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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나 Feb 17. 2019

벅차다고 느껴서 다행이야

데이나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매니저로 쓴 뉴스레터의 도입부를 전재합니다. 스얼 매니저들의 이야기는 매주 뉴스레터로 찾아가며 스얼 브런치 매거진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saletter





18.12.10






'벅차다'는 우리말은 보통 '감당하기가 어렵다'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그리고 지난주는 제 인생에서 가장 벅차게 느껴졌던 한 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스얼 채널이나 제 페이스북을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스얼은 버클리 VC & 블록체인 아카데미 두 행사를 연달아 개최했습니다. 스얼에 온 지 10개월 차, 2시간도 하루도 아닌 5일 내내 열리는 행사의 PM을 맡는다는 것은 당연히 아찔한 부담이었습니다. 작년 아카데미를 경험하지 못했던 터라 더 했죠.


특히 올해는 다른 멤버들에게도 새롭게 느껴질 만큼 달라진 것이 많아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 아카데미의 출현, 이틀에서 3일로 늘어난 VC의 커리큘럼, 150만 원 상당의 수강비, 네 세션을 채울 로컬 연사 및 패널 섭외까지. 작년과 똑같은 스펙으로 해도 쉽지 않을 마당에 새로운 내용과 새로운 PM이 만났으니 말이죠.


영어 메일도 하루 이틀이지. 버클리팀인 Adam과 Deborah와 거의 100통이 넘는 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밤낮이 다른 그들과 아주 디테일한 내용까지도 메일로 이야기해야 했으니 커뮤니케이션 비용 또한 벅찬 이유 중 하나였죠. 고가의 수강비에 상응하는 퀄리티의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졌습니다.


그렇게 3개월에 가까운 준비 기간동안 업무량과 부담감에 허덕이는 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얼 멤버들의 도움으로 한 고개씩 넘었지만 아직 부족하게 느껴지는 제가 답답하더라고요. 선배인 나리님과 승아님이라면 척척 해낼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요. 그만큼 제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는 거겠죠. 그리고 지난 주가 바로 그 결과를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행사를 마친 토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여태 준비했던 과정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신기하게도 결국 힘들 만큼 벅차게 느껴지던 몇 구간만 남더라고요.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그 순간이 바로 내가 성장했던 순간이었음을. 


영어 실력이 정말 많이 오른 것은 물론이고요. 생컨 서브 PM을 하면서, 일상적인 스얼 행사들을 진행하면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고려할 수 있게 된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성장이라는 건 허덕거리는 내가 수반되어야 만날 수 있구나라는 확신이 생겼죠. 나만 몰랐던 비밀을 안 것 같은 짜릿한 느낌이랄까요.


따라서 조금은 고통스러웠던 그 느낌을 이제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적당히 벅찰 만큼 챌린징 한 일을 맡게 되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또 허덕이게 어려운 과제를 만나면 힘들어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에는 조금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니 훨씬 더 수월한 고개 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 '버클리 끝나고 만나자' '버클리 끝나고 여행 가자' '버클리 끝나고 커피 마시자'를 남발하는 탓에 제 닉네임은 '버클리 끝나고'였는데요. 


이제 정말 끝났습니다. 당신과 식사를 할 차례예요.



- 버클리를 '정말' 끝낸 데이나 드림   







스얼레터 156호 다시 읽기 : https://mailchi.mp/startupall/154-2039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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