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빛시 Dec 12. 2018

풍뎅이 친구

음식들의 시 8

두 살 아기의 수업을 들으러 문화센터에 갔다


여러분 오늘은 곤충 친구를 만날 거예요

아장대는 발걸음들에게 주어진 건

반투명한 플라스틱 병

아니 장수풍뎅이

아니 젤리


5분 간 친구를 관찰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여기저기에서 둥근 천장이 열렸고

말캉 달콤한 밥에 고개 처박고 있던 것도 꺼내졌다


콕콕 이어지는 젓가락 인사에

드러누워 하늘에 헛손질하는 것도

싯노란 똥 찍 싸고 달아나는 것도

죽자사자 막대기에 기어오르는 것도, 친구


방 안 가득 넘실대는 꼬물거림 속에서

우리 아기 앞에 놓인 풍뎅이 내려다 보는데

파드드득


막힌 하늘 향해 날아오르는 친구가 외쳤다

상자 속 늬들이 먹는 것도 다 젤리야!





/ 풍뎅이 친구 (2018.12.08.)


매거진의 이전글 계란 후라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