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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나 Oct 27. 2015

첫사랑 스타트업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오늘은 IGAWorks의 데이나로서 근무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은 IGAWorks의 데이나로서 근무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첫 퇴사도 아니지만 IGAWorks는 저에게 조금 특별한 의미의 직장이었기에 떠오르는 것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첫 사랑, IGAWorks

IGAWorks는 저에게 수많은 ‘처음’을 가져다 준 회사입니다.


그렇게 원하던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처음 경험할 수 있었고, 이렇게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공부해야만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분야는 난생 처음이었으며, 은사로 모셔야 할만큼 어려운 것들을 친절히 가르쳐주시는 팀장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신기한 ‘처음’도 많았습니다. 팀원 세 명이서 두 달간 준비했던 G-STAR를 힘겹게 마치고, 오프라인 행사 후 마시는 맥주의 달디단 맛을 처음 알아버렸습니다.


이름이 좀 오글거리지만 뿌듯했던 우수신입사원 상인 ‘라이징스타’ 상도 처음 받아보았고, ‘맛집’에 집착하는 팀원들을 만나 회식에 그렇게 크나큰 고민을 하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ㅎㅎ


또한 뭔지도 몰랐던 것들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통해 ‘처음’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애드팝콘 광고상품들, 회사홍보영상, 프레스킷, 기업메일SaaS 구축, 상품소개서, 광고집행계획, 기업브랜딩제안, 모바일인사이트 라는 IGAWorks 기업블로그까지.


이처럼 ‘난생 처음’인 데이나를 믿고 맡겨주신 첫 사랑의 상대가 바로 IGAWorks 입니다.

그리고 저도 참 좋아했습니다. 회사를 향한 애정이 없었다면 이런 많은 ‘처음’의 기회도 생기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배움의 장, 플랫폼사업팀

저는 IGAWorks 에서 프로덕트 매니저였고 마케터였으며 홍보담당자 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인다역의 사람들만 모인 ‘어벤저스’가 바로 저희 팀 ‘플랫폼사업팀’입니다.


여느 스타트업의 일원이 그러하듯 필요한 일이 있고 할 수 있다면 그 일은 자연스레 내 일이 됨으로, ‘선업무 후포지션 부여’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데요.


저희 회사의 플랫폼사업팀은 그래서 다들 직무부자입니다. 그리고 그런 문화덕분에 플랫폼사업팀은 저에게 다양한 경험을 통한 배움의 장이 되어주었습니다.


처음 저는 이 시장에 대해 문외한인 채로 애드네트워크 PM의 이름으로 입사를 하였는데요. 그런데 광고와 분석시장을 알아야 상품기획을 함으로 혼자 공부할 것이 산더미였고, 질문하느라 개발자분들과 팀장님들을 얼마나 괴롭혔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PM으로 일한 덕분에 상품 하나하나가 세상에 나올 때면 제품을 넘어 내 자식이 탄생한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뿌듯한 느낌이 아주 좋았구요.

또 진짜 우리회사가 좋아서 페이스북으로 회사소식을 알리다보니 어느순간 홍보담당으로 SNS관리를 하고 있었고, 경영학도로 배운게 도둑질이라 ‘이렇게 마케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제안하다보니 어느 순간 기업마케팅 기획/운영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PM, 마케팅, PR 을 모두 접해 볼 수 있었던 플랫폼사업팀의 경험은 어디에서도 할 수 없던 귀한 경험이었죠.


필요한게 보이면 ‘시장 리서치 > 하고 싶다!! > 관련 도서 구입 > 하고 싶다!! > 팀장님께 제안서 송부 > 하고 싶다!! > 담당자가 됨’ 의 무한루프를 타는 성향인데요.


이렇게 ‘무식하면 용감한’ 데이나를 귀찮아하지 않은 곳도 ‘플랫폼사업팀’이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래서 참 많이 배웠습니다. 참 많이 감사합니다.



마지막 프로젝트, ‘모바일 인사이트’

최근 SNS를 통해, 다른 매체를 통해 많이 공유되고 있는 IGAWorks의 블로그, <모바일 인사이트>는 저에게 참 뜻깊은 마지막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처음 기획부터 편집/운영, 브랜딩, 디자인, 외부채널 유통까지 할 수있는 기회를 얻어 ‘모바일 인사이트’ 라는 기업블로그 운영자가 될 수 있었는데요.


오픈한지 보름이 지난 지금, 하루 약 1100명이 방문하고 하나의 컨텐츠가 약 400건의 공유가 일어나는 블로그가 되었습니다.


‘기업블로그 마케팅’을 전체 구축하고 운영해본 것은 또 처음이라, 얼마나 자료를 많이도 찾았던지 아직도 Pocket 리스트에는 ‘기업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글이 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능력부족으로 예상보다 오픈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꾸준히 하나의 목표를 보며 제가 그려나가는 것을 실현해보는 경험은 언제나 그렇듯,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IGAWorks는 실로 훌륭한 필진들이 너무 많아 운영자이자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좋은 컨텐츠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블로그의 데이터를 보며 흐뭇했던 경험도 많이 있었죠.

