담임) 할래요." 그랬었는데.
올해 2학년을 지원했다. 내 손으로 직접. 이유는 딱 하나였다. 내 아이가 2학년이 되었기 때문에. 복직하면서 바빠지겠지만 아이와 같은 학년 담임을 하면 소통할 거리가 많아질 것 같았다. 수업 이야기도 하고, 교실 이야기도 공유하고, 우리 반에 이런 아이가 있는데~ 하면서 간접 교육도 하고! 그런 건전하면서도 불순한 의도로.
아이가 1학년이면 엄마도 1학년, 아이가 2학년이면 엄마도 2학년이 된다는데 막 2학년이 된 내가 저 어린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을까?
"부모로서 2학년이라는 거지~ 자긴 경력 많은 교사잖아! 엄살은~!" 동료 선생님의 격려에 힘을 내보기로 했다. 그래, 지금 2학년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지! 내 딸 같이, 아들 같이 생각하면 어려울 것이 무엇인가?
그렇게 2학년 엄마는 2학년 선생님이 되었고 2학년 아들딸 20명을 추가로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