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들의 시 8
두 살 아기의 수업을 들으러 문화센터에 갔다
여러분 오늘은 곤충 친구를 만날 거예요
아장대는 발걸음들에게 주어진 건
반투명한 플라스틱 병
아니 장수풍뎅이
아니 젤리
5분 간 친구를 관찰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여기저기에서 둥근 천장이 열렸고
말캉 달콤한 밥에 고개 처박고 있던 것도 꺼내졌다
콕콕 이어지는 젓가락 인사에
드러누워 하늘에 헛손질하는 것도
싯노란 똥 찍 싸고 달아나는 것도
죽자사자 막대기에 기어오르는 것도, 친구
방 안 가득 넘실대는 꼬물거림 속에서
우리 아기 앞에 놓인 풍뎅이 내려다 보는데
파드드득
막힌 하늘 향해 날아오르는 친구가 외쳤다
상자 속 늬들이 먹는 것도 다 젤리야!
/ 풍뎅이 친구 (2018.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