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

by 더블유투자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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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인 화폐 발행은 화폐 잔고에 대한 세금의 부과와 대등하다.
새로 발행한 연방준비은행권은 결국 세금 납부의 영수증인 셈이다.

-화폐경제학(밀턴 프리드먼, 한국경제신문, 2009) 중에서


2019년 말, 장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으로 2020년 다시 위기가 올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세계 경제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세계 주식시장은 다 같이 폭락을 했고, 우리나라는 코스피 2,000에서 1,400까지 약 30%가 하락했다.


2021년 이제 반대의 상황이 도래했다. 장기국채 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서 위험자산의 매력을 떨어뜨릴 것이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말한다. 연준 의장이 공개적으로 아직은 국채 매입자금 축소, 금리인상 등을 고려할 시점이 아니라 못 박아도 우려는 시선은 여전하다.

도대체 채권이 뭐길래, 단기 국채 금리가 올라 장기국채 금리를 역전하면 걱정이고, 반대로 장기국채 금리가 오르면 시장에 불안요인이 되는지 이를 알아보자.


미국 경제는 빚으로 굴러간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고, 정부 또한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 만약 월급보다 카드 값이 많다면 이는 언젠가 파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이 파산하지 않는 이유는 기축통화란 이유로 너도나도 돈을 빌려준다. 마음껏 쓰고,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데 세계 각국에서 이를 매입한다. 미국 국채는 최고의 안전자산 중 하나로 평가받기에 미국이 마음껏 돈을 써도 서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한다. 즉, 미국은 부채를 통한 소비로 경제가 성장한다. 기축통화의 이점은 이리도 달콤하다.


장기국채는 보통 10년 만기, 단기는 2년 만기(혹은 3개월 만기)를 말한다. 이들 사이에 금리 차이를 놓고 불황이다, 경기회복이다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미국의 부채는 곧 GDP(국내총생산)을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버는 것보다 부채가 더 많아지니 금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지만, 부채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는 움직이기 때문에 세계 1위 경제대국의 금리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미국의 금리에 따라 세계 경제는 움직인다.


장기국채는 오랜 시간 돈을 빌려주는 것이기에 단기 국채보다 금리가 높아야 한다. 단기 국채의 금리가 장기국채의 금리보다 높다면 오랜 시간 돈을 빌려줄 이유가 없게 된다. 쉽게 예를 들자면 은행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 예대마진이 주 수입원이다. 보통 예금은 만기가 짧고, 대출은 만기가 길다. 자본주의 사회의 신용경제가 안정적으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예금보다 대출의 금리가 높아야 한다. 반대로 예금의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은 당연히 대출을 할 수 없다. 그러면 신용을 조이게 되고, 대출이 축소되면서 빚으로 굴러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톱니바퀴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반대로 장기국채의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이 투자의 자산으로써 너무 매력이 없거나 혹은 미국 경제가 불황에서 회복하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전제로 한다. 국채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면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금리를 낮게 주려 할 것이고, 반대로 인기가 시들하다면 더 많은 이자로 유혹할 것이다. 그래서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서로 반대로 움직인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0.25%인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인하는 기대하기 힘들기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즉, 현재의 시점에서는 국채가 매력적인 자산이 아니기에 수요가 감소한 것이다. 그렇기에 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장기국채의 금리가 상승해서 가격이 하락해 위험자산(주식 등)의 배당금보다 이자수익률이 높아진다면 굳이 이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진다. 채권이 더 매력적이라 느끼는 일부의 자금은 주식을 팔고 채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장기국채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경계하게 되는 것이다. 은행에 입장에서는 예금의 금리는 그대로인데 대출금리가 가파른 상승을 한다면 이익이 커지게 된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대출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게 되면 이에 부담을 느껴 신규 대출 수요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진적으로 오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2021년 2월 현재, 미국은 아직 코로나 19를 극복한 것도 아니고, 여전히 실업률은 높으며,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을 전제로 장기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연준 의장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여전히 의심에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유동성.png 출처:



오바마의 현인 워런 버핏은 과거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너무 많은 돈을 풀어서 그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미국은 당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 금융이 안착한 이후로 이런 무지막지한 규모로 달러를 발행한 적이 없을 정도다. 유일하게 비교할 수 있는 시점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후 상황 정도이다.