필진분들에게는 제가 참 귀찮게도 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ㅎㅎ


지금은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아 양질의 컨텐츠로 유명한 ‘플래텀’ 에도 영광스럽게 연재되고 있고, ‘디스이즈게임’의 연재물로써 네이버 뉴스에서도 보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관련자분들께 큰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IGAWorks <모바일 인사이트> 는 앞으로도 양질의 데이터와 insightful 한 컨텐츠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앞으로도 많이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Thank you for having me

IGAWorks라는 따뜻한 울타리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아껴주신 마국성 대표님, 항상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신 김수영 이사님, 상품회의 때마다 항상 제가 의지했던 현동규 이사님, 항상 다정하게 가르쳐주시는 원신혜 실장님, 가장 애정하는 평생 싸부. 이광우 팀장님(스승의 날에 찾아올거예요), 사진빨이 대박. 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 김성인 팀장님, 저의 입사동기이자 단짝친구 김경은 과장님, 만나면 그저 좋고 항상 멋진 태도를 가르쳐주셨던 박슬기 팀장님, 동갑내기 팀원 박소영 린다님, 이번 결혼 축하드려요 따뜻하신 홍수정 차장님, 부족한 PM을 침착히 가르쳐주셨고 이끌어주신 방자영 팀장님, 박진우 팀장님, 김일기 대리님, 항상 제가 취재 차 쫓아갔던 슈퍼빠월 백정상 팀장님, 욕심많은 PM을 버텨주신 디자이너 손준호 대리님, 마지막까지 웹 브라우저 호환을 가르쳐주셨던 스마일보이 개발자 송동훈 대리님, 항상 저를 응원해주셨던 홍성민 실장님, 양승국 팀장님, 미요시 이사님, 손광래 팀장님, 박혜원 이사님, 박진욱 대리님 외 모든 IGAWorks 식구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저는 조만간 새로운 곳에서 다시 인사드릴 것 같습니다.

IGAWorks 의 #데이나로 스치거나 만났던 업계의 모든 분들. 부족한 부분도 많았을텐데, 항상 도움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어제 송별회에서 팀장님과 동료분들께 보여드린 글 하나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가 어느 곳에 있던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제 ‘업’에 있어 꼭 품고 살고자하는 생각과 같아 참 와닿았던 글입니다.


헌터 여준영님의 이 글로 작별인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누적되는 일이 있고 흩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똑같은 일을 똑같은 시간 동안 똑같이 바쁘게 해도,
주로 흩어지는 일을 하느라 바쁘다면 그건 참 비극입니다.
“내가 이거 뭐하고 사는건가 “ “이렇게 바쁘게 살면 뭐하나” 라는 말이 나오는건
주로 흩어지는 일에 치일때 일겁니다.
아니 사실은
누적되는 일 따로 있고 흩어지는일 따로 있는게 아니라
일의 결과를 쌓이게 하는 사람이 있고, 그냥 흩어지게 두는 사람이 있는것 같습니다.

일을 누적되게 하려면 설계를 잘하고 끝을 상상하고 목적에 집착하면서 지속 해야합니다.
아주 간단하게 예를 들어
회사 창립기념품을 만드는 잡일(?)을 부여받았을 경우
누적되게 일하려는 성향의 한명은
자신의 업무 덕분에 몇 년 뒤 사람들이 “이번엔 또 어떤 멋진 제품을 받게 될까” 궁금해하고 기대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십주년 되는해에 지난 십년간 만든, 컨셉이 일관되고 발란스가 잘 맞는 열 개의 제품이 담긴 스페셜 패키지를 만드는 걸 목표로하고,
첫해에 만든 제품이 웃돈에 거래되는 꿈도 꾸고
백년 되는 해에 전시를 하는 상상을 하며
매해 의미심장한 일을 하게 될 겁니다.
흩어지는 일을 하는 사람은 검색을 하고 판촉물 회사를 찾고 가격에 맞추고
어느 해에는 예전에 나누줬던 걸 다시 만들기도 하고
또 어느 해에는 “아이 벌써 일년이 지났어?” 하며 괴로와 할지도 모릅니다.
“고작 이따위 일을 하고 있나” 투덜 대다가
십년 뒤 쯤 자신과 똑같은 일을 맡은 사람이 해낸 고작 이따위가 아닌 결과물을 보게 될겁니다.

매월 회식장소를 정하는 더 잡일(?)이 임무인 신입 사원이
100회 회식때 쯤 “강남구 회식 지도”를 앱으로 책으로 낼 생각으로
회식장소를 잡는다면 그것도 그 자신에게는 참 멋진 프로젝트 일겁니다.

어느회사 사장이 새해 첫날 직원들의 책상위에 장미 한송이와 그해의 메시지를 쪽지로 적어 놔뒀고
그걸 귀찮아하지않고 이십년 지속 했더니 다음 사장이 이어 받고 또 다음사장이 이어받았다면
그 사장은 백 년 뒤 그 회사가 가장 자랑하는 전통을 만든 사람이 될지도 모릅니다.
매해 열심히 신년사를 써서 낭독한 사장은 잊혀질테지만
장미의 전통에 대해서는 들어오는 신입사원 마다
“이 전통은 언제 누가 시작한건가요?”라고 물을 겁니다.
그 스토리가 회사로비에 동판으로 새겨질지도 모르지요.

얼마전 남태정PD 로부터
매해 15만명이 넘게 참가하는 세계 최대의 음악축제, 글래스톤베리페스티벌이
1970년 하룻동안 자신의 농장을 개방했던 한 개인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아마 상상하고 지속하고 누적하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목적 설계 상상이 어렵다면
아무리 작은 일을 시작하더라도 무조건 이런 생각에서 출발 해버릇 하면
긴 여정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늘 머릿속에 가지고 사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내가 하는 이 일이 전통이 될 것이다 “

<내가 하는 이 일이 전통이 될 것이다.>, 여준영

(이 글은 2015년 7월 19일에 medium 에 발행했던 글을 전재하였음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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