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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나 Apr 23. 2024

매일 살아내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

비행기에 오르기 전날, 이민선배 시엄마가 들려주신 말.


1년 간 준비한 방콕살이. 주변의 부러움과 기대를 가득 안고 출발했다. 10일쯤 지났었나. 사실 어젯밤은 잠을 뒤척일 정도로 살짝 멜랑꼴리했다. '나 여기서 뭐하고 있나. 왜 쉬운 길을 두고 이렇게 어렵게 사나.' 갑자기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무거운 밤을 보내고 아침에 눈을 떴는데, 독일에서 징구(남편)를 낳고 동양인이 하나도 없는 동네에서, 10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냈던 시엄마가 마지막으로 들려 주신 말씀이 떠올랐다.


”외국에서는 매일 살아내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야. 목표를 세우지 마. 살다보면 이슬비 젖듯 스며들게 될거야. 그냥 어느 순간 그렇게 될거야. 이제 편해지고 알겠다 싶을 때 돌아오게 될걸?“


삼시세끼 맛있게 먹고, 새롭게 알게 된 길이 하나 생기고, 집에 돌아와 낯선 잠자리에 누워 잠이 들면 충분한거라고. 안순천 여사님이 주신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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