이런 막대한 유동성의 공급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된다. 가장 최근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전까지의 상황이다. 당시 유가는 배럴당 100불을 넘었고, 옥수수 가격은 최고가를 새로 썼으며, 밀, 설탕, 면화 등등 모든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당시 원자재에 레버리지를 동원해 투자하는 펀드가 각광을 받을 정도였다. 그때 미국 물가상승률은 3~4%에서 움직였다. 물론 강달러의 영향도 있었지만, 굉장히 높은 수치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현대 금융시스템이 안착하기 전, 과거에는 불황기에 통화공급을 늘리면 필연적으로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뒤따랐다. 역사책 속에 존재하는 물가상승률 15~20%는 현재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물론 2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 상황, 1, 2차 오일쇼크라는 특수한 상황이 빚은 결과임을 고려해도, 인플레이션은 전적으로 통화정책이 빚은 산물이란 점이다.


게다가 현재는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돈이 단기간에 공급되고 있다. 그렇기에 막대한 유동성은 원자재 시장으로 흘러가 물가상승을 유발할 것이고, 이로 인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장기국채 금리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쉬지 않고 찍어내는 달러 덕택에 반세기 내 사상 초유의 물가상승률을 경험할 것이란 주장과 현대 금융체제 아래서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수준의 기준금리를 경험하게 될지 모른다. 그 연장선상에서 개인자산의 다변화를 앞서 언급했던 것이다. 이제 세계 경제를 이끄는 연준의 세심한 운전 실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10216154519.png 출처: FRED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기 위해 미국 10년 만기, 3개월 만기 국채 이자율, 그리고 미국의 기준금리의 변화를 통해 알아보자. 단기 국채는 기준금리를 따라 이자율이 변한다. 불황 후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단기 국채와 장기국채의 이자율이 큰 격차로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경기가 서서히 과열되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그 격차는 서서히 좁혀지고, 과열의 정점에서 단기 국채 이자율이 장기국채를 앞서게 된다. 이로 인해 대출이 축소되면서 장단기의 불황이 찾아온다. 이 사이클이 계속 반복되고 있음을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장기국채의 금리가 오르며 단기 국채 이자율과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토대로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동성 증가를 계기로 실제 경기가 회복해 물가상승이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를 넘어서게 될 때, 점진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그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20210218153356.png 출처: FRED



불황 이후에 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을 공급할 때는 장단기 국채 금리의 격차가 더 커졌다가 금리인상을 계기로 격차가 점진적으로 좁혀지게 된다. 그리고 이 시기에 다시 호황을 누리며 경제가 성장한다. 경기가 과열되기 시작하면서 장단기 금리격차가 좁혀지고, 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할 시에 다시 불황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 빠른 속도로 금리의 격차가 벌어지면 아직 코로나를 극복하지 못한 미국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에서 연준에서는 금리인상은 시기상조다, 국채 매입을 중단하지 않는다 등의 발언을 하는 것이라 본다.



장단기금리와 코스피.png 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이제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에 우리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8년 금융위기 때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하하는 과정에서 장단기 채권의 금리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다시 금리를 인상하면서 그 격차가 줄어든다. 코스피지수는 기준금리를 낮춰서 장단기 국채의 금리 차이가 최대가 되었을 때부터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기준금리가 인상되어 그 격차가 좁혀지는 동안 동행하게 된다. 그 격차가 최소 지점에 이르게 되면 주가가 꺾이기 시작한다. 결국은 속도의 문제이지, 장단기 국채금리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물론 강력한 인플레이션의 전조인지, 혹은 경기회복의 기대감인지는 오로지 연준에게 달려있다.


현재 미국은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기축통화란 지위를 남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금융위기란 상처가 서서히 아물어가고 있는데, 코로나 19 바이러스란 초강력 펀치를 한대 더 얻어맞았다. 물론 앞선 금융위기란 경험으로 인해 위기상황을 대처하는 매뉴얼이 정립이 되었고, 그 덕에 초대형 산불로 번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달러란 모르핀을 너무 과도하게 처방해 주입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분명 과도한 유동성은 미래에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아마 바이든 정부는 클린턴 시대의 골디락스란 달콤한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역사상 가장 강력한 버블이 탄생할지 모른다. 반대로 강력한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삼켜 예상보다 빠르게 유동성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현대 금융체제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금리의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는 변동금리에 대출 상품이 노출되어 있으며, 전체 자산에서 비유동자산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우리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이에 미리미리 대비해 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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